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데일리 이상일기자] 핀테크 업계 주도의 간편결제와 간편송금 서비스가 올해에도 시장에서 힘을 발휘할 수 있을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한국은행은 지난달 19일 ‘2016년 3/4분기중 전자지급서비스 이용 현황 보고서’를 발표했다.
한국은행은 간편결제와 간편송금을 포함하는 ‘신종 전자지급서비스 이용 현황’을 매분기별 발표하는 ‘전자지급서비스 이용 현황’에 이번 조사부터 포함하기 시작했다. 2/4분기 처음 ‘신종 전자지급서비스 이용 현황’이 별도로 발표된 이후 이번부터 전자지급서비스 이용 현황에 포함시킨 것이다.
이는 PG(결제대행) 위주의 전자지급서비스 시장에 간편결제와 간편송금이 주요한 서비스로 자리를 잡아가고 있음을 의미한다.
특히 간편결제와 간편송금 서비스 모두 금융사가 아닌 ‘전자금융업자’가 시장을 장악하고 있는 상황이다. 간편결제의 경우 카카오페이, 네이버페이, SSG페이 등 이 주요 전자금융사업자이며 간편송금의 경우 토스, 네이버페이송금 등이 주요 서비스로 꼽힌다.
2016년 9월말 현재 제공주체별 신종 전자지급서비스에 등록된 지급카드·선불전자지급수단을 보면 전자금융업자가 5448만매로 전체의 86.4%를 차지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전자지급서비스 이용실적(금액기준)중 전자금융업자의 비중은 99.5%에 달해 절대적 우위를 차지하고 있다.
송금서비스의 경우도 전자금융업자가 2374만매로 전체의 73.5%를 차지한 가운데 전자금융업자가 이용건수 및 금액의 대부분을 차지하고 증가폭도 커 시장의 성장세를 견인한 것으로 조사됐다.
현재까지 수치로 보면 간편송금과 간편결제 등 새로운 전자지급결제시장에서 전자금융업자의 시장 장악력이 두드러진다.
하지만 은행권의 추격도 만만치 않다. 간편결제와 같은 지급카드·선불전자지급수단 등록매수를 살펴보면 전자금융업자가 전체의 86.4%를 차지하고 있지만 마케팅 강화 등의 효과로 금융회사의 등록매수가 전자금융업자(+10.5%)보다 더 큰 폭(+23.1%) 늘어나면서 금융회사의 비중이 상승(12.4%→13.6%)한 것으로 나타났다.
간편송금의 경우도 금융회사 발급매수가 관련 서비스에 대한 영업 강화 등으로 더욱 큰 폭 증가한 것으로 조사됐다. 한국은행 관계자는 “앞으로도 은행들이 모바일 뱅크를 강화하면서 송금과 결제 부분을 강화할 것으로 보인다”고 전하기도 했다.
2017년에도 은행들의 신종 전자지급서비스에 대한 투자는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인터넷전문은행 K뱅크가 2017년 1, 2월 중으로 본격적인 영업에 나서고 카카오뱅크도 상반기 중 영업에 나설 것으로 관측되는 등 비대면채널을 바탕으로 한 금융거래 시장을 잡기 위한 경쟁은 이미 본격화됐다.
최근에는 새마을금고중앙회 등 은행을 중심으로 모바일 뱅크가 연이어 출시되거나 시스템 구축이 이뤄지면서 모바일 뱅크를 둘러싼 금융권의 경쟁도 이미 시작되고 있다.
문제는 은행들이 비대면거래에 연달아 나서면서 핀테크 업체들이 장악해왔던 신종 금융서비스에 대한 진출이 본격화됐다는 점이다. 특히 은행들은 핀테크 업체에 비해 자금과 조직면에서 강점을 가지고 있는 만큼 시장 공략에 본격적으로 나설 경우 기존 플레이어들이 갖는 위기감은 커질 수 밖에 없다.
또, 결제와 송금 등은 이미 은행과 카드사들이 해왔던 업무영역인 만큼 핀테크 업계가 차려놓은 밥상이라는 일각의 지적에는 큰 고민이 없어 보인다.
무엇보다 인터넷전문은행이라는 새로운 플레이어가 시장에 등장한 이상 이에 대응하기 위한 은행들의 직접적인 움직임은 보다 빨라질 것이란 관측이다.
<이상일 기자>2401@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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