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데일리 이종현기자] 행정안전부의 디지털 서비스 장애가 반복되고 있다. 11월17일 행정 전산망 새올을 기점으로 온나라시스템을 비롯해 국민재난관리시스템(NDMS), 지리정보시스템(GIS), 주민등록시스템, 조달청 나라장터, 전자증명서 발급 등 곳곳에서 장애가 반복되고 있다.
정보기술(IT) 업계에 따르면 전자증명서 발급을 지원하는 네이버와 카카오, 토스 등 민간기업의 서비스 대부분이 24일 오전 동안 멈췄다. 정부의 전자증명서 발급유통 시스템 점검이 원인이다. 해당 서비스들은 오전 중 복구됐다.
하지만 오후에 ‘모바일 신분증’의 웹사이트와 애플리케이션(앱)이 멈추는 일이 또다시 발생했다. 모바일 신분증은 오전 민간 서비스의 장애에도 영향을 받은 것으로 확인됐다. 오후 서비스 장애도 오전과 같은 원인인 것 아니냐는 목소리가 나오는 중이다.
시스템 장애와 관련 행정안전부는 “행정 전산망과는 관계가 없다”고 주장했다. 인증 서비스를 제공하는 기업인 한국전자인증의 장애로 서비스가 일시 중단됐다는 것이다.
하지만 한국전자인증 측은 이를 부인했다. 한국전자인증 관계자는 “인증서는 문제 없이 발급되고 있다. (문제가 있다면) 일반 사업자들이나 은행도 영향을 받았을 것”이라고 답했다.
인증 서비스의 문제라는 행정안전부의 설명은 지난 11월17일 새올의 장애 때와 유사하다. 당시 행정안전부는 정부공개키기반구조(GPKI) 시스템을 장애의 원인으로 지목했지만 행정전자서명 서비스 역시 문제가 된 일부 서비스를 제외하면 정상 작동했다.
거듭되는 장애와 납득하기 어려운 설명에 정부에 대한 불신은 점차 커지는 중이다. 11월17일 장애의 원인을 네트워크 레이어4(L4) 스위치 문제라고 밝혔지만, 그 역시도 불분명하다. IT 업계에서 단순 장비 문제가 아닌 ‘휴먼에러’라는 지적이 나오는 배경이다.
행정안전부가 책임을 민간기업에게 떠넘기고 있다는 비판도 제기되고 있다. IT 기업들에게 있어서 행정안전부는 최대 고객 중 하나다. 행정안전부의 주장이 사실이 아니라고 하더라도 기업들이 이를 반박하거나 각을 세우는 것이 어렵다.
한편 정부는 23일부터 25일까지 부산에서 ‘2023 대한민국 정부 박람회’를 진행하는 중이다. ‘정부혁신, 디지털플랫폼정부와 함께’라는 주제로 진행되는 해당 행사는 행정안전부와 디지털플랫폼정부위원회가 공동 개최했다. 디지털 정부에 대한 성과 보고와 전시 등이 주를 이룬다.
행사장 현장에는 이날 장애가 발생한 모바일 신분증이 홍보됐다. 모바일 신분증 관련 전시관에서는 ‘찾아가는 모바일 운전면허증 발급 부스’ 및 모바일 신분증으로 물품을 구매하는 무인 자판기 등이 비치되는 등 적극적으로 홍보했다. 하지만 정작 모바일 신분증에서 장애가 발생하며 체면을 구긴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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