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 속 여유로운 틈을 타 웹툰과 웹소설을 보며 잠깐의 즐거움을 만끽하고 있는 당신, 콘텐츠 홍수 속에서 흥미로운 볼거리를 찾고 있나요? 시간을 순삭할 정주행감 콘텐츠를 탐색하고 있다면, <디지털데일리> 연재코너를 들여다보세요. 같은 소재 다른 줄거리, 두 편의 웹‘툰’ 또는 웹소‘설’을 다룬 <툰설툰설> 지금부터 시작합니다.
[디지털데일리 이나연 기자] “잘 봐 언니들 싸움이다”라는 유행어를 남긴 ‘스트릿 우먼 파이터’에 이어 ‘골때리는그녀들’, ‘뿅뿅지구오락실’, 최근에는 ‘사이렌:불의섬’까지 다양한 여성 예능 활약이 뜨겁습니다. 이들 예능이 큰 인기를 끌 수 있었던 것은 저마다 개성 넘치는 캐릭터와 이루고자 하는 바에 물불 가리지 않고 뛰어드는 열정이 한몫했는데요.
이러한 여성 서사 작품들은 예능뿐만 아니라 소설에서도 쉽게 찾아볼 수 있습니다. 여기 어려운 환경 속에서도 주도적으로 자신의 삶을 개척하는 여성을 그려낸 소설 두 편을 소개합니다. 여성 예능만이 주는 재미에 흠뻑 빠졌다면, 이번에는 소설을 통해 또 다른 즐거움을 느껴보는 건 어떨까요.
◆서라벌판 ‘퀸스갬빗’…연화의묘:대국을만나다
달도 없던 어두운 어느 밤 서라벌, 주인공 연화는 힘없는 젊은 임금의 첫째 딸로 태어납니다. 태어나자마자 어머니를 잃고, 아버지와도 생이별을 한 채 별궁에 쫓겨 자란 연화에게 기댈 곳은 자신을 키워준 궁녀 두 명뿐이죠. 연화가 머무는 북쪽 별궁 근처에는 궁인들도 쉽사리 눈치채지 못하는 비밀의 화원이 있는데요. 특이하게도 이곳에는 돌로 된 바둑판이 존재했죠.
보름달이 뜨는 날이면 임금은 벗과 함께 바둑을 두러 비밀의 화원에 왔고, 그때마다 연화는 몰래 아버지를 볼 수 있었습니다. 어느 날 연화에게 임금 스승 정균이 찾아오고, 연화는 정균에게 바둑을 가르쳐 달라고 말합니다. 바둑을 잘 두게 되면 언젠가 아버지를 만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마음에서였죠. 아버지를 향한 그리움에서 시작한 바둑은 연화 삶에서 빼놓을 수 없는 소중한 존재가 됩니다.
연화는 정균의 가르침을 받으며 바둑을 통해 인생을 배웁니다. “살아남으셔야죠. 바둑에서든, 궁궐 안에서든.”, “활로가 모두 막히면 죽습니다. 활로는 숨 쉴 수 있는 길을 의미합니다. 그러니, 바둑을 두면서는 활로를 늘 염두에 두셔야 합니다. 살아날 수 있는 길이 나에게 있는가를.”
스승 정균의 말대로 연화는 활로를 찾고, 집을 짓고, 상대 집을 부수며 서서히 궁궐 속에서 자기 집을 지어갑니다. 나아가 바둑을 동력 삼아 궁 내에서 스스로 입지를 다지기 위해 고군분투하죠. 고혜원 작가가 쓴 연화의묘:대국을만나다는 가상의 신라를 배경으로 하며, 실제 역사적 사실을 모티브로 새롭게 창작된 이야기입니다. 신라시대 여성 귀족이 바둑을 뒀다는 기사를 토대로 새롭게 재해석한 ‘팩션’ 작품이죠.
팩션이란 사실을 의미하는 영어 ‘팩트(fact)’와 허구를 의미하는 ‘픽션(fiction)’ 합성어로, 개인적 또는 역사적 사실을 토대로 사실과 허구를 적절히 섞어 재구성한 일종의 장르 소설입니다. 힘없는 공주가 바둑을 통해 자신의 삶을 개척한다는 점 때문에 한국판 ‘퀸스갬빗’이라고 봐도 무방한 이 작품은 제1회 스튜디오지니 공모전에서 우수상을 받기도 했습니다.
◆최초 ‘고공 농성’ 벌였던 여성 노동자 강주룡의 삶과 사랑…체공녀 강주룡
1901년 평북 강계에서 태어난 주인공 강주룡은 아버지 사업 실패로 서간도로 이주합니다. 스무 살에 다섯 살 연하 최전빈과 혼례를 치른 주룡은 독립군 뜻을 품은 전빈을 따라 서간도 통의부에 있는 백광운 장군 휘하 독립군 부대에 들어가죠. 하지만 전빈과 동료들과의 불화로 6개월 남짓 독립군 활동을 끝내고 산을 내려가 친정으로 돌아가는데요.
반년 뒤 주룡은 전빈이 위독하다는 소식을 듣고 달려가지만 끝내 그의 임종을 지켜보게 됩니다. 전빈의 죽음을 알리러 간 시가에서 ‘남편 죽인 년’으로 욕을 먹고, 살인죄로 고발까지 당해 감옥에 갇혔다 증거 부족으로 풀려나죠. 하지만 그런 주룡이 부끄러운 아버지가 가족을 데리고 사리원으로 거처를 옮깁니다. 이후 논밭 서너 마지기를 받고 지주에게 자신을 시집 보내려는 부모 뜻을 알아챈 주룡은 도망치듯 평양에 가게 됩니다.
평양에 도착해 고무 공장 일을 하게 된 주룡은 ‘모던걸’을 꿈꾸는 한편, 파업단에 가입해 정달헌과 함께 적색노동조합원으로 왕성히 활동합니다. 공장주들에게 투쟁하던 그는 끝내 을밀대 지붕 위까지 오르고 말죠. 왜 강주룡은 지붕 위에 올랐을까요? 또 투쟁 이후 그의 삶은 어떤 모습이었을까요?
박서련 작가가 쓴 체공녀 강주룡은 1931년 평양 평원 고무 공장 파업을 주동하며 을밀대 지붕에 올라 우리나라 최초로 ‘고공 농성’을 벌였던 여성 노동자 강주룡 일생을 담은 작품입니다. 이 작품은 역사가 전부 기록하지 못했던 여성 노동자의 생생한 목소리를 들려주는데요, 독자들은 강주룡 자취를 따라가며 일하는 여성 영웅에 대한 의미를 되새겨 볼 수 있습니다.
또 이 작품은 제23회 한겨레문학상에서 수상한 작품이기도 합니다. 당시 심사한 서영인 평론가는 “거침없이 나아가되 쓸데없이 비장하지 않고, 비극적으로 삶을 마감했으나 자기 연민이나 감상에 젖지 않는 이 인물을 통해 우리는 전혀 다른 여성 서사를 만난다”고 평가한 바 있습니다. 체공녀 강주룡은 한겨레출판사에서 출판한 종이책을 비롯해 밀리의서재, 네이버시리즈 등 e북으로 감상도 가능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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