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모뉴엘 월 7000대 이상 판매 기록
- 업체에 골고루 분배될 듯, 유진로봇은 인지도 상승 기회
[디지털데일리 이수환기자] 모뉴엘 사태로 인해 국내 로봇청소기 시장이 요동치고 있다. 해외와 달리 국내 수요가 상당했던 만큼 이를 누가 얼마나 흡수할 수 있느냐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표면적으로 최대 수혜자는 삼성전자와 LG전자다. 두 업체는 모두 신제품을 출시한 상황이고 높은 인지도를 가지고 있어 소비자 신뢰가 탄탄하다. 여기에 유럽 생활가전 업체인 밀레에 로봇청소기 공급을 진행하고 있는 유진로봇이 적지 않은 판매고를 올릴 가능성이 높다.
13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모뉴엘은 월 평균 7000대 수준의 로봇청소기를 판매했으며 이 가운데 상당수가 삼성전자, LG전자가 흡수할 것으로 예상된다. 시장조사업체 GfK 조사 결과에 따르면 올해 4월 기준으로 국내 로봇청소기 판매량은 LG전자 11800대, 삼성전자, 7800대, 모뉴엘 7200대 순으로 나타났다. 유진로봇은 1000대 수준에 그쳤다.
당시 모뉴엘은 GfK의 조사범위에 포함되지 않은 현대홈쇼핑에 로봇청소기를 판매하고 있었다. 따라서 실제 판매량은 LG전자와 비슷하거나 더 많았다는 것이 업계의 일반적인 시각이다. 하지만 회사가 무너지면서 월 평균 7000대 가량의 물량이 어디로 흘러들어갈 것인지가 관심사로 떠오른 것.
현재 업계에서 추산하고 있는 국내 로봇청소기 시장규모는 2013년 기준으로 13만대 정도다. 올해는 20만대를 바라보고 있다. 3강 구도에서 삼성전자, LG전자의 양강구도로 재편될 경우 두 업체의 로봇청소기 판매량은 평균 2000대 이상 높아질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1000대 수준에 머물러 있던 유진로봇의 경우 밀레에 로봇청소기 공급과 함께 투자까지 함께 받게 되면서 인지도 상승에 큰 계기를 맞게 됐다. 유진로봇은 지난 2분기 흑자전환에 성공했으며 올해 상반기에만 173억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수출비중은 매출의 절반이 넘는 56%에 달한다.
로봇청소기 사업은 진입장벽이 상당히 높다. 기술개발과 제조에 상당한 경험이 필요하고 스마트 기기와의 연동을 고려해야 하는 등 따져볼 구석이 많다. 밀레가 유진로봇을 통해 로봇청소기를 공급받기로 한 것도 이와 무관치 않다. 밀레는 주요 제품의 생산라인을 본사가 위치한 독일에 두고 있다. 이는 로봇청소기 시장이 아직까지 대중화되지 않았고 본국을 고려할 만큼의 비중은 아니라는 의미이기도 하다.
모뉴엘은 면세점 판매도 적극적으로 추진했다. 2011년 기준으로 중국 로봇청소기 시장 규모는 전체 진공청소기의 약 3%에 해당하는 2만3000대 정도다. 2009년부터 2011년까지 연평균 성장률이 50% 이상을 기록해 오는 2018년에는 18억위안(한화 약 3009억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모뉴엘의 면세점 판매량은 전체 수요의 20%까지 도달한바 있다.
따라서 면세점 시장을 어떻게 공략하느냐에 따라 전체 판매량에 상당한 영향을 끼칠 것으로 예상된다. 한 업계 관계자는 “삼성전자가 이미 신제품 준비하고 있고 LG전자도 대응에 들어간 것으로 안다”며 “모뉴엘로 인해 시장에 큰 악영향을 없을 것으로 보이지만 폭발적인 성장보다는 완만한 판매량 증가가 예상된다”고 전했다.
<이수환 기자>shulee@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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