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데일리 양원모 기자] 경찰이 서울 대치동 학원가에서 발생한 '마약 음료' 사건의 마지막 용의자까지 검거했다.
전문가들은 보이스피싱 조직이 마약 투약을 빌미로 금품을 뜯어내기 위해 저지른 '신종 범죄'일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해당 사건을 수사하는 서울경찰청 마약범죄수사대는 지난 6일 밤 11시 50분쯤 대구에서 용의자 1명을 긴급 체포했다고 7일 밝혔다. 이로써 이번 사건에 연루된 용의자 4명이 모두 경찰에 붙잡혔다.
현재까지 수사 내용을 종합하면, 검거된 4명은 이번 사건의 '실행조'이며 사건을 기획 및 관리하는 '중간 관리책'과 '상부 총책'은 따로 존재하는 것으로 파악된다. 실제 한 용의자는 "4시간에 15만원을 주는 아르바이트라고 해서 (시음회를) 진행했다"고 경찰에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전문가들은 사건 배후에 '보이스피싱' 조직이 있을 가능성을 언급하고 있다.
손수호 변호사는 7일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서 "퐁당 마약 범죄 그리고 보이스피싱 범죄가 결합된 새로운 형태로 보인다"며 "애초 보이스피싱을 하던 사람들이 어떻게 하면 (범죄를) 더 크게 할 수 있을까, 고민하다가 이런 형태로 착안한 게 아니냐 의심이 든다"고 말했다. 퐁당 마약은 술이나 음료에 마시는 사람 몰래 마약 물질을 넣는 것을 뜻한다.
손 변호사는 "(협박 전화를 건 사람의 말투가) 조선족 말투였다고 한다. 국내에 있는 조선족일 수도 있지만, 아예 대부분의 조직 자체가 중국을 비롯한 해외에 있을 가능성도 있다"며 "(범행 실행에) 역할이 다 나뉘어 있는 것 같다"고 분석했다.
수사 전문가 역시 보이스피싱 조직의 소행에 무게를 뒀다.
백기종 전 수서경찰서 강력팀장은 이날 CPBC 라디오 '김혜영의 뉴스공감'에서 "행동책, 손발 역할을 한 사람들은 CCTV가 있는 상황에서 자기 얼굴을 내놓고 전혀 동요나 거리낌 없이 (행동)했다"며 "경찰은 적어도 행동책들은 속았다고 보고 중간 전달책, 윗선에 대해 수사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보이스피싱 범죄 조직원들이 마약을 학생들에게 먹이고, 마약 먹은 걸 신고하지 않겠다는 식으로 협박해 금품을 갈취할 계획을 한 것 같다"며 "사실은 굉장히 무모한 범죄다. 마약을 알고 먹은 게 아니고, 음료수라고 속여서 먹여서 협박한 거기 때문에 누가 보더라도 허술한 범죄"라고 지적했다.
윤석열 대통령은 이번 사건과 관련해 검찰, 경찰에 "마약의 유통, 판매 조직을 뿌리 뽑고 범죄 수익을 끝까지 추적해 환수하라"고 지시했다. 경찰은 이들이 강남 외 다른 지역에서도 추가 범행을 저질렀는지 확인하면서, 배후 세력을 찾는 데 수사력을 집중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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