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데일리 이대호기자] 최근 부산시를 향한 게임업계의 눈길이 곱지 않다.
서병수 부산시장 당선자가 강제적 셧다운제를 강화하고 매출 1% 징수를 골자로 한 규제법안을 공동 발의한 이력이 있기 때문이다. 시장 선거에서 낙선한 오거돈 후보가 부산을 ‘게임의 도시’로 발전시키겠다는 야심찬 공약을 내걸었으나 유권자들의 표심은 서병수 당선자로 향했다.
업계 입장에선 지스타 게임쇼를 부산에서 연다는 것이 한마디로 우스운 모양새가 됐다. 더욱이 서병수 당선자는 의원 시절 지역구가 지스타 개최지인 부산 해운대구였기에 업계의 공분을 샀다.
이에 업계에선 올해 지스타의 경우 개최지가 부산으로 확정된 터라 넘어간다고 해도 내년부터 다른 곳을 알아봐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내년 지스타는 재평가를 거쳐 부산 개최 여부를 결정하게 된다.
부산발전연구원에 따르면 지스타는 경제유발효과 1500억원에 일자리 창출 규모 2500명 수준으로 조사됐다. 일반에 잘 알려진 부산국제영화제(BIFF)보다 큰 행사다. 지스타는 이제 부산시는 물론 여느 지자체라도 탐낼만한 거대 행사로 성장했다.
이에 개최지 선정 심사가 재개될 경우 지자체 간 불꽃 튀는 유치전이 벌어질 것은 명약관화하다. 현재 업계에선 지스타에 몰리는 기업관계자들과 관람객을 수용할 수 있는 숙박과 접근성 등의 인프라를 감안할 때 서울 코엑스와 일산 킨텍스를 유력한 개최지로 점찍고 있다.
이처럼 업계 내에서 지스타 개최지를 옮겨야 한다는 의견이 대세처럼 굳어지는 가운데 일각에선 부산시가 내놓을 조건을 보고 개최지 선정을 고민해 보자는 목소리도 있다. 냉정하게 지켜볼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이는 지스타가 부산으로 개최지를 옮기면서 크게 성공했고 지방의 게이머들을 챙길 수 있다는 이점을 들어 ‘부산시가 지속 유치에 대한 정성을 보인다면 개최지 유지가 낫지 않겠느냐’는 의견이다.
이에 내달 개최가 예상되는 지스타 설명회에 업계 눈길이 쏠려 있다. 부산시가 참가업체에 얼마나 혜택을 주고 행사 개최에 협력할 것인지를 보겠다는 것이다.
며칠 전 서병수 당선자가 성남시 판교에 위치한 게임업체를 직접 방문해 업계 달래기에 나선 것을 감안하면 지스타 설명회를 보고 판단해도 늦지 않다는 얘기다.
하지만 게임업계 전반의 민심은 이미 부산을 떠난 분위기다. 업계 자존심을 건드렸기 때문이다.
이에 부산시가 특단의 대책을 내놓고 ‘황금알 낳는 거위’로 성장한 지스타를 다시 잡을지 아니면 이대로 포기할지 주목된다. 지금의 여론만 보자면 내년 지스타의 부산 개최는 요원해 보인다.
<이대호 기자>ldhdd@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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