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데일리 채수웅기자] 유영민 미래창조과학부 장관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회가 4일 진행됐습니다. 오전 10시에 시작 오후 10시 33분경 종료됐습니다. 청문회에서 나온 인상 깊었던 발언들을 정리해봤습니다.
- LG 출신 주제에 감히 장관을???
이번 유영민 후보자 청문회에서 가장 인상적인 발언을 꼽자면 강효상 자유한국당 의원의 "삼성에 진 LG출신이 장관을?" 발언이 아닐까 싶습니다. 강 의원은 유 후보자의 도덕성을 따지기 보다는 능력을 따지겠다며 어려움을 겪고 있는 LG 출신이 미래를 책임지는 미래부 장관 자격이 있느냐는식으로 발언을 했습니다. 삼성과 애플을 비교하면서, 그것도 한 번도 아니고 여러번. 심지어 본인 경제부 기자경력 20년을 들먹이며 유 후보자는 이름도 들어보지 못했다며 면박을 주기도 했습니다. 청문회장서 만난 여러 공무원들은 “너무 한 것 아니냐”는 반응이 대부분이었습니다. 의문의 1패를 당한 LG. 휴대폰 시장에서 삼성에 졌으니 미래대비에 실패한 대표기업이 됐습니다. 열받아서라도 열심히 해야겠네요. 그리고 강 의원 주장대로라면 앞으로 미래부 장관은 삼성전자 출신이 하는 게 맞겠네요.
- 개인적으로 창조경제 좋습니다
유영민 후보자는 박근혜 정부의 창조경제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느냐는 질문에 "사람이 자원인 나라에서 창조는 중요한 부분"이라며 "개인적으로 창조경제라는 단어에 호감을 갖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여당 의원 질문이었는데, 민주당 입장에서 보면 기대했던 답은 아니었던 것 같습니다. 이번 청문회를 지켜보면서 느낀 것 중 하나인데 유 후보자는 뻔뻔하게 거짓말은 하지 못하는 스타일인 것 같습니다. 고민하는 게 얼굴에 훤히 드러나는 스타일.
- 여기에 올인하겠습니다.
유 후보자는 지상선거나 총선에 출마 계획이 없느냐는 질문에 "현재로서는 지방선거나 3년 뒤 총선에 출마할 계획이 없다"고 말했습니다. 재차 질문이 들어오자 "제 나이를 고려해 주십시요. 미래부 장관에 올인하겠습니다"라며 청문회 통과에 강한 의지를 드러냈습니다.
- 존경하는 유승민 의원님 질의해주세요
: 신상진 위원장이 더불어민주당 유승희 의원을 소개하며 바른정당 유승민 의원으로 잘못 발언했습니다. 그러자 유승희 의원이 정색을 하면서 신 위원장에게 사과를 요청했습니다. 웃어 넘길 수 있었던 사안이었지만 이번이 처음이 아니라는데 유승희 의원의 반응이 이해가 됐습니다. 유승희 의원은 "지난번에도 그렇고 사과하세요. 공과 사를 구분해 주세요"라고 말했습니다. 전작이 있어서 인지 다소 예민한 반응에 신 위원장도 바로 사과했습니다.
- 외제차 2대 보유해 송구스럽습니다
유영민 후보자는 이은권 자유한국당 의원의 외제차 보유 질문에 대해 "송구스럽습니다"라고 말했습니다. 유 후보자는 BMW 1대와 벤츠 1대를 보유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같은 당 강효상 의원은 "장관이 외제차를 탄다고 사과하는 것은 해외 토픽감"이라며 오히려 비판했습니다. 유 후보자는 국민정서상 불편함을 드렸다는 취지에서 송구스럽다고 말했습니다. 여당 의원들은 유 후보자의 저자세를 문제삼기도 했습니다. 이래저래 유 후보자도 갈팡질팡하는 모습이었습니다. 장관되면 에쿠스급 국산 관용차 나옵니다. 민간인 신분에 외제차 탄다고 송구스럽게 생각할 일은 아니네요.
- 다음부턴 예외 없습니다
증인으로 채택된 통신3사 및 삼성전자 LG전자 대표들이 모두 불참하고 담당 임원들이 출석하자 여러 의원들이 문제를 삼았습니다. 신경민 민주당 간사는 "앞으로 이 분들에 대해서는 어떠한 이유로도 불참을 인정할 수 없다"고 강한 어조로 말했습니다. 당장 가을 국정감사가 예정돼 있습니다. 통신사 CEO가 출석한 적은 한 번도 없습니다. 국감때 한 번 지켜보겠습니다.
- 표퓰리즘 정책 아닙니까?
유 후보자가 통신비 인하 정책에 적극적인 실행의지를 보이자 자유한국당 송희경 의원은 통신사의 투자, 생태계의 동반발전을 위해서는 장관 후보자의 통신비 인하 철학이 바뀌어야 할 것을 주문했습니다. 특히 송 의원은 제4이동통신을 허가제에서 신고제로 전환한다는 것에 대해 장관에 실망을 금치 못했습니다.
- 야당이 이런 기분이었군요, 총리하시죠
의원 발언 후 톡톡 튀는 멘트가 장점 중 하나인 신상진 미방위원장은 이날도 좌중의 웃음을 이끌어내는 여러 발언을 했습니다. 대표적인 것이 변재일 의원의 4차 산업혁명 관련 발언이 끝난 후 감탄하며 "총리하시죠"나 10년만에 뒤바뀐 여야의 회의 모습에 "야당이 이런 기분이었군요"라며 긴장감속에 진행되던 회의분위기를 누그러뜨리기도 했습니다.
- 산회합니다
유 후보자 인사청문회는 오후 10시 33분 끝났습니다. 미방위 인사청문회나 국정감사는 오래하기로 유명합니다. 국감은 자정을 넘겨 1박2일 국감으로 불리기도 합니다. 10시 33분 종료. 인사청문회치곤 길었습니다. 대부분 저녁 이전에 끝나지 않겠느냐는 전망이 지배적이었는데 통신사 증인들에 대한 질문도 많았고 전체적으로 중복되는 질문도 많았습니다. 다음부터는 좀 더 효율적으로 짧고 굵게 청문회를 한다면 모두가 좋아하겠지요.
<채수웅 기자>woong@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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