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데일리 강소현기자] 정부가 올해 양자암호통신을 양자인터넷으로 도약시키는 단계를 밟는다. 글로벌 트렌드에 따라 QKD(양자암호키분배)와 PQC(양자내성암호) 하이브리드 전략을 채택하는 동시에, 양자 텔레포테이션(원격전송) 기술의 상용화를 통해 양자인터넷 시대를 열겠다는 포부다.
8일 정부와 관련업계에 따르면,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이하 과기정통부)는 연내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와 함께 양자인터넷 핵심 원천 기술 개발 사업의 일환으로 양자 텔레포테이션 실험을 추진한다.
양자인터넷 구현에서 관건은 현재의 인터넷망과 같은 ‘양자 네트워크’를 구축하는 것이다. 즉, 양자 정보의 최대 전송거리를 늘려야한다.
다만, 현재의 기술로는 제3자의 관측이 감지되는 순간 여러상태로 공존하던 중첩상태의 양자가 어느 한쪽으로 성질이 결정돼 처음과 형태가 달라진다는 양자의 특성 탓에 전송거리에 제한이 있었다.
이 가운데 주목된 것이 양자 텔레포테이션 기술이다. 양자 텔레포테이션은 양자 역학의 고유 성질 중 ‘얽힘’(Entanglement)을 이용해 큐비트로 표현된 양자 정보를 원격 전송하는 기술이다.
‘얽힘’은 물리적 거리와 관계없이 서로의 상태를 공유하는 성질인데, 이러한 성질에 의해 송·수신자는 컴퓨터의 파일을 복사-붙여넣기 하듯 양자 정보를 공유받게 된다. 중국이 2016년 8월 양자통신 위성 ‘묵자’(Micius)를 발사, 이듬해 세계 최초로 1200km 거리의 위성과 지상기지 간 양자통신에 성공했는데 여기에도 양자 텔레포테이션 기술이 활용된 것으로 알려졌다.
ETRI는 연내 양자 텔레포테이션 기술을 활용한 최대 전송거리를 50km까지 늘린다는 목표다. 현재는 실험실 내 수미터(m) 전송에 성공한 수준으로, 내년에는 한국지능정보사회진흥원(NIA)과 함께 시범망에도 적용한다.
허준 고려대학교 전기전자공학부 교수는 “양자 신호는 50km 이상를 넘어서면 점차 약화되는데, 더 먼 거리로 보내려면 이동통신과 같이 (신호를 증폭시키기 위한) 중계기가 필요하다”라며 “다만, 양자 신호는 단순히 증폭시킬 수 있는 개념이 아니라, ‘얽힘’이라는 양자의 특성을 활용해 사전에 얽힘을 서로 공유시키면 A지점에서 B지점까지 양자상태를 복사하는 것과 같이 정보를 전달할 수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기존 얽힘 분배 및 전송 기술과 비교해) 양자 인터넷 외에도 양자 컴퓨팅과 양자센싱 등과 결합해 활용할 수 있다는 점에서 기술의 응용범위가 훨씬 넓다”고 덧붙였다.
정부는 이를 통해 양자암호통신에서 글로벌 선도적 지위를 확보한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앞서 과기정통부는 NIA·통신3사와 세계 최초로 양자통신 기반 전용회선 서비스를 출시하는가 하면, 양자암호통신 장비 인증제도를 마련해 초기시장을 창출하는 성과를 거뒀다.
ETRI 관계자는 “향후 양자 네트워트를 구현하기 위한 선도적 기술을 확보한다는데서 의의가 있다”라며 “(연내 목표한 양자 텔레포테이션 실험에 성공한다면) 글로벌 3위, 4위 수준의 위상을 확보하게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아울러, 양자암호통신에서 정부는 QKD-PQC 투트랙 전략을 유지한다는 방침이다. 양자암호통신 기술은 데이터 암호화 방식에 따라 크게 두 가지로 구분되는데 QKD는 양자난수, PQC는 복잡한 수학 알고리즘을 사용한 암호화 방식이다.
최근 해외 국가들에서도 QKD-PQC 투트랙 전략을 채택하는 추세인 것으로 전해진다. 유럽연합(EU)은 지난해 4월 양자암호 상용망 구축사업(EuroQCI)에서 회원국들이 QKD에 PQC를 결합한 하이브리드 방식을 채택하도록 권고했다. 앞서 영국 사이버보안센터(NCSC)는 공공서비스에서 QKD 사용을 지양할 것을 권고한 바 있다.
마찬가지로 미국도 국가안보국(NSA)에서 PQC 사용을 지지해왔지만, 최근 금융권 기업 등을 중심으로 QKD를 적용하려는 움직임이 포착됐다. 일례로 JP모건 체이스(JPMorgan Chase)는 두 개의 데이터 센터와 연결된 가상사설망(VPN)에 QKD를 적용한 Q-CAN을 구현했다.
한편, 과기정통부는 올해를 대한민국 양자 산업화의 원년으로 삼고 양자 과학기술의 생태계 경쟁력 강화와 산업육성을 위해 총 1980억원의 예산을 투입한다.
유상임 과기정통부 장관은 최근 한국물리학회 주관으로 서울 과학기술회관에서 열린 ‘세계 양자과학 및 기술의 해 한국 선포식’에서 "우리가 잘할 수 있는 장점을 조속히 확보하고 양자 생태계가 자리매김할 수 있도록 노력하는 게 공동체의 숙제"라며 "올해를 대한민국 양자 산업화의 원년으로 삼아 기술과 산업 양면에서 정진하려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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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정부, 올해 ‘양자 원격전송’ 50km 실험 나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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