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데일리 양원모 기자] 지난 1980~90년대는 홍콩 경제, 문화의 최전성기로 평가된다. '영웅본색' 등 우리나라에 홍콩 영화 붐을 일으킨 작품들도 거의 이때 제작됐다.
당시 홍콩은 오랫동안 영국 지배를 받은 탓에 아시아와 서구의 경계에 머물며 어떤 곳에서도 느낄 수 없는 독특한 분위기를 풍겼다.
최근 개드립 등 주요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1980~90년대의 홍콩 분위기를 담은 사진들이 적지않게 올라왔다.
비오는 거리에서 화장기 없는 얼굴로 미소를 띠고 있는 여성들, 또 식당에서 밥을 먹다가 갑작스러운 촬영에 당황한 남성들, 스카이라운지에서 한가롭게 티 타임을 즐기고 있는 중년의 비즈니맨들까지.
1980~90년대 어느날 홍콩의 하루를 그대로 소환했다.
그러나 결론부터 말하면, 이 빛바랜 컬러 사진속 홍콩인들은 허구다. 물론 과거에 태어나지도 않았으며 1980~90년대에 존재하지도 않았던 인물들이다.
이들은 요즘 인기를 끌고 있는 생성형 인공지능(AI)가 '1980년~90년대 홍콩의 이미지를 만들어줘' 라는 부탁을 받고 만들어낸 가상의 인물들이다.
실제로 자세히 보면 사진 속 인물들의 손이 일그러진 것을 알아차릴 수 있다. 스테이블 디퓨전(Stable diffusion)으로 만든 가공의 사진이다.
스테빌러티 AI(Stability AI)가 개발한 스테이블 디퓨전은 '텍스트 투 이미지(Text-to-image)' 생성 인공지능(AI)의 한 종류다.
특정 문장을 입력하면 AI가 알맞은 이미지를 만들어서 보여준다. 생성 AI는 텍스트, 오디오, 이미지 등 기존 콘텐츠를 활용해 새로운 콘텐츠를 만들어내는 AI 기술이다. 최근 화제가 된 '챗GPT'도 생성 AI의 일종이다.
사진을 본 네티즌들은 감탄했다. "사진 색감도 그 시대 사진 느낌이 난다", "손 일그러진 거 아니면 모를 뻔했다", "정말 그럴싸하다", "현실과 가상을 구분할 수 없는 시대가 온 것 같다" 등 AI의 발전 속도에 놀라움을 나타냈다.
대다수 AI는 인간을 묘사할 때 손과 발을 표현하는 데 어려움을 겪는다. 미국의 AI 전문 저널리스트 마틴 앤더슨에 따르면 이는 학습 문제일 가능성이 크다. 생성 AI는 기존 콘텐츠를 참고해 새로운 콘텐츠를 만들어낸다. 그러나 손과 발은 묘사의 폭이 너무 넓다.
예를 들어 "코끼리는 코가 손"이라는 내용을 학습했다면, 사람의 손을 코로 그릴 수 있는 것이다.
아래는 스테이블 디퓨전으로 1980~90년대 홍콩 분위기를 연출한 사진 4장이다. 지금 우리는 과연 어떤 시대에 살고 있는 것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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