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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탁기 파손’ 논란, 이후의 방향은 어떻게 흐를까?


[디지털데일리 이수환기자] 유럽 최대 가전 전시회 ‘IFA2014’ 기간중 발생한 삼성전자 세탁기 파손 논란으로 업계가 시끄럽다. 일단 사건의 당사자 가운데 한명인 LG전자 조성진 사장<사진>이 지난 30일 피의자 신분으로 서울중앙지검 형사4부(부장검사 이주형)에서 조사를 받으면서 이후 상황이 어떻게 흐를지가 관건이다.

앞서 조 사장은 검찰에서 15시간의 고강도 조사를 받았다. 이 자리에서 ‘삼성전자 세탁기를 고의로 파손했는지’, ‘LG전자 해명성 보도자료에 관여한 정황이 있는지’ 등에 대해 사실 관계를 설명한 것으로 전해졌다. 오는 6일(현지시각)부터 열리는 세계 최대 가전 전시회 ‘CES2015’에 참석한 이후에 검찰에 출석하겠다는 입장을 밝힌바 이후에 벌어진 일이어서 서울 여의도 본사와 창원 공장 압수수색의 여파가 만만치 않았음을 짐작케 한다. 향후 검찰 수사에 따른 시나리오를 예상해봤다.

①출국금지 해제=일단 LG전자가 바라는 시나리오다. 작년 LG전자는 임원인사와 조직개편을 단행하면서 HA사업본부와 AE사업본부를 하나로 합치고 수장으로 조 사장을 선임했다. 냉장고, 세탁기 외에 에어컨, 공기청정기와 같은 생활가전을 모두 담당하게 되면서 조 사장은 이전보다 권한이 더 커졌다. 그만큼 책임도 막중해져서 20조원을 주무르는 사업부의 향방이 그에게 달렸다.

LG전자가 강조한 부분도 여기에 있다. CES에서 조 사장은 거래선 미팅, 현지 시장 방문, 사업전략 확정, 신제품 출시 점검, 인사 및 조직개편 등 연말 연초에 빠듯한 일정을 소화해야 한다고 주장한바 있다. CES에 참석하지 못하면 글로벌 생활가전 1위를 천명한 LG전자에게 상당한 타격으로 돌아올 수 있다. 어찌됐던 출국금지 해제가 우선이다.

②출국금지 미해제, 검찰 추가 조사=LG전자에게 최악의 경우다. 앞서 언급한 것처럼 조 사장은 미국에서 다양한 현지 일정을 소화해야 한다. 최종결정권자가 없으면 제대로 업무가 추진되기 어렵다. 더구나 미국은 세계 최대의 가전 시장이기도 하다. 그동안 LG전자가 굵직한 가전 이벤트를 미국에서 열어왔다는 점을 고려했을 때 적지 않은 파장이 일 수 있다.

삼성전자도 마음이 편할 수만은 없다. 조 사장을 검찰에 고소하면서 ‘국가적 위신’과 ‘사회적 파장’을 언급한바 있어 더 이상 사건이 확대되면 입장이 난처할 수 있다. 사건이 잘 풀렸으면 하는 바람이겠지만 일단 공이 검찰에 넘어간 상황이어서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물론 3개월이 되도록 “바쁘다”는 핑계로 검출 출석을 미뤘고 압수수색을 스스로 자초했다는 점에서 LG전자는 납득하지 못한 행동을 했다. 더구나 조 사장이 혼자서 이런 행동을 결정했을리 만무하고 세탁기 파손 논란이 있던 독일 현지에서의 해명이나 지금까지의 대처 방식에 영향을 끼친 부서 및 인물은 책임론에서 자유롭지 못할 것으로 보인다.

◆CES 이후 검찰의 행보는?=조 사장이 CES2015에 참석하던, 그러지 못하던 간에 검찰은 일단 수사 결과를 내놓아야 한다. 검찰 내부에서는 조 사장이 특정한 의도를 가지고 삼성전자 세탁기를 테스트했는지를 판단해야 한다. 폐쇄회로TV(CCTC)와 관련자 조사는 모두 마쳤지만 어떤 방향으로 결과를 내려야 할지 고심이 큰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으로는 ‘결정적 한방’을 만들기 위해 노력하고 있으나 짜맞추기식 수사는 경계하고 있다. 어쨌든 세탁기에 대한 배상은 독일 현지에서 이뤄졌고 중범죄라고 말하기 어려운 사안이어서 예측이 쉽지 않다.

LG전자는 검찰 수사 결과 처분에 따라 입장이 달라진다. 삼성전자 임직원에 대한 고소 취하 여부가 포함되어 있다. 이는 삼성전자도 마찬가지다. 두 업체 모두 ‘막가파식’ 결과로 이어지는 것은 바라지 않는 모양새다. 그렇다고 하루아침에 눈 녹듯이 감정이 사라지지는 않을 것이다. 이전에도 두 업체는 갖가지 소송전을 이어왔으나 이번처럼 상황이 전개된 적은 드물다. 상처는 시간이 가면 낫겠지만 상흔이 깊게 남겨질 수 있다는 얘기다. 더구나 2015년은 두 업체가 모두 글로벌 생활가전 1위 달성을 이뤄내겠다고 밝힌 해여서 이후에 더 큰 파장의 씨앗이 될 수도 있다.

<이수환 기자>shulee@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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