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데일리 이수환기자] ‘냉장고 용량의 불편한 진실’이라는 동영상이 유튜브에 올라오면서 시작된 삼성전자와 LG전자의 냉장고 용량 경쟁이 새로운 국면을 맞았다. 제3의 공인기관으로 알려진 인터텍의 냉장고 용량 테스트 결과를 두고 양사가 서로 다른 주장을 펴고 있다.
일단 냉장고 용량 공방에서 기선을 잡은 것은 LG전자다. 지난 23일 서울중앙지법 민사합의50부가 LG전자가 제기한 광고금지 가처분 신청에서 ‘삼성전자가 해당 광고를 신문이나 TV, 옥외광고, 인터넷 등을 통해 게시, 전송, 배포해서는 안 된다’는 내용의 결정을 내렸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삼성전자는 유연하면서도 적극적인 항소 의지를 내비쳤다. 법원이 명령한대로 27일 유튜브에 올라간 동영상을 삭제했지만 법무팀과 사업부와의 협업을 통해 대응 방안의 세부 내용을 조율중이다.
29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냉장고 용량 비교가 ‘KS규격(한국산업규격)’에 따라 측정됐다는 점을 강조할 것으로 전해졌다. 당초 유튜브에 올라간 동영상에는 ‘물 붓기’, ‘캔 넣기’ 등의 방법이 소개됐지만 실제로는 KS규격으로 측정한 테스트 결과를 바탕으로 하고 있다는 것이 핵심 골자다. 냉장고 용량을 테스트한 곳은 인터텍이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법원에 제출한 인터텍 자료에 따르면 삼성 ‘지펠’이 LG 제품보다 오차 범위가 작은 것으로 나타났고 이 결과를 바탕으로 실제 냉장고 용량이 더 크다고 주장한 것”이라며 “LG 냉장고는 4~5%의 오차 범위를 나타낸 것으로 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LG전자가 인터텍으로부터 받은 결과는 반대다. LG전자 관계자는 “삼성 냉장고 테스트 결과를 함께 비교했지만 오차 범위 내에서 800리터급과 900리터급 냉장고 용량 모두 LG 제품이 더 높게 나왔다”고 전했다.
같은 제3의 공인기관에서 양사가 모두 냉장고 용량 테스트를 진행했지만 결과는 완전히 다르게 나온 셈이다.
인터텍 냉장고 용량 테스트 결과는 향후 양사의 법정 대응에 중요한 자료로 사용될 가능성이 높다. 삼성전자가 주장하고 있는 “동영상 내용에 허위사실이 없고 소비자에게 정확한 정보를 하는데 문제가 되지 않는다”는 내용을 뒷받침하는 객관적인 증거이기 때문이다.
한편 인터텍 입장을 들어보기 위해 여러 번 전화통화를 시도했으나 인터텍 직원은 “내용을 잘 모르며 담당자 연결은 어렵다”며 말을 아꼈다.
<이수환 기자>shulee@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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