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데일리 이수환기자] 냉장고 용량 광고에 대한 가처분 소송 이의신청 2차 심문기일에서 삼성전자, LG전자가 감정기관 선정을 두고 신경전을 펼쳤다. 재판부는 지난 4월 26일 열린 1차 심문기일에서 양사를 화해시키려고 했으나 조정에 실패했고 냉장고 용량을 합리적으로 객관적으로 측정할 수 있는 감정기관을 정하기로 결정한바 있다.
24일 서울 서초동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삼성전자와 LG전자의 가처분 소송 이의신청 2차 신문기일이 열렸다. 이날도 양사 변호인단은 냉장고 용량 측정방법에 대한 설전을 펼쳤다.
신청인인 LG전자 변호인단은 “삼성전자가 냉장고 용량 측정방법에 대한 재현 동영상을 봤더니 비닐을 씌우고 물을 붓는 등 의심스러운 부분이 많다”며 “감정절차 이전에 이런 부분을 제대로 공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삼성전자 변호인단은 “본체 설계에 따라 물이 빠져나가는 제품이 있어 비닐을 씌워야 했으며 실제 유튜브에 올라간 광고에서도 비닐이 사용됐다”며 “광고업자는 화면을 보기 좋게 꾸미기 때문에 비닐이 보이지 않았을 뿐이지 실제 실험에서 계속 사용해왔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감정기관 선정에 대해서는 6개 기관이 거론됐다. LG전자는 한국기계전기전자시험연구원, 한국화학융합시험연구원, 부산테크노파크, 인터텍 등 4곳을 추천했다. 삼성전자는 한국산업기술시험원, 냉동공조시험센터 등 2곳이다.
하지만 LG전자 변호인단은 삼성전자가 추천한 감정기관이 모두 삼성전자 수원사업장과 가까운 곳에 위치하고 관련 업무를 자주 진행한다는 점을 들어 객관성을 문제 삼았다. 이에 대해 삼성전자 변호인단은 “그렇다면 LG전자와 관여되어 있는 인터텍도 빼야 한다”고 주장했다. 인터텍은 LG전자 3D TV와 냉장고 용량 등의 시험을 진행한바 있다.
재판부는 1차 심문기일과 마찬가지로 재차 양사가 한 발짝 양보하는 것을 권유했다. 삼성전자 변호인단은 “우리는 모든 광고를 내렸는데 LG전자의 경우 여전히 삼성전자를 비방하는 광고를 올리고 있어 계속 양보만 할 수 없다”며 “하지만 LG전자가 모든 소를 취하하면 우리도 서로 화해할 의향이 있다”고 답했다.
LG전자 변호인단은 “우리도 조정이 가능하다면 그렇게 하는 것이 좋다고 본다”며 “삼성전자가 앞으로 냉장고 용량 관련 비방을 하지 않는다고 약속하면 화해하겠다”고 말했다.
이날 심문기일에서는 과거 LG전자가 TV홈쇼핑에서 콜라캔 넣기 등의 방법을 동원해 냉장고 용량을 강조했다는 삼성전자 변호인단의 주장이 제기됐다.
이에 대해 LG전자 관계자는 “작년 TV홈쇼핑에서 매직스페이스 홈바 용량에 대해 콜라캔 넣기를 보여준 적이 있으나 모두 자사 제품이었고 경쟁사 제품 비방은 없었다”고 설명했다.
재판부는 “향후 감정기일과 측정방법, 감정인 선정 등에 대한 논의를 양사가 거쳐 보고하라”며 “감정기관도 양사가 추천하는 곳이 공통적으로 있다면 그곳을 선정하고 그렇지 않으면 재판부가 기관을 고를 것”이라고 전했다.
한편 재판부는 강정인 심문기일을 오는 7월 1일로 정했다. 이에 따라 당초 잡혀 있던 감정기일은 연기됐으며 다음 심문기일은 추후 정하기로 결정했다.
<이수환 기자>shulee@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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