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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자분석] 큐렉소, '의료용 로봇사업' 성장성에 베팅…주가는 고공행진





[디지털데일리 신현석기자] 의료용 로봇 제조업체 큐렉소(대표 이재준)가 올해 상반기 적자를 기록했는데도 불구하고 주가 상승세가 멈추지 않고 있다.

큐렉소 주가는 올해 3월 이후 무려 3배 가까이나 상승했다. 3월 5000원대에서 상승한 주가는 9월 현재 1만5000원대다. 이 업체는 현재 직원 수가 50여 명에 불과하지만, 현재 시가총액이 4500억원을 넘는다. 9월 18일엔 전일 대비 7.79% 올라 1만7300원으로 장을 마감했다. 큐렉소는 1992년 12월 설립됐으며, 2002년 7월 코스닥에 상장했다. 의료기기사업과 무역사업을 전개하고 있다.

그러나 주가 상승과는 무관하게 실적은 적자를 면치 못하고 있다는 점이 눈에 띈다. 큐렉소의 올해 2분기 별도기준 매출액과 영업이익은 각각 85억원, 2억7000만원이다. 다만, 당기순이익은 전년 2분기 당기순이익(-108억원)보다 적자폭은 줄었으나 -37억원을 기록하며 적자를 이어갔다. 뿐만 아니라 올해 1분기도 적자였다. 올해 1분기 매출은 75억원이며,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은 각각 -2억4000만원, -51억원이었다.

결국 현재의 성적표 보다는 성장 가능성과 잠재력에 시장이 포커스를 맞추고 있다는 의미다. 이와 관련 큐렉소측은 최근 들어 증권사 애널리스트들이 회사를 방문하는 일이 잦아졌으며, 그간 미뤄져오던 현대중공업의 의료 로봇 사업 부문 인수를 최종 완료한 점, 타사 대비 사업 경쟁력을 갖춘 점 등 때문에 올해 들어 관심을 갖게 된 투자자들이 많아졌다고 설명했다.

◆ 현대중공업 의료로봇 부문 인수 완료 & 글로벌 임플란트사 사업 제휴 추진 = 큐렉소는 올해 3월 이사회에서 현대중공업의 의료용 로봇사업부문에 대한 영업양수도를 결정했다. 이어 지난 4월 27일 임시주주총회에서 이 안건이 승인됐으나 약 3개월간 이행이 미뤄지다 지난 8일 영업양수도가 완료됐다.

큐렉소 관계자는 “시장에서 보면, 큐렉소는 인지도가 없는 기업인데 반해, 현대중공업은 글로벌한 회사다 보니 그 때부터 투자자들이 관심을 가지기 시작한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이어 “동종업계 경쟁사를 보면 미래 사업에 대한 기대 때문에 주가가 굉장히 높은 편이지만, 자세히 뜯어보면 그 회사들은 정작 국내 승인도 최근에 받았고 상용화도 전혀 안 돼 있다”며 “상대적으로 큐렉소는 실적은 다소 안 좋지만, 주가가 저평가돼 있고 사업 상용화도 모두 마친데다가, 판매도 이뤄지고 있어 시장에서 투자할 가치가 있다고 보게 된 것”이라고 말했다.

큐렉소의 경쟁사로는 국내 코스닥 상장사인 미래컴퍼니, 고영테크놀로지 등이 있다. 어찌됐든 큐렉소는 R&D인력을 포함한 보행재활로봇, 환자이송로봇, 중재시술로봇, 정형외과 수술로봇 등 현대중공업 의료 로봇 부문을 인수하게 됐다. 현재 큐렉소는 보행재활로봇, 환자이송로봇 등 인수한 분야를 중심으로 신규 사업을 준비 중이다.

회사 관계자는 “합병 승인난 지 2주 밖에 안 된 시점이기에 아직은 준비 중인 상황”이라며 “그쪽(현대중공업 의료 로봇 부문)에서 넘어온 경영진들하고 상의해서 선택과 집중을 어떻게 할 것인지, 우리가 가져가야 할 사업은 무엇인지, 버려야 할 사업은 어떤 것인지 등을 본격적으로 생각하는 단계다”라고 말했다.

이어 “기존 큐렉소가 대표적으로 하던 인공관절 수술 로봇과 인수한 현대중공업 쪽의 대표 모델인 보행 재활 로봇, 이 두 가지를 가지고 간다는 건 확실하다”며 “보행 재활 로봇이 국내 승인도 마친 제품이기 때문에 이를 보완해서 상용화해나갈 것이며, 나머지 새로운 사업을 앞으로 어떻게 해 나갈 것인지 등을 고민해서 자신 있는 상태로 연말께 시장에 제시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한편, 큐렉소는 신주를 발행해 인수 자금을 조달할 계획이다. 약 111억원 규모의 제3자 배정 유상증자를 진행한다. 신주 발행가액은 5642원, 발행 예정인 신주(보통주)는 196만7387주이므로, 양수가액은 110억9999만7454원이다.

제3자 배정 방식으로 신주 196만7387주 모두를 현대중공업이 가져가 지분율은 6.80%이 될 예정이다. 다만, 2년간 전량 보호예수된다. 신주권은 오는 9월 25일 교부되며, 9월26일에 신주가 상장될 예정이다. 또한 기존 28명이었던 큐렉소 임직원 수는 현대중공업의 사업 부문을 인수하는 과정에서 최근 50여 명으로 불어났다.

지난 7월 큐렉소는 글로벌 임플란트 회사와 판매 제휴 협상을 추진 중이라고 밝힌 바 있다. 이에 대해 관계자는 “글로벌 임플란트 회사 중 몇 개 회사들이 아시아 태평양쪽 일부 국가에 우리 제품의 판매 독점권을 달라는 요청을 했었다”며 “그 협상이 몇 개월 쭉 이어오다가 현재 마무리 되는 단계”라고 밝혔다.

이어 “이제 시장 초입 단계기 때문에 대수나 개런티 계약을 하지는 않는다. 단지 조심스럽게 1, 2개 국가만 선별해서 협상을 하고 있다”며 “몇 개 국가에 우선 독점권을 주고 1차년도에 판매 상황을 봐서 2차년도에 개런티를 도입하는 등 변화를 주는 식의 계약 내용”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당장 인허가 용으로 몇 대 팔리긴 하겠지만, 처음부터 예정된 규모 수준은 없다. 초기 공급 대수는 많지는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 의료로봇 - 무역사업 양갈래로 사업 진행... 인공지능(AI)주? = 큐렉소의 사업 영역은 주요 상품인 로보닥 등의 의료 로봇을 영위하는 의료기기사업 부문과 라면 및 발효유 원재료를 구매해 판매하는 무역사업 부문으로 나뉜다.

주력으로 삼는 사업이 의료로봇 사업이다 보니, 일각에선 큐렉소를 인공지능(AI) 테마주로 꼽기도 한다. 이에 대해 큐렉소 관계자는 “향후 기술 개발 쪽은 인공지능과 연계돼야 하겠지만, 사실 냉정하게 보면 현재까지는 우리 제품이 딥러닝을 논할 수준까지는 아니다”라며 “인공지능이라기보다는 오히려 4차 산업혁명의 여러 테마 중 헬스바이오, 로봇 부문이 더 맞다고 본다”고 설명했다.

또한 큐렉소는 본업인 로봇 사업보다 무역사업이 훨씬 큰 비중을 차지한다. 올해 상반기 총매출에서 의료기기사업 부문과 무역사업 부문 매출액이 차지하는 비중은 각각 15.6%, 84.4%다. 이 비율은 작년과 재작년 비율 수준과 크게 다르지 않다.

무역사업부는 발효유, 음료, 라면의 원재료를 해외업체나 국내 업체로부터 구매해 보관 판매하는 사업을 영위한다. 더 구체적으로 말하면 ‘한국야쿠르트’와 ‘팔도’ 제품의 원재료를 수입해 이 두 회사에 팔아 수익을 낸다. 한국야쿠르트는 큐렉소의 최대주주이며, 팔도는 한국야쿠르트의 최대주주다. 이 때문에 무역사업부의 매출은 한국야쿠르트와 팔도의 판매량 등 사업 상황과 밀접한 관련을 가지고 있다.

이에 대해 관계자는 “로봇사업이 실제 상용화해서 손익 분기점을 지나는 건 굉장히 어렵다. 일단 상장사로서 기업은 유지돼야 하는 것이기 때문에 손익 분기점을 지날 때까지 무역사업 부문이 경영 안정화의 뒷받침을 해주는 구조로 보는 게 맞다”며 “오히려 우리로서는 굉장히 고맙다. 의료 로봇 사업에 끝없이 투자하고 시간도 필요한 사업인데, 무역 사업이 어느 정도 경영 안전판 역할을 하고 있어서 R&D(연구개발)에 대한 지속적인 안정성을 유지할 수 있다는 건 상당한 복”이라고 말했다.

의료기기사업 부문에서 큐렉소는 관계회사인 미국 소재 ‘씽크서지컬(Think Surgical, Inc)’을 통해 수술로봇 시스템과 수술에 필요한 소모품을 수입해 국내 병원에 판매하거나, 수술로봇의 개선, 개발 및 FDA 인허가 진행을 추진하기도 한다.

씽크서지컬은 정형외과 수술로봇인 로보닥(ROBODOC)을 개발해 판매하는 의료기 회사다. 한국야쿠르트는 싱크서지컬 지분 33.90%를 보유한 1대주주이며, 큐렉소는 33.3%의 지분을 소유해 2대주주로 올라있다.

다만 씽크서지컬은 큐렉소와 미국 시장을 연결 짓는 중요한 거점 역할을 하지만, 이 자회사 때문에 실적이 악화됐다는 점이 주목할 만하다.

관계자는 “우리가 씽크서지컬 지분을 33.3% 보유하고 있는데, 씽크서지컬이 분기당 적자 규모가 좀 있어서 지분 평가손이 반영돼 적자가 났다”며 “상반기 보시면, 우리 당기순이익이 -87억원 정도 되는데, 이 손실액이 거의 다 지분평가손이라고 보면 된다”고 설명했다. 올해 큐렉소의 당기순이익은 1분기 -51억원, 2분기 -37억원이었다.

◆ 최대주주 한국야쿠르트 = 큐렉소의 최대주주는 ‘한국야쿠르트’로, 9월 15일 기준 1266만5907주(지분율 43.79%)를 보유하고 있다. 최대주주의 특수관계인 ‘스마트플랜23’의 보유 주식 수는 6월 말 기준 33만386주(지분율 1.23%)다. 스마트플랜23은 지배회사인 한국야쿠르트가 100%의 지분을 보유한 사모펀드로, 플러스자산운용이 펀드 운용을 담당하고 있다.

비상장사인 한국야쿠르트는 도서출판 및 인터넷교육사업을 영위하는 능률교육의 지분도 올해 4월 기준 48.03% 보유하고 있다. 한국야쿠르트는 음‧식료품 제조업체 ‘비락’과, 라면제조업체인 ‘도시락리잔’, 골프장사업을 하는 ‘제이레저’, 학습교재 출판업체 ‘에듀챌린지’의 지분도 각각 100% 소유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앞서 언급했던 미국 소재 의료 기술 업체 ‘씽크서지컬’ 지분을 33.90% 보유하고 있다.

한국야쿠르트의 최대주주는 라면 및 음료제조업체 팔도다. 팔도는 한국야쿠르트의 지분을 100% 보유(올해 4월 기준)하고 있다.

미래컴퍼니-고영테크놀로지 등 경쟁사와의 차별점은? = 미국 인튜이티브서지컬이 개발한 복강경 수술로봇 '다빈치'는 이미 국내 다수 병원에 도입돼 실제 수술이 이뤄졌다. 또한 복강경 수술로봇을 만드는 국내 코스닥 상장사인 미래컴퍼니(대표 김준홍)도 최근 자사 의료용 로봇으로 국내 식품의약품안전처의 허가를 받았다. 3차원 검사장비 업체인 고영테크놀로지(대표 고광일)도 수술가이드 로봇 등을 제작해 의료용 로봇 분야에 뛰어들었다.

경쟁사 대비 큐렉소 만의 차별화된 전략은 어떤 것이 있을까.

큐렉소 관계자는 “국내 의료기기 회사 중 우리처럼 R&D(연구개발)에서 임상, 제조, 판매, 마케팅 등 모든 시스템을 갖춘 회사는 많지 않다”며 “또한 상용화 경험이 있는 의료기기 회사는 우리 말곤 국내 거의 없다시피 하다”고 말했다.

관계자는 “수술 로봇이나 의료 로봇은 연구개발보다 힘든 게 판매보다는 유지보수”라며 “계속 손이 간다. 근데 (경쟁사들은) 그런 경험이 없지 않나. 반면 우리는 벌써 기존 모델부터 해서 국내 수술건수가 2만건이 넘는다”고 강조했다.

이어 “복강경 수술 로봇 분야는 레드 오션이다. 다빈치가 전세계적으로 4000대 가까이 팔기도 한 가운데, (국내 경쟁사가) 국내 승인은 받았지만, 갈 길이 너무 멀다”며 “복강경 수술 로봇으로 시장에 들어오려는 회사가 전 세계 너무 많은데 우리처럼 관절 수술 로봇 회사는 전 세계 3개 밖에 없다(큐렉소 외 2개사는 미국회사)”고 말했다.

또한 “그 3개사 중 액티브 수술로봇은 우리 회사 밖에 없다. 타사 로봇의 경우, 결국 의사가 실제 수술을 하는 셈”이라며 “로봇 스스로가 집도하는 회사는 우리 밖에 없다. 그래서 (시장에서 큐렉소의) 경쟁사가 없다는 말이 나오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마지막으로 관계자는 “해외 인증기관에서 요구하는 게 효과성, 안정성이다. 그 두 가지를 충분히 평가하고 나오기 때문에 지금까지 전 세계적으로 우리 로봇이 4만 건의 수술을 했지만 지금까지 의료사고는 단 한 건도 없었다”며 “4중 안전장치를 통해, 로봇이 경로를 벗어나거나 환자가 움직이는 등 몇 가지 조건 중 하나만 틀어져도 동작을 멈춰 안전하다”고 설명했다.

<신현석 기자>shs11@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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