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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AST는 무료 OTT?…“뉴 아이디, 스크린 기반 브랜드로 도약”

[인터뷰] 뉴 아이디 박준경 대표·김조한 상무

뉴 아이디 박준경 대표(사진 오른쪽)와 김조한 상무.
뉴 아이디 박준경 대표(사진 오른쪽)와 김조한 상무.

[디지털데일리 강소현 기자] “TV는 아직 꺼지지 않았습니다.”

바야흐로 K-콘텐츠의 전성시대다. 다만, K-콘텐츠가 가진 경쟁력에도 불구 정작 이를 유통하는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등 토종 플랫폼들은 고전 중인 상황이다.

이 가운데 패스트(FAST)가 K-콘텐츠의 새로운 유통 활로로 주목받고 있다. “요즘 누가 TV를 보냐”는 말이 무색하게, TV 기반의 플랫폼인 FAST 시장은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그리고 그 선두엔 뉴 아이디(NEW ID)가 있다. 아시아 최대 규모의 FAST 서비스/솔루션 기업인 뉴 아이디는 콘텐츠를 비롯해 K-대표상품들의 해외 판로를 개척 중이다.

최근 정부가 K-FAST의 글로벌 확산을 위한 얼라이언스도 출범한 가운데, 지난 22일 <디지털데일리>와 인터뷰를 가진 뉴 아이디 박준경 대표와 김조한 상무는 “FAST 서비스는 단순히 ‘무료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의 개념이 아닌, 빅 스크린 기반의 브랜드”라며 콘텐츠 유통에서 FAST가 가진 가치를 역설했다.

◆ 여전한 스크린 가치…FAST도 덩달아 부상

FAST는 ‘Free Ad-supported Streaming TV’의 앞자리를 딴 단어다. 즉, 광고를 보면 무료로 볼 수 있는 ‘광고형 VOD(AVOD)’를 스트리밍하는 서비스다. AVOD 콘텐츠를 하나의 채널 형태로 제공한다는 점에서 유튜브와는 차이가 있다.

특히, 기존 모바일 형태의 콘텐츠 유통 플랫폼과 달리, FAST는 TV 기반이라는 점에 주목할만하다.

모바일 중심의 시청습관 변화에도, 박 대표는 TV가 가진 스크린의 가치는 여전하다고 봤다. 모바일로 시청하는 세대는 정해져 있으며, OTT나 유튜브를 TV로 시청하는 행태가 오히려 늘고 있다는 설명이다.

박 대표는 “넷플릭스의 경우도 TV를 통한 시청시간이 모바일보다 많다는 조사결과가 있었다”라며 “(시청습관이) 모바일로 이동했다는 것은 한국적인 사고로, 전 세계 시장을 놓고 보면 TV 시청시간은 오히려 늘어나고 있는 추세”라고 귀띔했다.

이러한 추세에 따라 뉴 아이디도 자체 FAST 플랫폼인 ‘빈지 코리아’를 출시했다. ‘빈지 코리아’는 세계 최초의 K-콘텐츠 전문 FAST 플랫폼으로, 현재 북미 지역에서 서비스되고 있다.

서비스 초기엔 볼만한 콘텐츠 확보에 어려움을 겪었다. 가시적인 성과가 입증된 바 없는 상황에서, FAST 플랫폼을 통해 콘텐츠를 유통하려는 사업자는 없었다.

하지만 지난 몇 년 사이 뉴 아이디를 비롯해 FAST를 둘러싼 시장 상황은 급격히 달라졌다. 매해 제작되는 콘텐츠 수는 계속 늘고 있는 반면 플랫폼이 편성하는 콘텐츠 수는 감소 중인 가운데, 콘텐츠를 제작해도 편성할 플랫폼이 없어 표류하는 콘텐츠가 늘어난 것이다.

김 상무는 “FAST 시장 초기에는 흑백영화나 유튜브 콘텐츠, 제3세계 콘텐츠가 주를 이뤘다”라며 “최근에는 FAST를 통해 최초 공개되는 등 콘텐츠의 질이 왼전히 달라졌다는 점에서 메인스트림 유통채널로 가고 있음을 체감한다”고 말했다.

◆ 해외진출 위한 플랫폼→솔루션 지원군 자처…“콘텐츠 수명 늘려야”

뉴 아이디가 단순 플랫폼만을 제공 중인 것은 아니다. FAST에 특화된 통합솔루션을 바탕으로, 국내 채널사용사업자(PP)와 콘텐츠제공사업자(CP)의 해외 시장 진출 역시 지원하고 있다.

K-콘텐츠의 징검다리 역할을 자처한 것은 박 대표의 이력과도 맞물린다. 영화 마케팅사인 ‘올댓시네마’와 영화 투자배급사인 ‘쇼박스’를 거친 그는 콘텐츠 수명을 늘릴 수 있는 방안에 대해 고심해왔다. 영화를 만드는데 막대한 비용이 들어가지만, 투자비를 회수하기에 내수시장은 너무 작았기 때문이다.

다만, K-콘텐츠를 실은 토종 플랫폼이 글로벌 진출에 실패한 사례들에 비춰볼 때, 박 대표는 해외 시장 진출을 지원하는 사업자도 시장에 필요하다고 봤다.

콘텐츠 현지화와 관련해, 뉴 아이디는 인공지능(AI) 후반작업팀을 두고 지원하고 있다. 플랫폼이 해외 시장에 직접 진출하려면 현지 콘텐츠를 확보해야 하는 것은 물론, 모든 콘텐츠에 자막·더빙을 입히는 등 콘텐츠 현지화 작업이 요구된다. 특히, 미국의 경우 더빙에 대한 수요가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박 대표는 “(FAST 채널의 경우) 나라별 세일즈가 아니라 플랫폼별로 계약하는 방식인데. 각자의 콘텐츠 공급 기준이나 운영스펙이 다르다”라며 “콘텐츠의 불필요한 한글 자막이 얹혀있으면 안된다는 등 높은 수준의 서로 다른 요구 조건을 맞출 수 있어야 한다”라고 말했다.

해외 시장 진출에 필요한 모든 노하우를 제공하면, 콘텐츠 제공자는 오리지널 콘텐츠 제작에만 오롯이 집중할 수 있는 동시에 광고 기반의 수익창출로 콘텐츠 제작에 필요한 재원 역시 확보하는 선순환 구조를 구축할 수 있을 것으로 박 대표는 기대하고 있다.

박 대표는 “국내외 미디어 업계가 굉장히 어려운 시기를 보내고 있는데, 유통 활로를 확장해줘어야 오리지널 콘텐츠를 만들 수 있는 재원을 마련해줄 수 있다”고 말했으며, 김 상무는 “(콘텐츠 제작단에서) 하지 않아도 될 고민을 (뉴 아이디가) 대신해 주면서 콘텐츠에만 집중할 수 있도록 해주는 것이 목표다. 그 다음이 콘텐츠 유통기한을 늘려주는 것에 대한 고민인데, 콘텐츠의 활용도가 높아져야 플랫폼도 살 수 있다”고 강조했다.

김 상무는 “이 사업이 쉬워보일수도 있지만, 누구나 돈을 버는 모델은 아니다”라며 “콘텐츠의 현지화도 과제지만, 가장 중요한 건 경쟁력 있는 광고 수주로 수익을 높이고 콘텐츠전송네트워크(CDN) 비용 등 운영 비용을 낮추는 것으로 뉴 아이디는 관련한 노하우를 보유했다”고 말했다.

◆ 단순 유통망 넘어 ‘QR 커머스 시장’ 키운다…“구매전환율 17%”

상생 측면에서 고객사의 비용 절감과 수익 확보도 뉴 아이디가 최근 고민하고 있는 부분이다.

이러한 맥락에서 뉴 아이디는 최근 커머스 사업에도 나섰다. 비건 뷰티 브랜드 ‘풀리(FULLY)’와 삼성TV플러스, LG채널, TCL+, 빈지 코리아(BINGE Korea) 내 뉴 아이디가 서비스 중인 채널에서 광고 캠페인을 전개한 것이다.

FAST는 특히, 장벽이 낮다는 점에서 광고에 적합한 플랫폼으로 지목되는데 실제 광고 완주율은 85%에 이르는 것으로 조사됐다. 방송사의 주 재원인 광고의 경우 사용자의 반감이 높다는 점을 감안하면 매우 높은 완주율이다.

뉴 아이디는 여기에 자사 솔루션으로 경쟁력을 더했다. 지난해 11월부터 실시간 QR 구매가 가능한 쇼퍼블 광고(Shoppable Ads) 솔루션을 적용한 것이다.

쇼퍼블 광고는 광고의 유연한 편성과 집행이 가능하다는 FAST의 장점과 맞물려 시너지를 냈다.

예컨대, 떡볶이와 관련한 방송이라면 광고 송출 시스템에서 ‘떡볶이’라는 키워드를 검색해 바로 관련 광고를 바로 편성할 수 있다. 여기에 실시간으로 QR구매가 가능하도록 하면서 구매 전환율은 약 17%까지 치솟았다. 기존 방송의 구매 전환율이 1% 미만인 것과 비교하면 엄청난 수치다.

김 상무는 “(FAST에서) TV와 사용자는 QR코드로 소통한다”라며 “코로나 팬데믹(세계적대유행) 이후로 QR코드가 전 세계에서 굉장히 사용하기 쉬운 소통수단이 되면서, FAST 역시 TV에서 쉽게 커머스 모델을 구축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앞으로 뉴 아이디는 한국방송광고진흥공사(코바코)와 협력해 이러한 ‘QR 커머스 시장’을 키운다는 계획이다. 앞서 뉴 아이디는 코바코와 협력하여, 글로벌 시청자를 대상으로 한국 기업의 광고를 송출할 수 있게 됐다.

박 대표는 “단순 콘텐츠 진출 활로에서 나아가, 국내 기업들의 유통망의 역할을 하게됐다는 점에서 코바코와의 첫 협업인 ‘풀리(FULLY)’ 사례가 소중하다고 생각한다”라며 “향후에는 해외 광고들을 오히려 한국에 가져와 FAST 광고 시장 자체를 넓히는 여러 의미있는 시도들을 진행하고자 한다”라고 말했다.

◆ “뉴 아이디, 모든 사업 키워주는 존재 되고 싶어

뉴 아이디는 최근 디바이스 확장에도 나섰다. 로그인이 필요없다는 FAST의 특성상 확장성은 크다고 박 대표는 보고 있다.

실제 뉴 아이디는 이달 현대자동차와 미디어 플랫폼 개발·운영 계약을 체결하고, 현대차 자체 FAST 플랫폼인 ‘현대 TV 플러스’를 론칭했다.

신규 플랫폼은 4월부터 출시되는 2025 신형 쏘나타 ‘택시’ 차량부터 적용된다. ‘택시’ 운행자를 위한 콘텐츠 큐레이션이 적용된 현대 TV 플러스를 통해 사용자는 휴게 시간 및 차량 정지 시간에 실시간 뉴스 채널을 비롯하여 시사, 교양, 예능, 드라마 등 다양한 장르의 19개 채널을 터치만으로 골라볼 수 있다.

박 대표는 “FAST는 굉장히 확장성이 크다고 본다. 스마트TV 기반으로 끝날 수도 있지만 로그인이 필요없다는 FAST의 특성이 교통수단과 잘 맞는다”라며 “자동차와 기차, 비행기, 크루즈 등으로 플랫폼을 확대하는 것이 목표”라고 전했다.

향후에도 뉴 아이디는 다양한 디바이스 기반의 FAST 생태계 안에서 모든 미디어 사업자들이 공존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는 역할을 하겠다는 구상이다.

박 대표는 “미디어 시장에 돈을 벌어주는 회사가 되고 싶다”라며 “당장은 채널 수를 늘리는 것보단 채널 하나하나의 수익성을 높이는데 초점을 맞춰야 할 시점”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FAST라는게 하나의 사업모델이라기보단 하나의 기술”이라며 “뉴 아이디는 어느 사업자와 접목해도 그들의 사업을 한뼘이상 키워주는 존재가 되고자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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