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데일리 권하영기자]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경영권 불법승계 혐의 1심 재판에서 무죄 판결을 받으면서, 삼성전자가 최대주주이고 이재용 회장이 개인 최대주주로 있는 삼성SDS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삼성SDS로서는 그룹 오너의 사법리스크로 인한 경영 불확실성을 해소함으로써, 그동안 미뤄왔던 인수합병(M&A)에 속도를 내는 계기가 될 수 있다. 이를 기점으로 삼성SDS의 미래 전략 또한 재편될 가능성이 큰 만큼, 삼성 그룹사에 대한 사업 의존도를 줄이고 수익 다각화를 서둘러야 하는 시점이기도 하다.
◆ 이재용 회장, 경영권 불법승계 혐의 1심 ‘무죄’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5-2부(박정제 지귀연 박정길 부장판사)는 5일 자본시장법상 부정거래행위·시세조종 및 업무상배임 등 혐의로 기소된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과 다른 13명의 피고인에게 무죄를 선고했다.
앞서 이 회장은 2015년 제일모직-삼성물산 합병 과정에서 합병 삼성물산의 지분을 안정적으로 확보하고자 제일모직 주가를 올리고 삼성물산 주가를 낮추는 식으로 부정행위에 관여했다는 혐의를 받았는데, 1심 재판부는 혐의를 인정하지 않았다. 두 회사 합병이 이 회장의 승계만을 목적으로 하지 않았고, 불공정한 비율로 주주에게 손해를 끼쳤다고 인정할 만한 증거도 없다는 판단에서다.
아직 검찰의 항소 가능성이 남아 있지만, 이 회장의 경영권 불법승계를 증명할 결정적 근거였던 제일모직-삼성물산 합병 과정이 정당했음을 1심에서 인정받음에 따라, 이 회장의 사법리스크가 한층 해소됐다는 평가다.
◆ ‘삼성 지배구조 한축’ 삼성SDS, M&A 족쇄 풀리나
이에 따라, 그동안 이 회장의 재판으로 지지부진했던 각 계열사들의 대규모 투자 결정이나 M&A 추진 등이 활발해질 것으로 기대된다.
그중 삼성 그룹의 디지털물류 및 IT서비스 사업을 책임지고 있는 삼성SDS도 주목을 받고 있다. 이 회장이 주식 711만8713주(지분율 9.2%)를 갖고 있는 개인 최대주주인 데다, 삼성물산→삼성생명→삼성전자→삼성SDS로 이어지는 오너 일가의 지배구조를 완성하는 핵심 계열사기 때문이다. 따라서 이 회장의 사법리스크 해소로 M&A 족쇄가 풀릴 가능성이 가장 큰 곳 중 하나라고 볼 수 있다.
그룹 전산실로 출발했던 삼성SDS는 그동안 주요 그룹사들의 시스템통합(SI) 사업을 수주하며 수익 구조를 다져왔지만, 최근에는 인공지능(AI)과 클라우드 등 기술혁신에 맞춰 체질개선을 해오고 있었다. 특히 국내에서 클라우드(CSP) 사업과 클라우드 관리서비스(MSP) 사업, 그리고 서비스형소프트웨어(SaaS) 사업을 동시에 영위하는 유일한 회사로서 가진 기술 경쟁력을 강조해 왔다.
이에 따라 삼성SDS는 마침 클라우드와 생성형AI 사업을 더 강화하기 위한 M&A 필요성도 느끼고 있던 차다. 실제 서원석 삼성SDS IR팀장은 최근 진행한 회사의 2023년 4분기 및 연간 실적 컨퍼런스콜에서 “올해 더 적극적으로 M&A 기회를 찾고 있으며 실제 성과를 내도록 할 것”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이런 상황에서 이 회장의 사법리스크 해소는 삼성SDS의 본격적인 M&A 추진에 있어 최적의 타이밍인 셈이다.
삼성그룹에 정통한 한 관계자는 “지난해 삼성전자가 미래사업기획추진단을 신설하면서, 다들 (다음 투자처가) 반도체라고 생각하는데, 사실 반도체는 중국과의 이슈가 있어 제한적”이라면서 “삼성SDS로선 글로벌 쪽으로 사업을 좀 더 팽창할 수 있는 기회가 될 수 있고 실제 물류 쪽 M&A 얘기도 들려오고 있다”고 전했다.
◆ 뉴삼성 비전 위한 ESG 경영 차원서 내부거래 줄어들 듯
뿐만 아니라, 이 회장의 사법리스크 완화는 삼성SDS로서 단순히 M&A 추진력 확보 차원을 넘어 회사의 미래 전략을 재편하게 되는 계기일 수도 있다.
1심 재판에서 승소한 이 회장의 다음 행보는 사회공헌과 관련될 확률이 매우 높다. 그동안 삼성 오너 일가를 향해 커진 부정적 시각들을 일시에 해소하고, 삼성 그룹의 신뢰 회복과 이 회장 본인의 ‘뉴삼성’ 비전을 보여주기 위해 할 수 있는 가장 빠른 방법이기 때문이다.
이 말인 즉, 그동안 삼성 그룹의 IT서비스를 담당하는 계열사로서 상당한 내부거래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삼성SDS 또한 개혁의 대상이 될 수 있다는 얘기다. 삼성그룹 내 구매대행이나 IT서비스 사업을 삼성SDS에 몰아주는 일은 더 이상 쉽지 않을 것이란 전망이다. 이를 계기로 삼성SDS 또한 그룹사를 통한 안정적 수익에 안주하기 보다는, 신규 사업 발굴에 속도를 내면서 사업을 다각화해야 할 때가 왔다는 것이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이 회장이 1심에서 무죄 선고를 받았기 때문에,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에 좀 더 힘을 줘야 할 것이고 그러면 이제 대표적인 MRO(소모성자재구매대행) 사업을 없애야 한다”며 “삼성전자가 발주하는 IT 사업을 삼성SDS가 수행하는 구조에도 변화가 있을수 있다. 그룹 차원에서 공정한 영업기회라든지 중소기업과의 상생 측면에서 어떤 메시지를 발표할 가능성도 있다”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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