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데일리 윤상호기자] 삼성전자의 숙원 사업인 삼성 생태계 정착이 드디어 이뤄질 것인가. 삼성전자의 승부수 ‘삼성페이’가 출격한다. 삼성페이는 스마트폰이 지갑이 되는 서비스다. 오는 20일 국내 서비스를 개시한다. 갤럭시폰 이용자는 향후 지갑을 들고 다닐 필요가 없다.
13일(현지시각) 삼성전자는 미국 뉴욕에서 ‘삼성 갤럭시 언팩’을 열고 ‘갤럭시S6엣지 플러스’와 ‘갤럭시노트5’를 공개했다. 이날 삼성전자는 삼성페이를 오는 20일 한국서 상용화한다고 밝혔다.
삼성페이를 이용할 수 있는 기기는 ▲갤럭시S6 ▲갤럭시S6엣지 ▲갤럭시S6엣지 플러스 ▲갤럭시노트5 등 4종. 삼성전자의 새 프리미엄 제품군이다. 갤럭시S6와 갤럭시S6엣지는 20일 관련 기능을 업그레이드 할 예정이다.
삼성전자는 그동안 삼성전자 스마트폰 이용자가 삼성전자 제품을 재구매 하도록 다양한 가치를 전달하기 위해 애써왔다. 삼성 생태계에 사용자가 만족해야 안정적 재구매가 일어난다. ‘잠금(lock-in, 락인)효과’라고 부른다. 현재 스마트폰 제조사 중 이런 생태계를 지닌 업체는 애플뿐이다.
스마트폰 업계가 노력은 안 했던 것은 아니다. 삼성전자도 마찬가지다. 하지만 안드로이드 운영체제(OS)의 한계가 발목을 잡았다. 제조사가 만든 OS가 아니다보니 OS 개발사 입김이 생태계 정착에 악영향을 미쳤다. 안드로이드의 사실상 주인은 구글. 애플리케이션(앱) 등 콘텐츠 마켓 과실은 구글이 모조리 가져갔다. 각종 서비스는 앱 개발사는 물론 통신사까지 경쟁 중이다. 제조사만의 생태계를 꾸리기 쉽지 않다.
삼성페이는 삼성전자의 절치부심 산물이다. 삼성전자는 2014년을 기점으로 생태계 전략을 백화점에서 전문점으로 바꿨다. 음악 스트리밍 서비스 ‘밀크’ 등 적극적 인수합병(M&A)에도 나섰다. 남들도 하는 것이 아니라 남들이 안하는 것을 한 발 먼저 제공해 소비자를 끌어오는 전략이다. 모바일 결제 역시 나서는 곳은 많지만 주도권을 잡은 곳이 없다.
삼성페이의 가장 큰 장점은 소비자와 카드 가맹점 모두 도입이 쉬운 점이다. 근거리무선통신(NFC)뿐 아니라 마그네틱보안전송(MST)를 지원해 결제기를 바꾸지 않아도 된다. 기존 가맹점은 기기 교체 비용이 들지 않고 소비자는 지금처럼 활용하면 된다. 보안은 지문인식으로 해결했다. 정보는 1회용으로 암호화 해 중간에 누가 가로채도 악용될 여지가 없다. 폰을 분실하면 원격으로 지우면 된다.
특정 카드만 되면 소용없다. 삼성전자도 잘 알고 있다. 국내 모든 카드와 제휴를 맺었다. 삼성전자는 멤버십 등 개별 회사 차원서 제공하는 서비스도 삼성페이에 넣기 위해 협의 중이다. 말뿐이 아닌 말 그대로 폰이 지갑이다. 현재로선 갤럭시만 가능하다.
이에 따라 삼성페이의 성공여부는 삼성전자 스마트폰 점유율 및 수익성 확보에도 큰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삼성페이를 쓰려면 삼성폰이 있어야 한다. 삼성페이가 성공한다면 삼성전자 모바일 기기 전반에 긍정적 영향이 예상된다. 9월 출시 예정인 스마트시계 ‘기어S2’도 삼성페이를 내장한다. 하지만 삼성페이가 별다른 반향을 일으키지 못할 경우 비용 면에서 악재다. 서비스는 한 번 지원하면 쉽게 접을 수 없다. 제휴는 삼성전자 쪽에선 비용이다. 비용을 상회하는 수익이 들어와야 가치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