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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전회사를 왜…삼성전자, 美 데이코 M&A 이유는?

- 기술보다 B2B 영업망 확보 목적…빌트인, 공략 가속도


[디지털데일리 윤상호기자] 삼성전자가 거침없는 인수합병(M&A)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11일 삼성전자는 미국 가전업체 ‘데이코(Dacor)’ M&A를 발표했다. 데이코 미국 캘리포니아에 위치한 가전업체다. 지난 1965년 설립했다. 주택 부동산 관련 고급 가전 브랜드로 자리매김하고 있는 업체라는 것이 삼성전자의 설명이다. 인수가격은 1억달러(1100억원)로 알려졌다.

삼성전자는 전 세계 주요 가전제품 분야서 선두권이다. 미국의 경우 TV를 바탕으로 냉장고 세탁기 등 생활가전 분야서 좋은 성과를 내고 있다. 미국 시장조사기관 트랙라인은 지난 2분기 미국 생활가전 브랜드 점유율 1위는 삼성전자라고 발표한 바 있다. 트랙라인은 ▲냉장고 ▲세탁기 ▲오븐 ▲전자레인지 ▲식기세척기 5종 점유율을 합산 평가한다. 삼성전자의 2분기 점유율은 16.7%다. 미국 시장조사기관 JD파워는 2016년 세탁·주방 가전 소비자 만족도 평가에서 ▲드럼세탁기 ▲전자동세탁기 ▲의류 건조기 ▲식기세척기 ▲프리스탠딩 오븐 ▲양문형 냉장고 등 6개 분야 소비자 만족도 1위를 삼성전자로 꼽았다. 3년 연속 최다 부문 제일 앞자리를 차지했다.

그럼에도 불구 삼성전자가 가전업체를 인수한 까닭은 무엇일까. 삼성전자 소비자가전(CE)부문 윤부근 대표의 설명에 답이 있다. 운 대표는 이번 M&A 관련 “이번 인수계약은 미국 소비자가 인정하는 럭셔리 가전 브랜드를 확보함으로써 미국 주택∙부동산 시장에 본격 진입할 수 있게 됐다는데 의미가 있다”며 “향후 이 시장에서의 사업 경쟁력 강화를 위해 유통 인프라 구축, 인력 확충 등 지속적 투자를 해 나갈 계획이며 삼성전자의 차별화된 혁신 역량에 철저한 현지화 전략을 더해 톱 가전 브랜드로서의 위상을 높이겠다”고 했다.

업계에 따르면 미국 생활가전 시장은 연평균 4% 성장세를 기록 중이다. 2020년까지 약 300억달러 규모에 달할 전망이다. 주택∙부동산 관련 시장은 이보다 빠른 성장이 예상된다. 삼성전자가 두각을 나타내고 있는 분야는 개인용(B2C)시장. 기업용(B2C) 즉 빌트인 쪽은 현지 업체가 강세다. 빌트인에 안착하기 위해서는 현지 건설사 등과 협력이 필수다. 해외는 빌트인 가전 비중이 높다. 특히 주방제품 쪽은 더 하다. 이를 공략하기 위해 삼성전자는 빌트인 전용 브랜드를 운영하고 있지만 리모델링 수요 이상으로 가기에는 한계가 있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기술이나 브랜드 때문이라면 크게 득이 될 것이 없었지만 영업망은 다르다. 국내 빌트인 시장 공략을 위해서 삼성물산과 손을 잡듯이 해외도 현지에 맞는 영업망이 필요하다”라며 “단기간에 성과를 끌어올리기 위해 영업망을 산 것으로 보면 된다”라고 설명했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경영 일선에 나선 뒤 삼성전자의 전략과도 일맥상통한다. 이 부회장 이전 삼성전자는 내부 역량을 키워 사업을 확장시키는 기조를 취했다. 하지만 이 부회장 이후 삼성전자는 적극적 M&A를 통해 기존 사업을 강화하거나 신사업에 나서는 분위기다. 모바일 분야 반등이 그랬고 자동차부품 사업이 그런 방향으로 가고 있다. 가전 역시 이 일환으로 보는 것이 맞다는 분위기다.

한편 삼성전자의 데이코 M&A가 LG전자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관심이 모아진다. LG전자와 삼성전자는 전 세계 가전시장을 두고 격돌하고 있다. LG전자도 빌트인 공략을 강화하는 추세다. 지금까지는 초고가 브랜드 ‘LG시그니처’를 런칭하는 등 자신의 힘을 키우는데 무게를 싣고 있다. 또 삼성전자의 M&A 행보는 더 빨라질 전망이다. 삼성전자는 자동차부품 분야에서 이탈리아 부품업체 M&A를 추진 중인 것으로 알려진 상황이다. 이외에도 삼성전자에게 필요한 업종이면 M&A 카드를 꺼낼 가능성이 높다.

<윤상호 기자>crow@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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