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64단 적층수를 가진 3D 낸드플래시 ‘4세대 V낸드’를 공개했다. 지난 2013년 8월 세계 최초로 1세대(24단) 3D 낸드를 양산한 이후 3년 만의 쾌거다.
3D 낸드는 기억 소자인 ‘셀’을 수평이 아닌 수직으로 쌓아올리는 방식으로 용량 확대 및 원가절감을 이룰 수 있는 기술이다. 4차 산업혁명 시대를 맞아 데이터 용량이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하고 있는 상황에서 원가절감은 물론 성능 확보에 있어서도 필수적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3D 낸드는 셀을 평면으로 전개하는 2D 낸드와 달리 셀을 수직으로 쌓아올린다. 삼성전자는 전하를 저장하는 게이트 형태를 플로팅게이트(Floating Gate, FG)에서 차지 트랩 플래시(Charge Trap Flash, CTF)로 바꿔 3D 낸드를 생산하고 있다. CTF는 부도체에 전하를 저장토록 함으로써 셀과 셀 사이의 간섭 현상을 줄이고 간격을 좁힐 수 있다. 이 기술은 삼성전자가 원천특허를 보유하고 있다.
CTF는 셀을 적층할 수 있도록 3차원 방식(원통형)으로 구조를 변경하고 드라이 에칭 기술이 핵심이다. 마이크로미터 단위이기 때문에 이론적으로 수백단으로 쌓아도 문제가 없다. 업계에서는 V낸드가 100단 이상에 도달할 것으로 보이지만 그 이상은 또 한 번의 혁신이 필요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드라이 에칭 기술은 ‘채널 홀 에칭’이라 부르는데 메모리칩을 쌓고 수십억개의 홀(구멍)을 뚫는 에칭(etching 식각) 과정을 거친 후 이 속에 원통형 셀을 적층 배치한다. 삼성전자가 매년 세대를 높여가며 V낸드를 양산할 수 있던 원동력이기도 하다.
◆경쟁사보다 최소 2년 앞서=삼성전자는 연내 4세대 V낸드를 양산할 계획이다. 앞서 열린 2분기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에서 “(화성) 17라인 일부를 (V낸드용으로) 사용하고 있으며 4세대(64단) V낸드를 연내 양산할 계획”이라며 “2017년 공급은 램프업(공급량 증대) 속도가 불확실성이 있고 3D 낸드의 초기 투자비용과 기술 난이도를 봤을 때 드라마틱한 수요 증가는 어려울 것 같다”고 언급한 바 있다.
삼성전자와 달리 SK하이닉스, 인텔, 마이크론, 도시바 등은 위협적인 수준의 3D 낸드 경쟁력은 확보하지 못한 상태다. SK하이닉스가 올해 48단 3D 낸드의 개발을 마무리하고 양산에 들어갈 예정이고 인텔은 내년에 계획되어 있다. 도시바가 64단 3D 낸드의 샘플을 주요 업체에 공급하고 있으나 아직까지 양산체제를 갖추지 못한데다가 단순히 적층수가 높을 뿐이지 세대가 높아질수록 공정이 복잡해지는 구조를 가지고 있다.
변수는 신형 메모리다. 대표적인 것이 인텔과 마이크론이 공동으로 개발하는 ‘3D 크로스(X) 포인트’다. D램과 낸드플래시의 중간 형태를 가지는 이 제품은 올해 선보일 예정이고 기존 3D 낸드도 함께 생산된다. 시장에서의 반응은 뚜껑을 열어봐야 하지만 이 시점에 별도의 3D 낸드를 적극적으로 공급하겠다는 것은 시장점유율을 끌어올리겠다는 것이나 다름없다. 상반기 가동에 들어간 중국 다롄 공장이 3D X포인트 생산도 고려할 수 있도록 설계됐다는 점에서 긴장의 끈을 놓기 어렵다.
삼성전자는 스핀주입자화반전메모리(STT-M램), 저항변화메모리(Re램), 상변화메모리(P램) 등 차세대 메모리에 대한 충분한 연구개발(R&D)을 통해 대응한다는 방침이다.
<이수환 기자>shulee@insightsemico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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