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동안 다양한 전자제품이 우리 곁에서 회자정리 거자필반(會者定離 去者必返)을 반복했습니다. 모두에게 사랑받던 기기가 어느 순간 사라지거나 오랜 세월이 지난 뒤 부활하기도 했습니다. <디지털데일리>는 그 이유를 전달하려고 합니다. <편집자주>
[디지털데일리 백승은 기자] 이라크의 수도 바그다드는 한때 상업과 교역의 중심지였는데요. ‘평화의 도시’라고 불리던 이곳에서 배터리의 시초가 탄생했다는 사실, 알고 있었나요?
인류 최초의 배터리는 ‘바그다드 전지’라고 알려졌습니다. 지난 1932년 바그다드 근교 유적지에서 발굴돼 이와 같은 이름이 붙여졌는데요. 기원전 3세기에서 기원후 7세기 사이에 존재했던 파르티아 왕조 시기에 만들어졌다고 추정됩니다. 무려 2000년 전에 탄생한 셈이죠.
배터리는 양극, 음극, 전해질로 구성됩니다. 금속 두 개의 전기적 위치에너지 차이(전위차)로 전기가 발생하는 원리죠. 바그다드 전지는 진흙으로 빚은 항아리에서 구현됐습니다. 항아리 내부에는 철심을 담은 구리 원통이 들어 있었는데요. 과학자들은 실험을 통해 철심이 양극, 철심이 음극 역할을 하며 식초와 같은 액체를 흘러 보내 전해질 역할을 했던 것으로 분석했습니다.
바그다드 전지의 용도는 정확히 밝혀지지 않았습니다. 과학자들은 도금용이나 주술적 용도라고 추측하고 있는데요. 물체를 도금액에 담그고 직류 전류를 흘러보내면 표면에 금속막이 형성돼 은이나 금으로 도금하는 식으로 활용했을 것으로 보입니다. 2000년 전에도 배터리의 원리를 활용해 이와 같은 작업을 했다니, 놀라울 따름인데요.
배터리는 모습을 바꿔 가며 점차 발전해 갔습니다. 1746년에는 네덜란드의 피터르 판 뮈스헨브룩이라는 과학자가 전기를 담을 수 있는 병, ‘라이덴병’을 발명했습니다.
이후 미국의 벤저민 프랭클린이 라이덴병으로 각종 실험을 거듭했는데요. 라이덴병 네 개를 한 묶음으로 사용해 전기 용량을 늘리는 실험을 했는데, 이 과정에서 포병 부대를 의미하는 ‘배터리(battery)’ 라는 단어를 사용했습니다. 이렇게 사람들에게 배터리라는 개념이 등장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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