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데일리 한주엽기자] 삼성전자가 퀀텀닷(Quantum Dot, QD) 기술이 적용된 액정표시장치(LCD) TV를 내년 선보일 예정이다. QD LCD TV는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디스플레이와 동등 수준의 색재현율(Color Gamut)을 구현하는 것이 특징이다. 전문가들은 OLED가 LCD를 대체할 수 있을 정도의 원가 및 기술 수준을 갖추기 전까진 QD LCD TV가 프리미엄 시장의 주류가 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15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내년 QD LCD TV를 선보일 것으로 전해졌다. 1월 개최되는 소비자가전쇼(CES)에서 공개할 가능성이 높다. QD는 수 나노미터(nm) 크기의 구 형태 반도체 입자로 크기에 따라 다양한 색을 내는 발광 특성을 갖고 있다. 삼성전자의 QD LCD TV에는 적색(R)과 녹색(G) QD가 고르게 분포된 퀀텀닷성능향상필름(Quantum Dot Enhancement Film, QDEF)이 부착된다. 기존 화이트 발광다이오드(LED) 백라이트 LCD TV는 적색과 녹색 대비 청색(B)이 도드라지게 나타나는 특성이 있다. 적색과 녹색으로 구성된 QD 필름이 백라이트 위로 부착되면 적록청 각각의 색을 균일하게 맞출 수가 있다. 즉, QDEF를 통과한 빛은 자연광에 근접한 스펙트럼을 만들어낸다. 일반 화이트 LED 백라이트 LCD TV의 색재현율은 NTSC 기준 73%, S-RGB 기준 95% 수준이지만 QDEF 적용시 이를 100% 이상 혹은 100%에 가까운 수준으로 끌어올릴 수 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중국 TCL과 하이센스는 지난 9월 독일에서 개최된 IFA 전시회에서 QD 기술이 적용된 LCD TV를 선보인 바 있다. 하이센스는 제품에는 3M의 QDEF가 부착됐다. 3M은 나노시스의 QD 재료를 공급받아 QDEF로 생산한다. TCL은 QD비전의 QD 기술을 활용했다. QD비전은 필름 대비 원가가 저렴한 유리관(Tube) 방식 적용 기술을 특허로 보유하고 있다. 다만 나노시스와 QD비전의 QD는 카드뮴셀레나이드(CdSe) 기반이어서 글로벌 시장 경쟁력이 떨어질 것으로 업계에선 보고 있다. 카드뮴은 환경유해물질로 분류되기 때문이다.
삼성전자는 나노시스와 QD비전 대신 다우케미칼과 한솔케미칼로부터 카드뮴이 포함되지 않는 QD 재료를 공급받고 QDEF로 제작, 이를 완성품에 적용할 예정이다. 낮은 원가의 유리관 방식도 고려했지만 QD비전과 소니의 특허를 피해갈 수 없었다. 다우케미칼은 나노코, 한솔케미칼은 삼성종합기술원으로부터 비 카드뮴 QD 재료 기술을 제공받아 최근 양산에 돌입했다. 나노코의 경우 환경유해물질인 카드뮴 대신 황화아연(ZnS)을 QD 재료로 사용한다. 삼성종합기술원도 카드뮴이 없는 QD 기술을 개발하기 위해 최근 몇 년간 연구개발(R&D)에 공을 들여온 것으로 전해진다. 다우 및 한솔케미칼로부터 QD 재료를 공급받아 QDEF로 양산하는 작업은 미래나노텍이 맡는다. LED 백라이트 위로 QDEF를 합착하는 작업은 원가 절감 차원에서 삼성디스플레이가 아닌 삼성전자 영상디스플레이(VD)사업부가 직접 진행한다.
홍주식 IHS 수석연구원은 “울트라HD(UHD) 시장이 개화되면서 주요 TV 업체들이 색재현율을 높이기 위한 노력을 계속하고 있다”라며 “프리미엄에선 QD, 중저가에선 광색역영(Wide Color Gamut, WCG) 기술을 적용한 제품이 두루 출시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LG전자 홈엔터테인먼트(HE) 사업부는 화학전자소재(CEM)사업부와 LG화학으로부터 QDEF를 공급받아 자사 LCD TV에 이를 적용할 계획이다. LG전자 CEM사업부와 LG화학은 다우케미칼로부터 비카드뮴 QD 재료를 공급받기로 했다. OLED TV를 차세대 성장 동력으로 밀고 있는 LG는 QD 기술 적용을 심각하게 고민해온 것으로 전해졌다. 업계 관계자는 “QD LCD TV가 OLED TV 시장 활성화를 저해할 수도 있다는 판단이 있었지만, 1위 업체인 삼성전자가 QD를 적극 밀겠다는 방침을 세우면서 LG도 이를 따라가게 됐다”고 말했다.
<한주엽 기자>powerusr@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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