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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FA2014] 독일, 서유럽 가전 공략의 바로미터


[디지털데일리 이수환기자] 독일은 유럽연합(EU) 가운데 경제에 있어서만큼은 확실히 다른 국가를 이끌어간다고 과언이 아니다. 최신 트렌드에 민감하면서도 브랜드와 성능, 기능 등을 꼼꼼하게 따지는 것이 일반화되어 있다. 과거 DivX 플레이어는 물론이고 미러리스 카메라 보급률이 다른 지역에 비해 상대적으로 높았던 것도 이런 성향이 반영되어 있어서다.

TV를 포함한 가전제품 시장 규모는 2013년 기준으로 124억유로(한화 약 16조6000억원)에 달하지만 지난 2011년부터 전체적인 분위기는 다소 주춤하다. 유럽발 경제위기에서 아직 벗어나지 못한 여파도 있지만 소비자의 이목을 끄는 제품이 제때 등장하지 못했다는 점도 이유 가운데 하나다.

TV는 3D TV 열풍이 지나간 이후 스마트TV로의 전환이 매끄럽게 이뤄지지 못했다. 다만 울트라HD(UHD)와 함께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TV에 상당한 관심을 가지고 있고, 실제로 판매량도 꾸준히 늘어나고 있어서 프리미엄 시장 공략을 위해서는 반드시 넘어야할 관문이 바로 독일이다.

독일연방정보기술미디어협회(BITKOM)에 따르면 독일 평판TV 시장에서 스마트TV는 2013년 기준 50억유로(한화 약 6조6000억원)를 기록해 전년 동기 대비 11% 성장했다. 판매량도 620만대로 같은 기간 동안 20% 이상 높아졌다. 이와 달리 전체 평판TV 시장은 매출에 큰 변화가 없는 것으로 나타나 스마트TV로의 전환이 빠르게 이뤄지고 있다.

독일은 전통적으로 TV, AV 등 흑색가전 시장이 탄탄하다. 집에서 좋은 화면의 TV로 여가생활을 즐기고자 하는 소비자가 많기 때문이다. 따라서 삼성전자, LG전자는 독일에서 UHD, 커브드(곡면), 벤더블(가변형), OLED TV 등 고부가가치 제품의 확산을 염두에 두고 유럽 공략의 전초기지로 삼을 가능성이 높다. 이는 프랑스도 마찬가지다.

생활가전의 경우 10년 이상 탄탄한 내수를 바탕으로 성장해왔다. 이는 1990년대 초반 서독과 동독이 통일되면서 경제적 수준이 뒤떨어진 동독국민이 생활가전을 꾸준히 교체해온 결과물이다. 하지만 2000년대 후반부터는 성장 동력이 다소 주품해진 상태다. 내수는 활발했으나 수출이 기대에 미치지 못한 탓이다.

그래서인지 독일을 대표하는 생활가전 업체인 밀레, 보쉬, 지멘스 등은 세계화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속도에는 차이가 있지만 큰 그림에서의 방향은 모두 같다. 밀레는 느리더라도 확실한 프리미엄 브랜드로 자리매김하기를 원하고 있고 보쉬와 지멘스는 최대 시장 가운데 하나인 중국에서 선전하고 있다. 중국을 아시아 시장의 교두보로 삼았다고 보면 된다.

향후 독일의 가전 시장은 스마트 기능을 더한 제품이 전반적인 트렌드를 주도할 가능성이 높다. 앞서 설명한 것처럼 독일은 최신 기술을 반영한 제품을 소비자가 선호한다는 특징을 가지고 있어서다. 다른 유럽 국가처럼 물과 전기 가격이 상당하기 때문에 친환경에 대한 요구도 꾸준히 이뤄지고 있다. 프리미엄, 친환경, 그리고 스마트에 대한 적절한 융합만이 독일 시장에서 살아남는 지름길이 될 것으로 보인다.

<베를린(독일)=이수환 기자>shulee@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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