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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설] 삼성전자, 부품 따로 완제품 따로…2012년 조직개편 의미는?

- 권오현·윤부근·신종균, 포스트 최지성 경쟁 시작…신성장동력 구체화 본격 시동

[디지털데일리 윤상호기자] 삼성전자가 14일 2012년 조직개편을 단행했다. 부품과 완제품 독립경영이 골자다.

완제품과 부품조직을 각각 디지털미디어앤커뮤니케이션스(DMC)부문과 DS부문으로 분리했다. DMC부문은 다시 소비자가전(CE)담당과 정보기술 및 모바일(IM: IT·Mobile)담당으로 양분했다. CE는 윤부근 사장<사진 우측 상단>, IT·Mobile은 신종균 사장<사진 중앙>을 각각 사업책임자로 선임했다.

◆2009년 체제 회귀…차세대 삼성전자 CEO 경쟁 시동=최지성 부회장이 대표이사로 대외 업무와 DMC 부문을, 권오현 부회장<사진 좌측>이 DS부문을 담당하는 형태다. 중국에서 돌아온 강호문 부회장은 삼성전자 소속이지만 삼성그룹쪽 대외협력 업무를 지원한다.

삼성전자는 지난 2009년에도 부품과 완제품을 분리하는 체제를 구축했다. 당시와 다른 점은 대표이사가 총괄하는 사업이 부품에서 완제품으로 바뀐 점이다. 최지성 대표는 당시 사장으로 완제품을 총괄하다 당시 이윤우 대표가 물러난 뒤 단독 대표이사가 됐다. 이번에는 권오현 부회장과 윤부근 사장, 신종균 사장이 포스트 최지성을 두고 시험대에 올랐다. 이는 향후 이건희 회장에서 이재용 사장으로 넘어가는 후계구도와도 연관돼있다.

권오현 부회장은 애플 등 주요 거래선과 관계 회복은 물론 불황에 빠진 D램과 액정표시장치(LCD) 실적 회복, 차세대 성장 동력 육성이라는 숙제를 받았다. 윤부근 사장은 TV시장 1등 수성, 생활가전사업 1등이 당면과제다. 신종균 사장은 휴대폰은 물론 카메라 PC 등 IT기기 전반을 일류화 시켜야 한다.

◆부품·완제품 시너지 넘어 거래선 신뢰 회복·완제품 경쟁력 유지 1차 관문=이번 조직개편은 삼성전자 내부 경영진 육성 외에도 거래선 신뢰 회복이라는 큰 그림이 놓여있다. 삼성전자는 반도체 LCD 등 IT기기 핵심 부품과 완제품 사업을 함께 하고 있다.

때문에 거래선과 ▲부품 납품가 공정성 문제 ▲부품 수급 과정에서 정보 유출 등의 의혹을 사왔다. 삼성전자가 애플과 벌이는 특허전쟁 발단도 이런 우려의 일환이라는 관측도 제기됐다. 경쟁사의 의혹의 눈길을 벗어나려면 외관상 독립경영과 함께 각각의 경쟁력 유지라는 1차 관문을 통과해야 한다.

이를 위해 그동안 TV 사업 1등 주역 중 한 명인 김현석 부사장에게 영상디스플레이사업부장을, 무선사업부에는 글로벌 공략 강화와 기업시장(B2B) 공략을 주문했다. 삼성LED 대표였던 김재권 사장에게 글로벌운영실장을 시스코시스템즈코리아 사장을 역임한 조범구 전무를 영입해 B2B지원센터장에 맡겼다. 윤 사장과 신 사장이 신규 사업을 육성하는 동안 이들이 수성과 확장을 해야하는 셈이다.

◆SW·바이오 육성 재천명=부품과 완제품 독립경영 강화 외에는 소프트웨어(SW) 경쟁력 강화와 바이오 및 의료기기 사업 공식화를 재천명했다. 각각 조직을 신설하거나 확대 개편했다.

SW는 김기호 부사장을 수장으로 하는 SW센터 신설 및 전 AOL 미디어&스튜디오부문 사장 출신 데이빗 은을 부사장으로 영입했다. 미국 실리콘밸리지역에 콘텐츠, 서비스 발굴, 소싱 및 개발역량을 집중하기 위해 제2의 미디어 솔루션 센터 MSCA(MSC America)를 설립했다.

바이오 및 의료기기사업 조직은 보강했다. 종합기술원의 바이오 랩(Bio Lab)을 바이오연구소로 격상시켰다. 바이오 소재 분야에 연구역량을 보강했다. 신사업으로 추진 중인 바이오시밀러와 바이오신약 연구지원도 강화키로 했다.
 
또 HME(Health & Medical Equipment)사업팀은 인큐베이팅 기간을 끝내고 ‘의료기기사업팀’이라는 공식 사업조직으로 확대·재편했다. 삼성메디슨과 협업을 통해 시너지를 높이는 내부 조직재편도 실시했다. 의료사업 일류화를 앞당기기 위해 바이오-의료기기 사업간에도 공동 채용, 전략 공유 등 협력을 강화한다. 일례로 방상원 전무는 삼성메디슨 대표와 의료기기사업팀장을 겸임했다.

한편 이번 조직 개편의 큰 틀 부품과 완제품 분리는 향후 해가 바뀌어도 지속될 전망이다. 차세대 CEO 경쟁은 직급에서는 권 부회장이 우위지만 직책을 놓고 보면 3인의 출발점은 대동소이하다. 삼성전자는 올해 안에 전략회의와 글로벌 회의를 실시해 내년 사업 정지작업을 연내 마무리할 예정이다.

<윤상호 기자>crow@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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