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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월 통신시장, 스마트폰만 ‘활황’…일반폰 재고탓 제조사 ‘울상’(종합)

- 통신사 재고조정 여파, 10월 휴대폰 시장 전월대비 50만대 축소

[디지털데일리 윤상호기자] KT가 이동전화 번호이동 시장서 3개월째 웃었다. ‘아이폰4’ 효과 때문이다. 10월에만 10만명이 ‘아이폰4’를 개통했다. 이에 힘입어 KT는 SK텔레콤에서는 2개월째, LG유플러스에서는 3개월째 가입자를 빼앗아 왔다. 올 10월 번호이동 시장은 2004년 제도 도입 이후 10월 규모로는 최대다.

그러나 10월 전체 휴대폰 시장은 5개월만에 200만대 밑으로 떨어졌다. 통신사의 재고 조정 여파다.  지난 7월부터 9월까지 공급된 휴대폰은 모두 730만대가 넘는다. 작년 같은 기간에 비해 130만대 이상 증가했다. 통신사의 가입자 유치전은 불을 뿜었지만 스마트폰에 한정됐다. 방송통신위원회의 마케팅 비용 가이드라인 준수를 위해 비용을 조절한 탓이다.

1일 한국통신사업자연합회(KTOA)에 따르면 지난 10월 이동전화 번호이동 시장 규모는 총 75만9038명으로 집계됐다. 이는 전월대비 19.6% 줄어든 수치다. 하지만 역대 번호이동 시장 10월 규모에서는 제일 높다. 2008년 10월 41만4673명, 2009년 10월 30만9407명을 합한 숫자 보다 많다.

◆번호이동·휴대폰 시장 10월 규모로는 역대 최다=같은 기간 휴대폰 시장은 삼성전자와 LG전자에 따르면 186만9000대~190만대로 집계됐다. 삼성전자는 190만대, LG전자는 186만9000대로 추산했다. 전월 236만5000대~246만4000대에 비해 21.0%~22.9% 줄어든 수치다. 하지만 작년 같은 기간 국내 휴대폰 시장이 137만대 안팎이었던 점을 고려하면 여전히 높은 수준이다.

번호이동 시장은 이동통신 경쟁 척도를 알려주는 지표. 전통적으로 ‘상고하저(上高下低)’ 양상을 띈다. 경쟁이 심화되면 마케팅 비용을 많이 지출할 수밖에 없다. 그래서 연간 실적을 관리하기 위해서는 상반기에 지출을 늘리고 하반기에는 줄이는 전략이 통신사의 기본 자세였다. 휴대폰 시장도 이에 연동된다. 하지만 올해는 스마트폰이 폭발하면서 이같은 흐름이 깨졌다. 스마트폰에 판매가 집중되면서 일반폰 재고가 통신사의 부담으로 남았다. 그만큼 통신사는 제조사로부터 물건 공급을 덜 받았다.

지난 9월 ‘아이폰4’의 가입자를 받기 시작한 KT가 10월에도 시장을 주도했다. 예약 가입 시스템이어서 경쟁사도 KT의 증가 규모를 예상할 수 있어 대응 수준에 따라 승패가 갈렸다. 결과만 보면 SK텔레콤은 소극적, LG유플러스는 적극적 대응을 했다. 마찬가지로 SK텔레콤 전용 제품 공급이 많은 삼성전자가 점유율 손실이 컸다. 여기에 ‘갤럭시S’ 생산부족도 겹쳤다. LG전자는 ‘옵티머스원’ 초도 물량 20만대 공급 효과를 톡톡히 봤다.

◆통신사, 스마트폰 판매 확대 일반폰 재고 부담 작용=KT는 지난해 1월 KTF와 합병 이후 처음으로 3개월 연속 번호이동 시장에서 경쟁사의 가입자를 유치하는데 성공했다. 10월에는 SK텔레콤에서 1만2318명, LG유플러스에서 4558명을 데리고 왔다. 모두 1만6876명이다. SK텔레콤은 LG유플러스 이용자를 빼앗기는 했지만 KT로 나간 가입자가 많아 총 1만1360명이 이탈했다. 2개월째 순유출이다. LG유플러스는 3개월째 가입자가 빠져나갔지만 규모는 줄었다. KT에 내준 인원과 SK텔레콤으로 이동한 958명을 합쳐 5516명이 감소했다.

삼성전자는 지난 10월 82만대의 휴대폰을 팔았다. 점유율은 43.2%. ‘갤럭시S’ 생산부족이 컸다. 삼성전자의 월간 점유율이 50% 밑으로 떨어진 것은 올 들어 처음이다. 삼성전자는 “당분간 글로벌 갤럭시 시리즈 공급 물량 부족 현상이 계속될 전망”이라고 밝혀 기업 시장을 중심으로 한 물량 부족 현상이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갤럭시S’는 출시 4개월이 지났지만 일 개통 1만5000대 수준을 기록하는 등 인기가 지속되고 있다. 누적 공급량은 160만대를 넘었다. ‘갤럭시K’와 ‘갤럭시U’도 누적 40만대에 육박했다.

LG전자는 지난 10월 36만1000대의 휴대폰을 공급했다. 점유율은 19.3%로 전월 15.1%에서 반등에 성공했다. 출시 3주만에 ‘옵티머스원’을 20만대 납품한 것이 실적 반등의 계기가 됐다. ‘옵티머스원’은 일 개통 최고 기록 6000만대 수준. KT와 LG유플러스에 이어 SK텔레콤 판매가 본격화 되는 11월이 장기 흥행의 갈림길이다.

◆통신사 방통위 마케팅비 가이드라인 준수 여부, 11월·12월 시장 ‘좌우’=팬택은 10월 27만대를 판매한 것으로 알려졌다. 14%대 점유율이다. 전월대비 점유율이 소폭 하락했지만 꾸준한 모습이다. 애플은 10만대의 ‘아이폰4’를 팔았다. 약 31만대~34만대의 시장을 ▲모토로라 ▲HTC ▲소니에릭슨 ▲SK텔레시스 ▲KT테크 ▲노키아 ▲림(RIM) 등이 나눠가졌다.

한편 이에 따라 11월과 12월 통신시장은 통신사의 방통위 마케팅비 가이드라인 준수 의지에 따라 흐름이 결정될 전망이다.

우선 KT의 ‘아이폰4’ 판매량이 변수다. ‘아이폰4’ 보조금은 요금제 등으로 정해져 있어 마케팅 비용을 낮추기가 어렵다. 애플과 계약 관계로 제조사 보조금을 요구하기도 힘들다. ‘아이폰4’가 너무 많이 팔리면 사실상 KT는 방통위 가이드라인 준수가 어렵다. SK텔레콤과 LG유플러스가 여기에 적극 대응할 경우 가이드라인 의미가 사라지면서 스마트폰 위주 휴대폰 수요가 살아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스마트폰 판매고는 유지한 채 일반폰 보조금 조정 등으로 마케팅 비용 관리에 나설 경우 여전히 국내 시장 휴대폰 판매량 80% 이상을 차지하는 일반폰 수요가 살아나지 않아 휴대폰 시장은 하락세로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윤상호 기자>crow@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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