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기사’ 내비 개발한 박종환 록앤올 공동대표 “생태계 훼손 불 보듯 뻔해”
[디지털데일리 이대호기자] 모바일 내비게이션 ‘김기사’로 유명한 벤처신화 박종환 록앤올 공동대표(카카오내비 팀장 겸임)가 구글의 지도 데이터 반출 시도에 따끔한 일침을 가했다.
박종환 대표는 12일 자신의 페이스북 계정을 통해 “구글이 우리 지도를 가지고 한국에서 본격적으로 비즈니스를 한다고 해서 세금이 들어나(오)거나 고용이 늘어날 일이 만무하고 가장 크게 우려되는 것은 한국의 GIS(지리정보시스템), LBS(위치정보서비스) 관련분야의 생태계의 훼손이 불을 보듯 뻔하다는 것”이라며 “이런 생태계에서 제2의 김기사가 과연 나올수 있을까요”라고 부정적인 견해를 밝혔다.
국내 GIS분야 최고 전문가라고 볼 수 있는 박 대표가 구글의 지도 데이터 반출에 우려를 내비쳤다는 것은 그만큼 산업계에 미치는 파장이 크다는 것이다. 박 대표는 29살에 GIS 분야에 뛰어들어 15년 넘게 사업을 이어오고 있다. 그 기술력을 인정받아 지난해 5월엔 카카오가 회사 지분 100%를 626억원에 인수하는 등 대박도 일궜다.
박 대표는 “구글은 그 정밀지도를 가지고 한국에서 많은 자신들의 비즈니스에 활용할 것”이라며 “스마트카에 적용하여 수많은 고급 빅데이터를 만들 것이며 이를 이용하여 대한민국의 모든 실시간 교통상황과 상권분석, 주변 POI(관심지역정보) 검색 등과 같은 고급 데이터를 만들어 이를 비싸게 팔거나 자신들만의 비즈니스를 위해 사용할 것”이라고 지도 반출 이후 구글의 행보를 예측했다.
또 그는 “구글이 가져가려는 대한민국 정밀지도는 엄밀히 이야기하면 사기업의 소유물이 아닌 국민의 세금으로 그동안 십수년간 수많은 고산자 김정호선생의 후예들이 만든 그런 지도”라며 “그동안 수천억 아니 그 이상의 국민의 세금이 들어간 그런 정밀지도를 구글이 단돈 몇푼에 가져가겠다고 한다”고 지도 반출의 부당함을 강조했다.
사회 일각에서 구글 지도 반출을 찬성하는 이유 가운데 하나가 ‘공간정보 산업 생태계 활성화’이다. 그런데 박 대표의 주장은 생태계 활성화는커녕 제2의 김기사가 나올 수 없을 정도로 산업이 황폐화된다는 의미를 담고 있어 주목된다.
박 대표는 지도 데이터가 ‘공공재’라는 주장도 펼쳤다. 그는 “국민의 세금으로 만든 지도는 공공재”라며 “이러한 공공재를 활용하여 비즈니스를 하려고 한다면 자국 국민의 이익(고용창출과 세금 그리고 관련분야의 생태계)이 제일 우선에 있어야 할 것”이라고 재차 강조했다.
<이대호 기자>ldhdd@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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