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세계적으로 반도체와 전기차 분야의 산업적 가치가 중요해졌고 소재·부품·장비(소부장)산업에 대한 관심도 어느 때보다 높아졌습니다. <디지털데일리>는 소부장 산업 발전을 위한 정책 동향과 다양한 현장의 목소리를 담아 '소부장박대리'(배터리) 코너를 마련했습니다. 소부장 산업계의 보이지않는 소식들까지도 충실히 전달하겠습니다. <편집자주>
- IRA·CRMA 세부 지침에 따라 투자 콘셉트 달라져
[디지털데일리 김도현 기자] 국내 배터리 소재 업계가 오는 3월 공개될 미국 인플레이션 감축법(IRA) 및 유럽연합(EU) 핵심원자재법(CRMA)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세부 조항에 따라 해외 투자 방향이나 규모가 달라질 수 있어서다.
23일 업계에 따르면 오는 3월 미국은 IRA 후속조치, EU는 CRMA 초안을 공개한다.
미국과 유럽은 중국과 함께 전기차 3대 시장으로 꼽힌다. 이들은 영내 배터리 생태계 강화와 동시에 중국 견제 차원에서 해당 법안 제정을 추진했다. 전 세계적인 미래 먹거리로 부상한 전기차 산업에 보호무역주의 기반 법적 장치를 마련한 셈이다.
지난해 8월부터 효력이 발생한 IRA에는 ▲주요 광물은 40% 이상을 미국 및 미국과 자유무역협정(FTA)을 체결한 국가에서 조달 ▲부품은 50% 이상을 북미에서 제조 또는 조립해야 세액공제를 받을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이 담겼다.
조만간 발표될 하위 조항에서의 관건은 원산지 규정 및 세부 비율이다. 아직까지는 어떤 광물과 부품을 얼마나 해당 지역에서 수급해야 하는지가 명확지 않다. 전기차 제조 관련 부분도 좀 더 세분화할 것으로 관측된다.
CRMA는 더 미지수다. EU 역내에서 생산된 리튬, 희토류 등 원자재가 활용된 제품 대상으로 세액공제와 보조금 혜택을 주는 요건이 부과될 것으로 예상되는 수준이다.
자동차 산업은 완성차업체 중심으로 공급망이 형성된다. 이에 따라 대형 전기차 회사가 포진한 미국과 유럽에 배터리 제조사가 연이어 진출한 상태다. 같은 맥락에서 양극재, 동박, 전해액 등 소재를 다루는 기업들도 해외 생산기지를 세웠거나 준비 중이다.
특히 배터리 원가 40~50%를 차지하는 양극재 업체들은 한국에서 주로 양산 활동을 벌이다가 최근 들어 외국으로 떠나고 있다.
LG화학은 올해 1분기 미국 테네시주 공장 첫 삽을 뜨기로 했다. 에코프로비엠은 헝가리 공장을 착공한 가운데 미국에도 생산라인을 세울 계획이다. 자체 또는 고객사와 합작 공장을 건설하는 방식을 검토 중이다. 엘앤에프는 미국 레드우드머티리얼즈와 손잡고 현지 진출을 준비 중이다.
레드우드는 폐배터리 등에서 리튬, 니켈 등을 추출하는 사업을 한다. 포스코케미칼은 미국 제너럴모터스(GM)와 캐나다 합작공장 구축에 돌입한 가운데 미국 내 양극재 및 음극재 공장을 두는 방안을 고려하고 있다. 코스모신소재도 미국에 생산 시설을 확보하는 것을 사실상 확정했다.
다만 이들의 해외 프로젝트는 큰 틀에서 잠정 중단된 상황이다. IRA와 CRMA 조건과 수준에 맞춰 원료 조달 체계, 투입 금액 등을 결정해야 하는 이유에서다.
이와 관련 LG화학은 “IRA 내용에 따라 미세 조정은 있을 수도 있겠으나 고객들이 모여있는 미국으로의 투자 기조는 달라지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엘앤에프는 “IRA 법안이 최종 확정돼야 현지 비즈니스모델을 구체화할 수 있을 것”이라면서 “해외 진출 준비는 계속하되 레드우드와 공동으로 또는 자체적으로 진행 방안 모두 따져보고 있다. 전구체 투자까지 해야 할지, 양극재 공정 일부만 이식할지 등도 고려 요소”라고 전했다.
포스코케미칼은 “(GM과의) 캐나다 법인은 예정대로 이어가고 이외 지역은 IRA 세부적인 가이드라인이 정해진 뒤 이야기할 수 있을 것”이라며 “해외 진출의 경우 내부 수익성 목표인 7% 이상을 보장하는 상황에서 진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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