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데일리 오병훈기자]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이하 과기정통부)가 인공지능(AI) 국가 총력전을 위한 기반 다지기에 속도를 내고 있다. 인재 및 하드웨어 인프라 확보에 속도를 내고, 원천 기술 개발 등에 집중해 정책 역량 모두를 AI에 집중하겠다는 입장이다.
11일 유상임 과기정통부 장관은 ‘핵심과제 2월 실적 및 3월 계획 브리핑’을 개최하고, 지난달 정책 과제 추진 결과와 향후 계획을 발표했다. 이번 브리핑은 지난 1월 13일 민생안정과 미래 성장동력 강화를 주제로 개최된 ‘주요현안 해법회의’ 후속조치다.
이날 유 장관은 ▲AI 글로벌 3대 강국 도약을 위한 AI 산업 기반 확충 ▲핵심 전략기술 신속 확보를 위한 집중지원 ▲디지털 서비스 안정성 확보 등 민생 총력 지원 ▲선도형 연구개발(R&D) 및 범부처 기술 사업화 생태계 혁신 등 과학 R&D 전분야 정책 계획을 발표했다.
◆국가AI컴퓨팅센터 GPU 1만8000장 확보…국회 추경협조 절실
유 장관은 범부처 차원에서 진행 중인 ‘국가AI컴퓨팅센터’ 추진에도 속도를 내야한다고 역설했다. 국가AI컴퓨팅센터는 현재 참여 컨소시엄 및 기업을 모집 중에 있다. 특부목적설립법인(SPC) 형태로 출범될 예정으로 국내 AI 개발을 위한 그래픽처리장치(GPU) 인프라를 지원하겠다는 취지다. 유 장관은 국가AI컴퓨팅센터를 위한 예산 확보가 시급하다며 국회의 조속한 여야 합의를 촉구했다.
그는 “내년까지 1만8000장 정도 GPU 확보가 계획돼 준비 중이지만, 국회 예산 문제로 동결이 된 상황이 지속되고 있다”며 “추경이 조속히 되지 않는다면 우리가 GPU를 올해 내에는 도입하기 어려운 상황이며, 주무부처 장관으로서 굉장히 우려스럽다”고 전했다.
이어 “AI 분야 정책지원이 9개월 정도 늦어지면 이게 기술격차는 3년 정도 늦어지는 꼴이 된다. 기술이 뒤처지는 문제를 우리가 감당할 수밖에 없는데 그건 거의 따라가기 쉽지 않다”며 “조속한 시일 내에 GPU가 들어와서 연구자들이 쓸 수 있는 상황을 만들어 가야 된다”고 강조했다.
유 장관은 이날 발표 중 최근 개최된 ‘모바일월드콩그레스(MWC)25’ 현장 방문 소회를 전하기도 했다. 유 장관은 세계이동통신사업자연합회(GSMA)와 차세대 통신기술 상용화 협력을 위한 업무협약(MOU)를 체결한 바 있다.
유 장관은 “브랜던 카 미국연방통신위원회(FCC)를 비롯한 글로벌 고위급 인사와 만나 디지털 정책 협력 확대 방안을 논의했다”며 “논의하는 과정에서 GPU 등 투자와 함께 인재 확보가 필요하다는 것을 절실히 느낄 수 있었다”고 말했다.
AI 지원 정책 시급함이 대두됨에 따라 과기정통부도 다양한 AI 정책을 본격 추진할 계획이다. AI 시대 대규모 데이터 통신 중요성이 부각되고 있는 만큼, 3월 중에는 차세대 이동통신기술인 6G 기술표준화를 위한 3GPP 국제회의에서 유의미한 결과를 내겠다는 계획이다. 이어 ▲글로벌 AI 첼린지 ▲고급AI 인재 양성 ▲월드베스트 대형언어모델(LLM) 프로젝트 등 지난달 20일 발표한 ‘국가 AI역량강화방안’ 후속 과제 추진에 속도를 내겠다고 전했다.
국내·외 주요AI기업이 참여하는 ‘컴퓨팅 인프라와 AI모델, 혁신의 주도권을 잡아라’ 주제 ‘AI글로벌 컨퍼런스’도 개최한다. AI 및 서비스형소프트웨어(SaaS)분야 유망기업을 발굴·육성하는 ‘AI혁신펀드’ 민간운용사(VC) 선정 심의회 구성 등 심사 절차도 개시한다.
◆유 장관도 사용하는 1만원대 5G 요금제?...“주파수할당 개선안은 본연 취지 회복 차원”
이어 진행된 질의응답 시간에는 최근 시작된 정부 주도 1만원대 5G 20기가바이트(GB) 알뜰폰 요금제 출시 현황을 묻는 질문이 이어졌다.
이에 류제명 네트워크정책실장은 “정부가 지난 21일자로 고시 개정을 하고 현재 20GB 1만 원대 요금제를 출시한 사업자는 3개 사업자”라며 “이들은 도매 제공 의무 사업자인 SK텔레콤과 계약한 사업자들이며, 다른 사업들도 SK텔레콤과 협의를 계속 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된 바, 출시 요금제는 더 많이 늘어날 예정”이라고 전했다.
또, 유 장관은 “현재 내가 사용하고 있는 업무 휴대폰도 1만원대 알뜰폰으로 바꿀 예정”이라고 강조하기도 했다.
주파수할당제도 개선과 관련한 질문도 이어졌다. 지난해 제 4이동통신사 공모 과정에서 발생한 스테이지엑스 주파수 할당 취소 처분 사태를 계기로 주파수할당 경매에 참여하는 기업들의 참가 요건을 강화해야 한다는 의견이 제기됐다. 이에 정부는 주파수할당제도 개선방안을 위한 연구반을 가동, 최근 공급 중심 주파수할당제도를 시장 수요 중심으로 전환하는 개선안을 내놓았다.
류제명 네트워크정책실장은 “지난해 시도했던 제 4이동통신사 주파수할당 과정에서 경험하고 알게 된 거는 이게 경매과정상, 그러니까 주파수 할당과 관련된 절차에서 아직 능력이 충분히 입증되지 않는 그런 사례가 발생할 수 있다는 점을 확인했다”며 “정상적으로 주파수 대가를 납부할 수 있는 능력을 입증하고, 또 초기 망 구축 의무를 이행할 수 있는 사업자에 주파수를 할당하고, 할당 이후는 시장 원리에 맡기겠다는 취지에 맞도록 개정 작업을 진행했다”고 말했다.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기업과 음악저작권협회 간의 음악저작물 사용료 갈등 등에 대한 과기정통부의 개입 가능성 여부를 묻는 질문엔 “저작권 관련 주무부처는 문화체육관광부”라면서도 “지난해 11월에 OTT 글로벌 경쟁력 강화 방안에 따라 4000억원 규모 K-콘텐츠미디어전력펀드 조정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오는 2028년까지 총 1조원 규모를 목표로, 이 펀드를 통해서도 국내 OTT 사업자들의 투자가 활발하게 이뤄질 것이라 기대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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