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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SK, 반도체 재고 ‘첩첩산중’… 챗GPT가 막힌 혈 뚫어줄까 [소부장박대리]

전세계적으로 반도체와 전기차 분야의 산업적 가치가 중요해졌고 소재·부품·장비(소부장)산업에 대한 관심도 어느 때보다 높아졌습니다. <디지털데일리>는 소부장 산업 발전을 위한 정책 동향과 다양한 현장의 목소리를 담아 '소부장박대리'(배터리) 코너를 마련했습니다. 소부장 산업계의 보이지않는 소식들까지도 충실히 전달하겠습니다. <편집자주>

- 재고자산 50조원 삼성, SK·마이크론·엔비디아, 재고자산 회전 기간 세 자릿수

- 챗GPT 열풍에…메모리 수요에도 파급력 미칠까

[디지털데일리 백승은 기자] “반도체에 대한 희망을 버릴 수 없는 부분이 있다.”

23일 이승우 유진투자증권 센터장은 산업통상자원부가 서울 강남구에 위치한 보코호텔에서 ‘민관공동투자 반도체 고급인력양성사업’ 체결식과 함께 연 반도체 발전 전략 포럼에서 이같이 말했다.

글로벌 반도체 기업들은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높은 재고 부담을 안고 있다. 통상적으로 재고가 쌓이면 가격 단가 하락, 실적 악화로 이어진다. 오는 2분기까지 지속적으로 재고가 증가할 것이라는 전망이 제기되고 있다. 다만, 챗GPT를 중심으로 한 인공지능(AI) 서비스의 확장 등 긍정적 요소도 동반한다.

◆첫 재고자산 50조원 넘긴 삼성, 6개월치 쌓인 SK…2분기까지 먹구름

작년 4분기 말 삼성전자의 디바이스솔루션(DS)부문 재고자산 총액은 52조1879억원이다. 삼성전자의 재고자산이 50조원을 넘긴 것은 이번이 처음으로, 전년 말에 비해 26% 증가했다.

SK하이닉스의 지난해 말 기준 재고자산은 15조6330억원으로 전년대비 75% 급등했다. 전년 같은 기간보다 2배 이상 높은 수준이다. 이승우 센터장은 “현재 SK하이닉스의 재고자산 회전 기간은 188일로, 극단적으로 말해 6개월치의 재고가 있는 수준”이라고 말했다.

이승우 센터장은 “같은 기간 마이크론은 223일, 엔비디아는 148일 정도”라면서 “반도체 업계 전반에 걸쳐 재고가 상당 수준 존재한다”라고 분석했다.

재고가 증가하면 공급이 수요를 초과해 반도체 단가 하락으로 연결된다. 실제 시장조사기관 D램익스체인지에 따르면 지난달 PC용 D램 범용제품(DDR4 1Gb×8)의 고정거래 가격은 평균 1.81달러다. 전월대비 18% 떨어진 수준이다.

이승우 센터장은 오는 2분기까지 D램을 중심으로 반도체 재고가 지속적으로 증가할 것이라고 봤다. 다만 경제 회복이 예상보다 빨라질 경우 더 이르게 재고가 축소될 가능성도 있다. 이승우 센터장은 “대부분 기업들은 매출이 큰 폭으로 하락했지만, ‘바닥’은 지나갔다는 가능성도 생긴 상황”이라고 말했다.

또 하반기부터는 업계 메모리 재고 수준이 정상화될 것으로 보인다며 “반도체에 대한 희망을 버릴 수 없는 부분”이라고 강조했다.

◆챗GPT 열풍에 메모리 시장도 들썩…“반도체 인력 양성 사업, 모두가 협력해야”

최근 AI 기반 ‘GPT’는 전 산업군에 파급력을 미치고 있다. 세계적인 관심을 받고있는 오픈 AI의 ‘챗GPT’는 3세대 GPT에 해당한다. 1세대 GPT가 1억개의 파라미터를 가졌다면 3세대는 1750억개를 지니고 있다. 앞으로 등장할 4세대 GPT의 파라미터는 1조에서 100조개로 예상된다.

고도화된 서비스를 선보이기 위해서는 높은 성능의 메모리 반도체가 뒷받침돼야 한다. 이 점 때문에 지난달 진행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2022년 4분기 실적발표 및 컨퍼런스콜’을 통해 챗GPT가 앞으로 메모리 시장에 긍정적인 영향을 줄 것이라고 관측하기도 했다.

이성훈 SK하이닉스 미래기술연구원 공정기반기술 담당 부사장은 “메모리는 더이상 데이터를 임시 또는 영구적으로 저장하는 역할에 그치지 않는다”라며 “최근 메모리 수요는 AI용 그래픽처리장치(GPU)에 탑재되는 고대역폭 메모리(HBM), 프로세싱인메모리(PM) 등에 상당 부분 몰리고 있다”라고 말했다.

이승우 센터장은 다양한 글로벌 빅테크 기업들의 서버 투자 필요성이 확대될 수 있는 점도 짚었다. “마이크로소프트(MS), 구글, 아마존 등이 투자를 축소할 것으로 예측되지만, 챗GPT와 같은 (특정 서비스에 대한) 폭발적인 반응이 이어질 경우 하반기에는 변수가 발생할 수도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한편, 이날 포럼에서 반도체 기업 관계자 및 학회는 이와 같은 수요 발생에 대응해 고급 인재를 선두적으로 양성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특히 칩 제조사뿐만 아니라 소재·부품·장비 등 모든 분야의 협력이 뒷받침돼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이성훈 부사장은 “어느 한 기업이 잘해서 되는 것이 아닌, 전 산업계가 한 방향으로 공유해 반도체 보급 인력 양성 사업을 이끌어야 한다”라며 “어떻게 반도체 인재를 육성하고, 그 인재들이 어떻게 (반도체 업계에서) 적재적소에서 역할을 할 수 있게끔 해주냐는 부분도 중요하다”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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