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데일리 이나연 기자] 올해 국정감사가 다음달 10일부터 27일까지 열린다. 지난해는 카카오 서비스 대규모 장애 사태로 유관 상임위원회에서 ‘플랫폼 국감’이 재현된 가운데, 올해 국감은 어떨지 업계 이목이 쏠린다.
카카오는 국감을 앞둔 시기에 컨트롤타워 재정비에 나설 만큼, 최근 대내외적인 위기 상황에 놓였다. SM엔터테인먼트 인수 당시 시세조종 의혹부터 재무그룹장 법인카드 사적 유용, 카카오 계열사 그라운드X의 가상자산 횡령·배임 의혹, 웹소설 공모전 불공정 계약 혐의 등 여러 이슈가 불거지며 시름 중이다.
29일 국회와 업계에 따르면 다음달 시작되는 국감을 앞두고 각 상임위원회에서 증인·참고인 채택이 잇따르고 있다. 카카오 공동체(그룹) 가운데 올해 국감장 출석 대상자로 가장 먼저 검토된 곳은 카카오게임즈 자회사인 골프 플랫폼 카카오VX다.
당초 문태식 카카오VX 대표는 다음달 12일 예정된 중소벤처기업부·특허청 국감 증인으로 채택됐으나, 여당이 철회하면서 증인 명단에서 빠졌다. 카카오VX는 경쟁사인 스마트스코어 기술을 탈취했다는 논란에 휘말린 바 있다. 하지만 이달 초 서울중앙지방법원이 스마트스코어가 제기한 소송 건에 대해 카카오VX 손을 들어주며 중소기업 기술을 탈취했다는 오명에서 벗어났다.
카카오 안팎은 계속 시끄러운 상황이다.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와 정무위원회 등 플랫폼 기업들과 밀접한 일부 상임위에선 여야 간 이견으로 일차적인 증인 채택이 아직 진행되지 않았지만, 업계가 계속 국회 동향에 촉각을 곤두세우는 이유다. 실제 국감 마지막 날인 다음달 27일까지 언제든 여야 간 합의로 추가 증인이 채택될 수 있어 기업들로선 긴장을 늦출 수 없다.
올해만 놓고 봐도 카카오엔 잇단 악재가 겹친 모습이다. 먼저 카카오 창업자인 김범수 미래이니셔티브센터장은 올해 SM엔터테인먼트 인수 당시 시세 조종 혐의로 금융당국으로부터 사무실 압수수색을 받은 바 있다.
이달 중순엔 카카오 재무그룹장이 법인카드로 1억원 상당 게임 아이템을 결제한 사실이 드러나 카카오 노동조합이 해당 임원을 배임·횡령 혐의로 경찰에 고발했다. 이어 시민단체가 카카오 계열사 그라운드X 가상자산 클레이를 이용한 부당이익 의혹을 제기해 김범수 센터장과 관계사 임원 등을 검찰에 고발하기도 했다.
카카오를 향한 공정거래위원회(공정위) 칼날도 매섭다. 올해만 벌써 두 차례 카카오 계열사들에 과징금 철퇴가 내려졌다. 카카오모빌리티는 지난 6월 카카오T ‘호출(콜) 몰아주기’ 혐의로 공정위로부터 271억원 과징금을 부과받았고, 지난달엔 대구시가 카카오모빌리티의 수수료 부당 징수를 주장하며 회사를 공정위에 신고했다.
카카오모빌리티는 즉각 반발해 지난달 서울고등법원이 시정명령 집행 정지 신청을 받아들였지만, 공정위가 이에 불복해 대법원까지 가게 됐다. 카카오T 콜 몰아주기로 피해를 봤다는 택시기사들은 카카오모빌리티에 집단소송을 추진한다.
‘카카오T 콜 몰아주기 피해 집단소송인단’은 올해 안에 최소 100명에서 최대 1000명의 원고를 모집해 소송을 제기할 계획이다. 공정위가 카카오모빌리티에 시정명령을 내리고 과징금 271억원을 부과했으나 택시기사들은 전혀 보상받지 못했다는 것이 이 단체 지적이다.
카카오엔터테인먼트는 웹소설 공모전 당선 작가들과의 불공정 계약 문제로 지난 24일 공정위로부터 시정명령과 과징금 5억4000만원을 부과받았다. 카카오엔터테인먼트는 즉각 유감을 표하며 행정소송에 나서겠다고 예고했다.
구조조정에 대한 내부 반발도 거세다. 카카오 주요 계열사인 카카오엔터프라이즈와 카카오엔터테인먼트, 손자회사 엑스엘게임즈 등이 잇따라 인력 감축에 돌입하자 카카오 노조는 최근 두 차례 집회를 열고 경영진에 항의서한을 전달하기도 했다.
카카오 그룹에 연일 잡음이 끊이지 않자 카카오도 위기를 돌파하기 위한 조직 재정비에 나섰다. 카카오는 지난 25일부터 그룹 전략 방향을 조율하고 지원하는 CA 협의체(옛 CAC·공동체얼라인먼트센터)를 4인 총괄 체제로 개편했다.
기존 권대열 카카오 정책센터장(위기관리)과 배재현 카카오 투자총괄대표(투자)에 더해 김정호 브라이언임팩트 이사장(경영지원)과 정신아 카카오벤처스 대표(사업)가 새롭게 협의체에 합류한 것이다. 특히 김정호 이사장 경우, 네이버 공동창업자 출신이라는 점에서 업계 주목을 받았다.
한편, 김범수 센터장은 지난 2018년 국정감사 증인으로 출석한 이후 2020년을 제외하고 지난해까지 매해 국회에 불려 갔다. 심지어 지난 2021년엔 국감 기간 각기 다른 세 개 상임위원회(정무위원회·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에 증인으로 출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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