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률사무소 민후 김경환 변호사] PC방 업계에서는 1년 내내 한국마이크로소프트(한국MS)의 PC방 업주에 대한 윈도 운영체제(OS) 저작권 단속 및 형사고소 때문에 말이 많다. 이 저작권 단속은 한국MS와 PC방 사이에 체결된 라이선스 계약에 대한 입장 차이에서 비롯된 것이다.
OS를 비롯한 컴퓨터 프로그램은 개인용, 기업용으로 분류하는 게 기본이다. 하지만 PC방, 호텔, 펜션, 공항 등의 경우처럼 제한된 장소이기는 하지만, 업주가 여러 대의 컴퓨터를 동시에 운영하면서 1대의 컴퓨터를 여러 사람이 사용하는 상황에서는 그 실정에 맞는 특유의 라이선스 계약을 체결할 수밖에 없다.
이런 상황에서 한국MS는 2003년경부터 가정용 윈도XP를 개조한 PC방용 윈도XP 홈에디션을 PC방에 판매하기 시작했고, PC방 업주들은 이 PC방용 윈도XP 홈에디션을 구입하면서 이전 버전인 윈도98에 이별을 고했다. 시간이 흘러 MS는 윈도7, 윈도8까지 지속적으로 윈도 OS를 업그레이드했지만, PC방용 윈도XP 홈에디션을 채용한 PC방 업주들은 신규 PC를 채용하거나 PC방 사업을 접고 보유하던 PC를 다른 사람에게 이전할 때에도 여전히 예전의 윈도 OS는 그대로 유지하는 방법으로 비용을 절감했다.
또한 하나의 윈도 라이선스(CD Key)를 전체 PC에 적용한 업주들도 있었다. 이런 현상에 불만을 가진 한국MS는 PC방용 윈도XP 홈에디션은 기본적으로 가정용이므로 이를 고객에게 제공하려면 렌탈 라이선스를 구매해야 한다는 점, PC를 사고팔 때는 OS에 대해서도 라이선스를 새로이 받아야 하는데 그렇지 않았다는 점, 하나의 윈도 CD Key로 전체 PC에 적용하고 윈도 CD만 보유하는 것은 저작권 위반이라는 점을 주장하면서 이러한 내용으로 일부 PC방 업주들에게 경고장을 보냈다.
PC방 업주들이 새로운 PC에 윈도를 설치하고 싶다면 ①PC 제조업체가 MS로부터 일괄해 OEM 라이선스(Original Equipment Manufacturer, PC 업그레이드 가능) 또는 DSP 라이선스(Delivery Service Pack, PC 업그레이드 불가, COEM 라이선스라고도 칭함)를 받은 PC를 구입 ②PC방 업주 등의 일반 소매점들이 개별적으로 CD 등을 구입하는 방식으로 라이선스를 받는 FPP(Full Package Product, PC 업그레이드 불가) 라이선스 방식을 취해야 한다.
그리고 ③불법 해적판 OS가 설치된 기존 PC를 정품화하려면 GGWA(Get Genuine Windows Agreement) 라이선스를 취득해야 하고, 특히 여러 대의 PC를 보유한 업주라면 제품 라이선스(Product License) 방식이 아닌 볼륨 라이선스(Volume License)를 취득해야만 리이미징을 통해 하나의 윈도 표준 이미지를 여러 대의 PC에 복사해 사용할 수 있게 된다.
나아가 PC방처럼 여러 고객이 PC를 사용하는 경우라면 렌탈 라이선스를 취득해야 한다. 렌탈 라이선스는 프로그램의 라이선스 보유자가 프로그램이 포함된 PC를 제 3자에게 대여 또는 임대할 수 있는 권리를 취득하는 계약을 말한다.
그러나 이러한 렌탈 라이선스가 PC방 업주나 여러 소비자의 법 감정에 맞지 않는다는 것이 문제다.
PC와 소프트웨어를 아직 구분하지 못하는 사람이 다수이며, 국민 대다수가 소프트웨어는 PC에 딸려오는 액세서리 정도로 생각하는 상황에서 렌탈 라이선스에 대해 반발이 따를 수밖에 없다.
특히 국내 OS 시장에서 높은 점유율을 나타내는 한국MS가 영세한 PC방에 대해 무리하게 렌탈 라이선스를 소급 적용하는 것은 독과점 업체의 불공정 거래행위라는 비판도 있어, 향후 공정거래위원회 등의 개입도 예상된다.
한국MS의 PC방에 대한 저작권 공격은 PC방 업주들이 리눅스 등의 오픈소스 OS에 관심을 가지는 계기가 될 수 있으며 프로그램 저작권에 대한 인식을 전환하는 데 긍정적으로 기여할 수 있다. 다만 상대가 열악한 PC방 업주라는 점을 감안하면, 무리한 공격이나 강력한 형사고소보다는 계도나 자발적 적법화가 우선 선행되는 게 바람직할 것이다.
<법률사무소 민후 김경환 변호사>hi@minwh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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