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데일리 배태용 기자] 내년부터 유럽연합(EU)의 탄소 규제가 한층 강화될 예정인 가운데, 업계에선 독일의 전기차 보조금 재도입 가능성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독일은 유럽 전기차 시장의 핵심 국가로, 주요 완성차 제조사들이 모여 있어 보조금 정책이 전기차 판매와 생산에 큰 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이다. 보조금이 부활하면, 침체한 전기차 시장의 '캐즘(일시적 수요둔화⋅Chasm)'을 극복할 수 있을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16일 배터리 업계에 따르면, 탄소 배출량을 2030년, 1990년 대비 55% 감축하겠다는 목표를 내건 EU는 내년 탄소 배출 규제를 더욱 강화한다. 자동차 제조사에 대해 신규 승용차 판매 시 평균 CO2 배출량을 93g/km 이하로 낮추는 규제를 이행하는 것. 이 규제는 올해 기준이었던 116g/km에서 대폭 강화된 수치다.
또한, 탄소 배출권 거래제도(ETS)가 강화된다. 내년부터 ETS는 모든 탄소 배출권 할당량을 경매로 전환하며, 각 제조업체는 경매를 통해 배출권을 확보해야 한다. 또한 배출 허용량도 점진적으로 줄어들어, 기업들이 배출권 비용을 더 많이 부담하게 될 것으로 전망된다.
또한 2025년부터 ETS2로 불리는 새로운 제도가 추가로 도입되며, 건물 및 교통 부문에 대한 CO2 배출 규제를 강화할 예정이다. ETS2는 2027년부터 완전히 가동될 계획이지만, 2025년부터 관련 보고 및 모니터링이 시작될 예정이다.
업계는 내년의 이런 탄소 규제 강화가 독일 전기차 보조금 부활을 촉진할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다. EU에 가입된 독일은 유럽의 주요 자동차 제조사들이 모여 있는 국가로, 강화된 탄소 규제하에서는 내연기관차보다 전기차로의 빠른 전환이 필수적이기 때문이다.
독일은 전기차 보급이 일정 수준에 도달했다고 판단, 지난해 9월 전기차 보조금 예산을 대폭 삭감했다. 이전까지 독일 정부는 전기차 구매 시 최대 9000유로(약 1300만원)의 보조금을 지원했으나, 올해 9월부터는 지원 금액을 약 3000유로(약 440만원)로 축소했다. 특히, 전기차 가격이 4만 유로(약 5900만 원)를 초과하는 모델에 대한 보조금은 전면 폐지됐다.
전기차 보조금이 다시 도입되면 전기차 시장의 '캐즘' 해소에 기여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유럽 전기차 시장 역시 캐즘 흐름을 겪고 있는 만큼, 독일의 보조금 정책이 전기차 보급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을 수 있을 것이라는 예상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이어 "내년 EU의 탄소 규제 강화는 전기차 산업의 판도를 다시 한번 바꿀 중요한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라며 "독일이 전기차 보조금을 재도입할 경우, 전기차 생산과 판매가 촉진되며 탄소 감축 목표 달성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기대된다"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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