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데일리 권하영 기자] “개방형 API(응용프로그래밍인터페이스) 활용 경제는 앞으로 큰 시장으로 성공해 통신사업자의 새로운 수익모델이 될 수 있을 것이다.”
인공지능(AI)과 클라우드가 급성장하면서 전 세계를 잇는 연결을 구현하기 위해서는 통신사들도 힘을 합쳐야 하는 시대다. 그런 점에서 각국 통신사들은 개방형 API(application programming interface)로 글로벌 기준을 마련하는 데 힘을 합치고 있다. 전 세계에서 통용 가능한 통신 서비스를 개발할 수 있도록 하자는 취지다.
KT 융합기술원의 정제민 상무는 지난 28일부터 30일(현지시각) 중국 상하이에서 열린 ‘모바일월드콩그레스(MWC) 상하이 2023’에서 기자들과 인터뷰를 통해 이 같은 개방형 통신 API가 통신사업자들의 또 다른 먹거리가 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정 상무는 1996년 KT 무선통신연구소로 입사해 현재 유무선 통신 기반 기업간거래(B2B) 디지털 전환(DX) 솔루션 개발을 담당하고 있는 ‘기술통’이다. 그는 중국 1위 통신사인 차이나모바일의 초청을 받아 국내 통신사들 가운데서는 유일하게 이번 MWC 상하이에 참석, 부대행사격인 GTI 서밋의 발표를 맡았다.
인터뷰에서 정 상무는 통신사의 새로운 수익원으로 개방형 API 사업을 꼽았다. 응용통신 사업자 혹은 클라우드 서비스 사업자가 새로운 응용을 만들고자 할 때, 이동통신망에서 활용 가능한 정보를 이용해 서비스를 쉽게 구현하도록 도와 주는 것이 개방형 API다.
이와 관련해 정 상무는 “최근에는 문자 메시지 전송 API를 활용해 글로벌 플랫폼 사업을 제공하는 CPaaS(Communications Platform as a Service) 사업자가 증가하고 있는데, ‘트윌리오’ ‘보나지’ 같은 기업들은 우버나 에어비엔비 등의 응용사에 API를 제공하고 수익을 올려 기업가치가 크게 높아지기도 했다”며 기대감을 전했다.
정 상무는 “최근 스마트폰의 USIM을 사용자 몰래 바꿔 삽입하여 인증 문자를 처리하는 식으로 이용자의 금융 계좌를 탈취하는 사례가 발생하고 있다”며 “핀테크 기업이나 금융회사에서는 이런 사례를 막기 위해 이용자의 스마트폰 관련 정보에 변경이 있는지 확인할 수 있는데, 이 기능을 기존에는 통신사업자와 오랜 논의를 거쳐 개발해야 했다면, API를 활용할 경우 개발사에서 API 호출만으로 간단히 개발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뿐만 아니라 통신사업자들이 표준으로 정의하고 로밍서비스 제공과 같이 상호 연동을 제공하게 되면, 어느 나라 어느 통신사망을 통해서도 동일한 API가 지원되어 서비스 개발자가 일일히 다른 버전을 개발할 필요가 없어지게 된다”고 덧붙였다.
지난 2022년 세계이동통신사업자연합회(GSMA)는 개방형 API로 응용서비스 생태계를 활성화하고 이동통신망 투자에 대한 수익화 기회를 확대하기 위해 ‘오픈 게이트웨이 이니셔티브(Open Gateway Initiative)’를 창립했다. 여기에는 AT&T, 보다폰, 버라이즌 등 29개 주요 통신사업자가 참가한다. 한국에선 KT가 유일하게 참여하고 있다.
이에 대해 정 상무는 “현재 SIM 스왑 API 등 8개 API를 정의해 공개하고, 2024년 2월 바르셀로나 MWC 행사에서 상용화 선언을 할 계획으로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정 상무는 개방형 API 외에도 미래 모빌리티 그리고 5G 특화망을 또 다른 미래먹거리로 지목했다. 그는 “KT는 현재 현대자동차를 비롯한 주요 국내 기업들과 공동으로 UAM(도심항공교통) 그랜드 챌린지 사업 참여를 위한 사전 준비를 진행하고 있다”며 “5G망 측면에서는 항공망의 품질을 안정적으로 제공하기 위한 성능측정 및 최적 망 설계에 관한 연구를 진행 중이며, 지상망 성능이 제대로 나오지 않는 경우, 위성망을 함께 사용할 수 있는 기술에 대해서도 개발과 시험 검증을 준비하고 있다”고 전했다.
5G 특화망에 대해서도 “KT는 특화망 인프라 운영관제와 특화망-기업전용 5G =망을 결합한 심리스(Seamless)한 서비스 제공으로 새로운 가치를 창출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며 “5G 특화망 서비스 인프라 사업에 직접 진출이 불가능하지만, 운영관제 전문 그룹사 역량을 활용해 특화망 시장에 진출하고자 하고 있다”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그는 이번 GTI 서밋에 참가한 것과 관련해 “코로나 19 이후 글로벌 표준화 및 협력 기구들의 활동이 활발해 지고 있다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며 “초기 5G 시장을 넘어 다양한 솔루션 상용화와 특히 유스케이스(Usecace) 발굴을 위해 글로벌 사업자간 긴밀한 협력이 더욱 필요한 시기라는 생각이 든다”고 언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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