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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툰설툰설] 자연을 사랑한 자들의 모험…꽃만키우는데너무강함 VS 키스우드

일상 속 여유로운 틈을 타 웹툰과 웹소설을 보며 잠깐의 즐거움을 만끽하고 있는 당신, 콘텐츠 홍수 속에서 흥미로운 볼거리를 찾고 있나요? 시간을 순삭할 정주행감 콘텐츠를 탐색하고 있다면, <디지털데일리> 연재코너를 들여다보세요. 같은 소재 다른 줄거리, 두 편의 웹‘툰’ 또는 웹소‘설’을 다룬 <툰설툰설> 지금부터 시작합니다.

[디지털데일리 이나연 기자] 오는 22일은 ‘지구의 날’입니다. 벌써 53주년을 맞은 지구의 날은 환경 오염 문제의 심각성을 알리기 위해 제정한 기념일이죠. 지금 이 순간에도 홍수나 대형 산불 등 기후변화로 인한 위험 신호가 세계 곳곳에서 나타나고 있습니다.

그런데도 우리는 평소에 기후 위기에 대해 대수롭지 않게 여기는 경우가 많죠. 이번 지구의 날에는 자연을 소재로 한 웹툰을 즐기면서 일상 속 각자만의 환경 보호를 실천해 보는 건 어떨까요? 무심코 지나치던 꽃과 나무가 색다르게 느껴지는 두 편의 웹툰, 지금 출발합니다.

◆험악한 인상에 꽃가루 알레르기도 있지만, 꽃집 사장은 되고 싶어!…‘꽃만키우는데너무강함’

꽃집 사장을 꿈꾸는 ‘황재호’는 헬스장 자릿세를 받으러 온 건달도 뒷걸음치게 하는 강한 외모와 꽃가루 알레르기, 아버지 반대 등 여러 장벽에 가로막힌 인물입니다.

“재호, 네 인상으로 꽃집을? 그냥 너희 아버지가 가르친 격투기나 계속 하지 그래”

“그것만 문제냐. 뭔 식물이든 네 손만 타면 픽 시들어버리잖아. 게다가 알레르기까지. 넌 꽃이랑은 완전 상극이야”


네이버웹툰 꽃만키우는데너무강함 일부 장면 발췌. ⓒ네이버웹툰

친구 ‘완식’의 성화에도 재호는 꽃집 사장이 되겠다는 목표를 굽히지 않습니다. 꿈을 이루는 수단으로 재호가 선택한 건 바로 가상 현실 게임 ‘뉴월드’입니다. 뉴월드는 캡슐을 통해 입장한 판타지 세계에서 현실감을 느끼면서 퀘스트를 깨고 레벨업하는 게임인데요. 이곳에서는 ‘역사에 남을 영웅’, ‘수백명 병사를 지휘하는 기사’, ‘세계 최고 대부호’ 등 원하는 무엇이든 할 수 있고, 될 수 있죠. 재호는 현실의 제약이 없는 게임 속에서라도 꽃집 사장이 되기 위해 뉴월드에 접속합니다.

그동안의 설움을 달래듯 재호는 게임 세상에서 마음껏 꽃을 관찰하고 꽃향기를 맡으며 식물에 대한 스킬과 퀘스트를 전부 섭렵합니다. 사실 재호가 게임 시작 장소로 고른 ‘럭시 숲’은 게임 초보자들의 무덤으로 유명한 곳인데요. 인간에게 적대적인 엘프들이 모여 사는 마을 시작점이라, 엘프 공격으로 퀘스트 진행을 못 하고 캐릭터 육성이 막히는 일이 빈번했기 때문이죠. 그런데도 재호는 꽃이 가득하다는 이유만으로 난이도가 높은 이곳을 택했습니다.

엘프들과 마주친 재호는 공격당할 거란 예상과는 달리, 엘프들의 마음을 얻는 데 성공합니다. 꽃을 진정으로 사랑하는 모습과 엘프들의 전설과 깊은 관련이 있는 ‘영원히 피지 않는 이펠츠 꽃’을 우연히 발견한 것이 그에 대한 호감을 끌어올린 거죠. 내친김에 재호는 엘프들의 총대장인 ‘정령 화장’이라는 직업도 얻게 됩니다. 재호는 정령 화장으로서 영원히 피지 않는 이펠츠 꽃을 다시 피우는 퀘스트에 임하는 동시에, 꽃집 사장이라는 꿈을 이루기 위해 고군분투합니다.

주현후 작가가 연재하는 이 작품은 쿰타타 작가의 동명 웹소설 ‘꽃만키우는데너무강함’을 원작으로 한 게임 판타지 웹툰입니다. 네이버웹툰 해외 서비스에서도 영어와 인도네시아어로 연재 중일 정도로, 독자들의 큰 호응을 얻고 있죠.

◆식물 키우기가 유일한 삶의 낙이던 남자, 정체불명 숲에서 눈 뜨다…‘키스우드’

식물을 좋아하는 중년의 남자 ‘설씨’는 과거 근방에서 꽤나 알아주던 정원사였습니다. 하지만 꽃과 나무가 사실상 종말하면서 일자리를 잃었죠. 설씨는 온통 회색빛으로 변한 도시 속 자택에서 그나마 남은 식물들을 가꾸며 살아갑니다. 하지만 이웃들은 설씨를 향해 따가운 눈길을 보내죠.

“동네 여기저기서 민원이 계속 들어와. 각종 해충들에... 심지어 뱀까지 봤다는 사람도 있어”

“설씨네 식물들이 마을 외관상으로 볼 때도 썩 좋은 모습은 아니잖아”

네이버웹툰 키스우드 일부 장면 발췌. ⓒ네이버웹툰

이들은 온갖 해충이 꼬인다거나 보기에 흉하다는 둥 저마다 피해를 봤다며 설씨에게 얼마 없는 식물들을 전부 없애라고 종용까지 하는데요. 설씨는 인류 최후의 산림 보호구역인 ‘공존’ 외에 유일하게 남은 자기 식물을 꿋꿋이 관리합니다. 그런 그에게 누군가 앙심이라도 품은 건지, 설씨는 의문의 화재로 큰 부상을 입고 혼수상태에 빠집니다. 그만 두 눈까지 잃고 말았죠.

그런데 어찌 된 일일까요. 마을 병원 침대에서 깨어난 설씨의 눈앞에 그가 살던 세상과는 전혀 다른 세계가 펼쳐집니다. 실명된 눈도 멀쩡해졌죠. 이곳은 모든 나무들의 고향이라 불리는 ‘언덕’이었습니다. 현실 세계에서는 찾을 수가 없었던 고대 식물부터 다양한 식물이 가득했죠. 식물 애호가인 그에게는 황홀한 광경일 수밖에 없었는데요.

어디선가 나타난 소녀가 설씨에게 “노란 가면을 쓴 자들이 찾아와 ‘무아’라는 여자가 있는 곳으로 데려갈 것”이라며 “무슨 일이 있어도 이곳을 벗어나야 한다”고 말합니다. 그렇지 않으면 평생 여기에 갇혀 유일한 가족인 조카 ‘설연’의 얼굴을 볼 수 없을 거라고 경고하죠. 실제로 언덕이라는 숲은 인간에게 적의를 품고 있었습니다. 나무와 숲을 해한 사람들은 이 숲에서 살아 나갈 수 없었죠. 소녀 말대로 언덕을 지배하는 ‘무아’는 설씨를 불러 정원사로 고용하겠다고 꼬드깁니다.

주변을 둘러보니 이미 정원사로 일하고 있는 사람들은 죄인 취급을 받으며 혹사 당하고 있었고, 실수라도 하면 죽임까지 당했습니다. 생명의 위협을 느낀 설씨는 결국 숲에서 탈출하기 위한 모험을 시작합니다. 이 작품은 일반 웹툰에 비해 호흡이 짧은 34화로 구성됐습니다. 안성호 작가는 지난 2012년 카카오웹툰에서 18화짜리 단편작 ‘노루’도 발표했는데요. 키스우드의 회색 도시에서 사막만이 남은 이후 시대를 그렸죠. 두 작품 사이 연관성을 찾아보는 것도 작품을 즐기는 색다른 방법이 될 겁니다.

이제 선택의 시간입니다. 꽃과 나무를 사랑하는 당신, 웹툰 주인공이 된다면 게임 속에서 꽃집 사장이 되는 것과 미스테리한 숲속에서 탈출하는 것 중 어느 쪽을 택하시겠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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