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데일리 오병훈기자] 금융사들의 알뜰폰 사업 진출이 가속화되고 있지만, 치열한 경쟁 및 규제 변화에 대응하기 위한 고민도 깊어지고 있다. 알뜰폰 시장에 뒤늦게 진입하는 만큼, 자칫 금융사들이 알뜰폰 시장에서 얻을 수 있는 이익보다 지불 비용이 더 크게 늘어날 수도 있는 상황. 신중한 전략 모색이 요구되고 있다.
알뜰폰 시장을 통해 금융사들이 얻고자 하는 이점은 ‘소비자 통신 데이터 확보’ ‘비금융수입 발굴’ ‘금융 서비스와 연계를 통한 고객 저변 확대’ 등 다양하다. 다만, 이 같은 이점이 그룹사 단위로 움직이는 금융 기업들에게 효용성을 지니기 위해선 눈 앞에 놓인 각종 리스크 관리도 중요해진 상황이다.
알뜰폰 성장 ‘주춤’…KB리브모바일은 ‘적자행진’
KB리브모바일 출범 이후 업계는 이 회사 점유율 성장에 주목했다. 첫 금융계열 알뜰폰 시장인 만큼 사업 성과에 대한 관심이 높았다. 금융그룹 역량을 뒷배 삼아 공격적으로 점유율을 늘려가기 시작한 KB리브모바일은 불과 몇년 새 주요 알뜰폰 사업자로 급부상했다. 금융 혜택과 결합된 서비스와 더불어 가격경쟁력을 확보함으로써 현재는 약 43만 회선을 확보한 상황이다. 당초 KB국민은행이 목표로 내세운 100만회선에는 미치지 못하는 수준이나, 이용자 확보 속도는 주목할 만하다는 것이 업계 평가다.
점유율 성장을 통해 주요 알뜰폰 사업자로 주목받기 시작했으나, 안정적인 매출 확보는 요원하다. 제한된 재원을 두고 경쟁을 벌여야 하는 통신 시장 특성상 각사 이용자를 뺏고 빼앗기는 ‘제로섬 게임’이 지속되고 있기 때문이다. 국내 주요 통신 3사(SK텔레콤, KT, LG유플러스)의 알뜰폰 자회사 점유율이 높은데다 그 외 중소기업 알뜰폰 사업자와도 경쟁을 벌여야 한다.
알뜰폰 시장 성장세가 꺾일 조짐을 보이고 있다는 점도 예의주시해야 할 부분이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이하 과기정통부)가 최근 공개한 ‘유무선 통신 서비스 가입 현황’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말 기준 알뜰폰 가입 회선은 949만2407개로 전월 대비 0.35% 감소했다. 39개월만의 감소다.
실제로 금융사 알뜰폰 첫 주자 KB리브모바일의 성적도 시원찮은 상황이다. 지난 2019년 사업을 시작한 KB리브모바일은 최근까지도 적자행진을 이어왔다.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이하 과방위) 소속 이훈기 의원실(더불어민주당)이 과기정통부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KB리브모바일은 지난 2023년 113억원 규모 영업손실을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통상적으로 업계에서는 알뜰폰 사업은 5년 경과 이후 흑자전환이 가능하다고 여겨졌다. 저렴함 망 사용료를 필두로, 일반 MNO 사업자 대비 가격 경쟁력을 높게 가져갈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경쟁이 치열한 만큼 KB리브모바일이 점유율 확보를 위해 공격적인 가격 정책을 내세운 탓에 수익성 확보가 어려운 것 아니냐는 분석도 나온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알뜰폰 시장 진출을 앞두고 있는 우리은행의 고민도 깊어지고 있다. KB리브모바일의 실적 부진을 지켜본 만큼, 보다 신중한 전략 구상에 들어간 것으로 보인다. 적절한 투자를 통한 이용자 확보와 수익 창출을 위한 합리적인 가격 정책 등 고려해야 할 부분이 많은 상황이다.
당장 다음달 혹은 오는 4월 중 출시를 예고했으나, 공식적으로는 서비스 전략 및 차별화 포인트 등을 홍보하는데는 소극적인 모습이다. 지난해 이뤄진 LG유플러스와 알뜰폰 사업을 위한 협약 체결 등 간접적인 사실을 통한 업계 분석이 이어지고 있으나, 공식적으로는 “다양한 비금융서비스 확보를 통한 락인효과(잠금효과)를 기대하고 있다”는 이야기 외에 특별한 전략을 밝히지 않고 있는 상황이다.
최대변수 ‘대기업 알뜰폰 60% 점유율 제한’...대외환경 변화 주목
알뜰폰 시장을 둘러싼 대외정책 변화에 대한 대응책 마련도 요구된다. 도매대가 자율 협상 제도가 시행을 코앞에 두고 있으며, 국회에서는 현재 대기업 알뜰폰 점유율 60% 제한을 골자로 하는 개정안 입법을 두고 논의가 진행 중이다.
특히, 새롭게 시장에 진입하는 우리은행 입장에서 대기업 알뜰폰 점유율 제한 취지 ‘전기통신사업법 개정안’은 가장 큰 리스크로 꼽힌다. 점유율 제한이 생기는 만큼, 경쟁도 치열해지면서 우리은행의 입지 확보도 쉽지 않을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법안은 과방위 소속 김현 의원(더불어민주당)이 대표 발의한 것으로, 중소 알뜰폰 기업을 보호하겠다는 취지로 재정 작업이 한창이다. 지난해 과방위 전체회의에서 통과돼 법제사법위원회(이하 법사위)로 이송됐으나, 여야 합의 불발로 추가 논의를 이어갈 전망이다.
해당 법안 골자는 은행 및 통신3사(SK텔레콤, KT, LG유플러스)의 알뜰폰 자회사 점유율을 60%로 제한하는 것이다. 이들의 알뜰폰 점유율은 현재 52% 수준이다. 소비자의 통신 서비스 선택 폭을 넓히고, 중소 알뜰폰 사업자의 성장을 도모하기 위함이다.
해당 법안이 법사위를 통과해 본회의를 거쳐 최종 의결될 경우, 우리은행의 시장 내 점유율 확보 전략에도 빨간불이 들어올 수 있다는 것이 업계 분석이다. 이용자 확보가 중요한 진입 초기부터 제한된 점유율 속 더욱 경쟁이 가속될 수 있다는 것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금융계열 알뜰폰 사업자 중 이미 일정 회선을 확보한 토스나 KB국민은행에게도 시장 확장의 장벽이 생길 수 있는 상황”이라며 “우리은행의 경우 시장 진입 단계부터 해당 법에 의해 진입 초기부터 더 치열해진 이용자 확보 경쟁을 벌여야 할 수도 있다”고 분석했다.
도매대가 협상 방식 변화와 관련해서는 업계 내 기대와 우려가 교차하고 있다. 한편에서는 정부의 개입 없이 자율적인 협상이 가능해지면서 오히려 알뜰폰 시장이 활성화될 수 있다는 기대가 나온다. 다른 한쪽에서는 통신 3사가 주도권을 가지고 도매대가를 높게 책정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
다만, 금융 계열 알뜰폰의 경우, 중소 알뜰폰 사업자와 달리 금융그룹이라는 든든한 뒷배가 있기 때문에 통신3사와 협상력에서 밀리지 않는 체급을 지니고 있다. 이를 통해 합리적인 도매대가 협상에 성공한다면, 가격 경쟁력을 챙길 수 있다는 것이 업계 분석이다.
한편, 다음달 30일부터 발효되는 전기통신사업법 개정안에 따르면, 정부는 더 이상 이동통신(MNO) 사업자와 알뜰폰(MVNO) 사업자 간의 도매대가 협상에 개입하지 않는다. 협상은 각사 간 자율적으로 진행되며, 정부는 부당한 도매대가 협상 및 계약을 방지하는 차원에서 사후에 제재를 가하는 등 시장 균형을 맞추는데 집중한다.
정부 제도 개선에 따라 도매대가 산정방식도 바뀐다. 이전까지는 도매대가를 산정하는 과정에서 회피가능비용(마케팅 비용 등 통신사가 서비스를 직접 제공하지 않기 때문에 회피할 수 있는 비용)을 감안해 산정하는 ‘리테일 마이너스’ 방식만 적용됐다.
하지만 리테일마이너스 방식은 회피가능한 비용이 한정적인 탓에 도매대가 인하에 한계가 있었다. 이에 정부는 리테일마이너스에 망 구축 비용 등 실제 비용에 적정 이윤을 더하는 ‘코스트 플러스’ 산정 방식도 추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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