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시간
뉴스

전문가칼럼

[SW법 바로알기 20] 개발자가 꼭 알아야 할 법률지식 10가지(上)

[법률사무소 민후 김경환 변호사] 개발자의 하루에는 다양한 일이 일어난다. 그 중에는 직장인이라면 누구나 겪을 수 있는 일도 있지만 개발자이기에 특별히 겪을 수 있는 일도 있다.

개발자의 하루 동안 일어날 수 있는 일들을 시간 순으로 정리함으로써, 직장인이자 개발자로서 꼭 알아두어야 할 법률지식들을 소개하고자 한다.

(이 기고는 지난해 2월 23일, 자바개발자 JCO 컨퍼런스에서 발표한 자료를 바탕으로 작성됐다.)

◆오전 9시 : 모닝커피를 마시다가 회사 전직을 권유받음

회사 전직이라는 달콤한 유혹을 받았다면, 전직금지약정부터 먼저 점검해야 한다. 보통 회사에 들어갈 때는 전직금지약정서를 쓰고 입사하는 경우가 많은데, 이러한 전직금지약정은 원칙적으로 유효하다는 것이 판례이다.

특히 전직금지약정을 체결함과 동시에 부수적인 이익까지 주어졌다면, 예컨대 유학비를 회사가 지원해 주었다면 전직금지약정이 유효가 될 가능성은 더욱 높아진다. 그리고 전직금지약정서를 따로 작성하지 않았더라도 영업비밀침해 우려 등의 정당한 이유가 있다면 전직이 금지될 수 있다.

반면 본인의 의사와 관계없이 해고된 경우, 자의로 전직하는 경우라도 영업비밀침해의 소지가 없다고 인정되는 경우 등에는 전직금지약정이 따로 있었더라도 이는 무효가 돼 전직이 가능해진다. 또한 전직금지약정이 유효하더라도 전직금지기간이 지나치게 긴 경우에는 적정한 기간이 지나야 전직이 가능해질 수 있다.

어느 정도가 적정한 기간인가는 업종마다 다르지만 통상적으로 기술개발의 속도와 발전이 빠른 업종일수록 금지기간이 짧고, 기술개발의 속도와 발전이 느린 업종일수록 금지기간이 긴 편이다. 전직금지는 영업비밀보호의 한 수단이기 때문이다. 참고로 회사가 유학비를 지원한 경우라면 유학기간만큼이 전직금지기간으로 인정되기도 한다.

전직금지가 영업비밀보호의 수단이라는 사실은 반대로 영업비밀보호의 필요성이 없는 경우에는 전직이 자유롭다는 말이기도 하다. 그래서 판례는 학원 강사처럼 자신의 노하우를 가지고 일하는 것일 뿐 회사로부터 어떤 새로운 노하우를 전수받거나 교육을 받아 일을 하는 것이 아닐 경우에는 전직금지약정이 있더라도 전직이 가능하다고 판시하기도 했다.

◆오전 10시 : 오픈소스 소프트웨어를 사용하고 싶을 때

오픈소스 소프트웨어란 저작권이 존재하지만 저작권자가 소스코드를 공개했기 때문에 누구나 이를 자유롭게 수정, 재배포할 수 있는 자유로운 소프트웨어를 말한다.

따라서 저작권이 없는 퍼블릭 도메인 소프트웨어(public domain software)와 구별해야 한다. 퍼블릭 도메인 소프트웨어의 형태로는 원시적으로 저작권이 존재하지 않는 경우도 있지만, 보호기간 만료나 권리 포기 등으로 그렇게 된 경우도 있다.

2차 개발자는 무료인 오픈소스 소프트웨어를 이용하면서 많은 비용과 노력을 줄일 수 있지만 무서운 함정이 있다는 것을 보통 망각한다. 퍼블릭 도메인 소프트웨어와 구별해야 하는 오픈소스 소프트웨어는 저작권이 존재하기 때문에 라이선스 준수가 필요한데, 이를 간과하곤 하는 것이다.

예컨대 소스코드 공개의무가 있음에도 이를 하지 않은 경우, 원개발자에게 소스코드를 제공해야 함에도 불구하고 이를 하지 않은 경우 등이 그것이다.

대체로 원개발자가 외국 기업이나 단체인 점을 고려하면 2차 개발자인 우리나라 기업이 앞으로 가장 많이 신경 써야 하는 부분이 바로 GPL 등의 라이선스 조건이다. 이러한 형태의 소송은 FSF(Free Software Foundation)나 Herald Welte가 설립한 gpl-violations.org 등의 주도하에 이루어지고 있다.

◆오전 11시 : 개발 중인 소프트웨어에 대한 저작권 침해 경고장을 보내거나 받음

저작권 침해란, 저작권자 등의 허락이나 정당한 권원 없이 저작권의 보호대상인 저작물 또는 저작인접권의 보호대상인 저작인접물을 이용하거나, 허락이 있더라도 그 이용 허락 범위를 초월해 이용하는 경우를 말한다.

예컨대 저작권자의 허락을 받지 아니하고 저작물에 수정·변경을 가했지만 실질적으로 저작권자의 저작물과 동일하면 저작권의 침해가 되고, 저작권자의 저작물에 새로운 창작성을 부여하고 나아가 종속적 관계를 상실하게 되면 그 때부터는 완전한 저작물이 되는 것이다.

그렇다면 저작권 침해는 어떤 식으로 판단하는가? 저작권 침해 판단의 핵심은 두 프로그램이 실질적으로 유사해야 한다는 점이다.

실질적 유사성은 문제되는 두 프로그램의 소스코드 등을 대상으로 삼아 그 구문뿐만 아니라 구조·배열방법, 순서, 조직 등을 비교·분석하는 방법으로 판단하고, 물리적 비교에서는 소스코드 구문의 유사성을 산출하게 되며, 논리적 비교에서는 단순한 구문의 비교가 아닌 논리의 구현방식, 자료구조의 유사성, 데이터베이스의 유사성 등을 비교하는 방식으로 행해진다.

서로 다른 언어로 구현돼 있어도 실질적 유사성이 인정될 수 있으며, 절차적으로는 저작권위원회의 감정을 구하는 게 일반적이다.

<(中)편에서 계속>

<법률사무소 민후 김경환 변호사>hi@minwho.kr
<법률사무소 민후>www.minwho.kr

<기고와 칼럼은 본지 편집방향과 다를 수도 있습니다>

디지털데일리 네이버 메인추가
x