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집
[국감2012] 통신사, 올해도 여야에 ‘뭇매’…보조금 ‘자업자득’
디지털데일리
발행일 2012-10-09 17:09:26
- 국회·방통위, 통신사 보조금 규제 법제화 추진…문자메시지·부동산 등 의혹 눈덩이
[디지털데일리 윤상호기자] 올해 문화체육관광방송통신위원회의 방송통신위원회에서 화두는 통신사 보조금 문제였다. 다른 사안에서는 충돌이 많았지만 이 문제만큼은 여야가 한 목소리를 냈다. 방통위도 책임을 인정했다. 특히 보조금 문제는 다시 법적 규제를 부활시키는 쪽으로 목소리가 모아졌다.
9일 국회 문화체육관광방송통신위원회는 방통위 국정감사를 실시했다. 방통위 출범 이후 국정감사에서 이번에 처음으로 통신사 문제가 전면에 부각됐다. 특히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있어 통신비에 대한 문제가 부각됐다. 하지만 이번 문제제기는 통신사 과열 경쟁이 불러온 자업자득이라는 평가다.
의원들은 지적은 통신사 과열 경쟁을 통제하지 못한 방통위의 책임을 우선 따졌다. 실효성 있는 규제를 해야 통신사를 제어할 수 있지 않겠냐는 지적이다.
새누리당 이재영 의원은 “방통위가 SK텔레콤 KT LG유플러스 등 선수를 링 위에 올려놓고 즐기고 있다”라며 “심판을 보려면 제대로 잘 봐라”라고 질타했다.
민주통합당 전병헌 의원은 “통신요금 인하할 수 있는 부분을 사실상 유통사 통신사 제조사가 가로채는 것과 마찬가지”라며 “과다 보조금을 규제하는 법을 다시 만들어야 한다”라고 촉구했다.
통신사가 관행처럼 지급하는 보조금은 사실 대출금이라는 문제제기도 나왔다. 통신사는 약정을 지키지 않으면 위약금을 물린다.
새누리당 염동열 의원은 “보조금은 그냥 주는 돈이다. 이것이 그냥 주는 돈이냐”라며 “소비자에게 결국 부담이 되는 돈이기 때문에 보조금 대신에 다른 용어를 찾아야 한다”라고 말했다.
통신사가 이익을 최대화하기 위해 보편적 서비스 개선은 소홀히 하고 있다는 내용도 불거졌다. 문자메시지와 실버요금제, 배당 등 눈으로 쉽게 보이지 않는 부분과 일종의 낙전 수입 구조는 내버려 둔 채 투자 핑계만 댄다는 주장이다. 청소년 보호도 도마 위에 올랐다. 어떤 정보를 보든 통신사는 데이터 통화료를 받는다. 모바일 음란물 차단 서비스를 이용하는 청소년 및 어린이 가입자는 7만7815명으로 서비스 이용률은 2.8%다. 음란물 차단 서비스는 SK텔레콤은 ‘T청소년안심서비스’ KT는 ‘올레 자녀폰 안심서비스’라는 이름으로 제공 중이다. LG유플러스는 관련 서비스가 없다.
새누리당 김기열 의원은 “65세 이상 노인 휴대폰 단말기가 일반폰이라는 점을 감안할 때 실버요금제에 대한 소극적 홍보로 1인당 월 2000원 연간 2만4000원을 더 지불하는 셈”이라며 “2009년 이후 통신사가 얻은 불로소득은 3690억원 감면해택을 감안해도 2000억원 규모”라고 추정했다.
또 “통신 3사는 문자메시지를 국제표준대로 하지 않아 2007년 이후 약 1000억원의 초과이득을 얻었다”라고 덧붙였다.
민주통합당 배재정 의원은 “통신 3사는 작년 영업이익의 20~30%에 해당하는 1조912억원을 주주에게 배당했다. 이 가운데 외국인과 외국투자회사에 배당된 금액은 4624억원으로 전체 주주배당금의 42%”라며 “국민 대다수가 이용하는 이동통신서비스의 숨은 수혜자가 엉뚱하게도 외국자본이 될 수 있다는 점은 심각한 문제”라고 우려를 나타냈다.
새누리당 박창식 의원은 “스마트폰에서 성인물을 접근하는 것에 대해 무방비다”라며 “여성가족부 행정안전부는 막으려고 여러 노력을 하는데 통신을 담당하는 방통위는 뭐하는 것이냐”라고 분통을 터뜨렸다.
개별 통신사가 특정 정치 진영을 지원하기 위해 부당한 사업까지 하고 있다는 의혹도 제기됐다. KT의 부동산 사업이 문제가 됐다. KT는 이석채 대표 취임을 포함 현 정부의 낙하산 인사 영입 등 여러 차례 구설수에 올랐다.
전병헌 의원은 “KT가 민영화 기업이라고 할지라도 당초 국민의 세금으로 만들어진 부동산 자산으로 특정 세력이나 부류가 특혜를 받아서는 안된다”라며 “KT 인사 등을 보면 KT가 민간 기업이 맞는지 의심스럽다. 일반 직원만 민영화 이후 퇴직해야 했던 것 아닌지 재평가해야 한다”라고 서초사옥 임대가 부적절하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KT는 “사실 관계를 잘못 이해한 지적”이라며 “매각 후 재임차는 유동성 차원이 아니라 전체적인 자산 가치 극대화를 위한 선순환을 목적으로 중장기 사업전략에 따라 시행했다”라고 해명했다.
한편 이같은 내용에 대해 방통위 이계철 위원장은 “보조금 문제는 심각한 문제까지 도달했다”라며 “법제화를 추진하고 있다”라고 답했다.
또 문자메시지 국제용량 확대와 KT에 대한 의혹 등에 대해 “종합적으로 검토해보겠다”라고 인정했다.
<윤상호 기자>crow@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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