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데일리 왕진화 기자] 중국 전자상거래(이커머스) 플랫폼 테무(Temu)가 새로운 이용 약관을 사용자에게 고지했다. 다만 사용자가 동의할 경우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계정 내 콘텐츠를 테무가 접근하고 사용 가능하게끔 하는 약관 내용이 그대로 있어 논란이 예상된다.
실제로 수상한 약관이 명시가 돼있거나 개인정보 탈취에 대한 우려를 자아내는 C커머스(차이나+커머스)에 대한 시정 조치 및 제재를 국내에서 가할 수 없다는 점은 현재까지 아쉬운 문제로 지적된다. 다만 테무 측은 중국 정부가 개인정보 제출 등을 요구할지라도 응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강조했다.
30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최근 테무는 새로운 이용 약관을 홈페이지에 게시하며 소비자에게 고지했다. 효력 발생일은 오는 5월8일이다.
우선, 약관이 변경될 경우 테무가 사용자에게 이러한 내용을 최소 7일 전에 공지해야 한다는 내용이 새 약관에 추가됐다. 이 약관에 따르면 사용자가 효력 발생일 이전에 이 변경사항에 대한 이의를 제기하지 않는 경우, 해당 변경사항에 동의한 것으로 간주된다.
또한 새롭게 바뀐 약관에서는 개인정보 처리방침과 지적 재산권에 대한 법률 준수 및 정책을 보다 상세하게 다루고 있다. 또한 면책과 보증에 이어 ▲구매 절차 ▲서비스 사용 관련 사항 ▲앱스토어(App Store) 관련 사항 등을 더 명확히 기술하고 있다.
이는 사용자와 테무 간 관계와 책임을 더욱 투명하고 상세하게 설명하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특히 약관 위반 시 테무가 관계를 종료하거나 일시 중지할 수 있는 권한이 더욱 명확하게 언급됐다. 예컨대, 사용자는 사용자가 해당 약관에 명시된 제한 사항을 위반했는지 여부를 결정할 단독 권한이 테무에 있음을 인정하고 이에 동의해야 한다.
SNS 계정을 통한 계정 연결과 관련된 세부 사항도 이전보다 더욱 명확히 제시됐다.
새롭게 바뀐 약관에 따르면, 사용자가 SNS 계정에 대한 액세스 권한을 부여할 경우 모든 SNS 콘텐츠는 약관의 모든 목적에 따라 (테무를 향한) 사용자 제출물로 간주된다. 즉, 사용자가 이 약관에 동의한다면 SNS 계정에 제공하고 저장한 모든 콘텐츠에 테무가 액세스하거나 사용 가능하게 하고, 저장할 수 있음에 동의한다는 의미와 같다.
중재 계약도 이전 약관에 비해 중재 절차의 세부 사항, 특히 일괄 중재 및 중재 절차에 대한 구체적인 절차와 규정에 대해 더 자세히 설명하고 있다. 이는 사용자와 테무 간의 분쟁을 효과적으로 해결하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다만 테무 단독 재량에 따라 언제든지 변경될 수 있다는 점 역시 사용자에게 불리한 뜻으로 분석될 여지가 있다.
이에 대해 테무는 보안과 개인정보 보호를 최우선으로 생각하며 데이터 관행을 투명하게 공개하겠다는 입장이다. 테무 측은 특히 중국 정부가 테무에 개인정보 등 제출을 요청하더라도, 이에 절대 응하지 않을 것이라는 입장을 피력했다.
테무 측은 “당사는 데이터 저장에 관한 각각의 현지 법률과 규정을 철저히 준수한다”며 “또한, 테무는 데이터 보안을 보장하기 위해 다양한 위치에서 마이크로소프트(MS) 애저 클라우드 서비스 등을 사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더욱이, 테무는 고객 데이터를 판매하지 않는다고도 강조했다.
한편, 공정위는 이달 들어 테무를 대상으로 전자상거래법·표시광고법 위반 여부를 조사 중이다. 미국에서는 개인 정보 유출을 이유로 테무에 대한 집단 소송이 진행 중이다. 문제는 바로 중국으로의 정보 유출 우려다. 현재 테무는 회원 가입 시 개인정보 처리 방침에 대한 동의를 받고 있다. 그러나 테무는 필요한 경우 ‘동의 없이’도 정보를 제3자에게 제공할 수 있다고 명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지난 25일 시민단체 소비자주권시민회의는 중국 전자 상거래 플랫폼 알리와 테무를 개인정보보호법과 정보통신망법 위반 혐의로 경찰에 고발한 바 있다. 소비자주권시민회의는 일괄적인 개인정보 수집의 부당성과 중국으로 정보 유출 우려를 지적했다.
박순장 소비자주권시민회의 사무처장은 고발 기자회견에서 “제3자 로그인(카카오, 네이버, 구글, 페이스북, 애플, 트위터)과 회원가입 시 약관 및 개인정보 수집에 동의하지 않으면 상품을 구매할 수 없는 부당하고 불법적인 방식으로 이용자들의 사생활까지 들여다보고 있다”고 주장했다.
또 “상품 구매와 관련이 없고, 상품 구매에 필요한 로그인의 범위를 일탈한 것”이라며 “시간에 따른 서비스 종류와 기기 모델, 운영 체제 정보, 언어 설정, 고유 식별자(광고 목적으로 사용되는 식별자 포함), 조회한 페이지, 페이지에 머문 시간, 위치, 해당 페이지로 이어지는 출처까지 불법으로 수집해 활용한다”고 덧붙였다. 시민회의는 이렇게 수집된 정보들이 중국으로 유출될 우려도 있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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