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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력 LTE 빠진 도매대가 인하…알뜰폰업계 “알맹이 없다”


[디지털데일리 권하영 기자] 정부가 도매대가 인하를 골자로 하는 알뜰폰 활성화 방안을 발표했지만 정작 알뜰폰 업계 반응은 뜨뜻미지근하다. 알뜰폰 업체들이 가장 많이 파는 주력 LTE 요금 구간은 인하 대상에서 쏙 빠졌기 때문이다. 실제 알뜰폰 업계에선 이번 정책으로 과연 요금 경쟁력을 높일 수 있을지 회의가 팽배하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이하 과기정통부)는 지난 22일 알뜰폰 활성화 방안을 발표, 알뜰폰 도매제공 의무사업자인 SK텔레콤과의 도매대가 인하 협상 결과를 내놨다. 정부는 협상력이 낮은 알뜰폰 업체를 대신해 매년 SK텔레콤과 도매대가 인하 협상을 진행한다.

도매대가는 통신사 망을 임대해 서비스하는 알뜰폰이 내는 사용료다. 주로 3G망의 경우 종량형(RM), LTE·5G망의 경우 수익배분형(RS)으로 산정된다. 음성·문자 위주의 3G망은 사용량만큼 도매대가를 내고, 데이터 위주의 LTE·5G망은 알뜰폰업체가 요금제를 팔면 통신사가 수익의 일정 퍼센트를 가져가는 구조로 돼 있다. 알뜰폰 입장에서는 도매대가가 낮아질수록 마진이 높아지고 그만큼 더 저렴한 요금제를 출시할 수 있다.

이번에 종량제 도매대가의 경우 데이터 1.61원에서 1.29원/MB(-19.8%), 음성 8.03원에서 6.85원/분(-14.6%)으로 크게 낮아졌다. 알뜰폰 업계 기대를 충족하는 수준이다. SK텔레콤은 그동안 종량제 도매대가에 대해서는 전폭적인 인하를 해왔다.

문제는 알뜰폰 주력 요금제인 LTE 도매대가다. LTE 요금제의 경우 SK텔레콤은 알뜰폰에 ‘밴드데이터’와 ‘T플랜’ 요금제를 도매제공하고 있는데, 이번에는 T플랜 요금제 가운데서도 총 세 구간에 대해서만 수익배분율 인하가 이뤄졌다. ▲2.5GB(+400Kbps) 구간은 43.5%→42.5% ▲4GB(+1Mbps) 구간은 49.5%→48.5% ▲100GB(+5Mbps) 구간은 60%→59%로 각각 1%p씩 낮아졌다. 예를 들어 월 5만원의 4GB 요금제에 대한 도매대가는 전보다 500원 인하된 2만4250원이 된다.

하지만 알뜰폰 이용자들이 가장 많이 찾는 ‘밴드데이터’ 특히 그중에서도 ‘월 11GB+일 2GB’ 구간에 대한 도매대가 인하는 없었다. 2019년 수익배분율이 50%로 정해진 이후 3년째 제자리다. 이 밖에 월 3만2890원에 데이터 300MB, 3만9600원에 데이터 1.2GB를 제공하는 밴드데이터 요금제도 2017년 결정된 수익배분율 40%에서 유지되고 있다.

알뜰폰 업계 관계자는 “사업자들은 크게 필요로 하지도 않는 요금 구간에 대해서만 도매대가 인하가 이뤄지고, 수요가 많은 구간은 쏙 빠졌다”면서 “게다가 T플랜 요금제 자체가 밴드데이터 요금제보다 도매대가 수익배분율이 비싸다”고 꼬집었다. 이 관계자는 “LTE 주력 구간의 경우 최소 40% 이하로 더 낮아져야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5G 요금제도 여전히 ‘계륵’이라는 지적이다. 5G 도매대가의 경우 이번에 1~2%p씩 인하가 됐는데도, 수익배분율이 59%~62.5%로 LTE 대비 여전히 높다. 월 5만5000원에 10GB를 제공하는 ‘5G 슬림’ 요금제만 해도 수익배분율이 59%에 이르러 도매대가만 3만2450원을 내야 한다. 한 알뜰폰 업체 관계자는 “알뜰폰 입장에서 5G 요금제는 도매대가와 마케팅비 등을 빼고 나면 사실상 남는 게 없다”고 전했다.

그나마 소비자 수요가 있을 것으로 예상되는 5G 중간요금제의 경우 아직 도매제공이 안 되고 있다. 통신3사는 앞선 8월 월 5만~6만원대에 24~31GB를 제공하는 5G 중간요금제를 출시한 바 있다. 정부는 당초 조속한 시일 내에 중간요금제 도매제공을 약속했지만, 이번 활성화 방안에서는 빠졌다. 빠르면 내년 1월에나 가능해질 전망이다.

과기정통부 관계자는 “11GB 등 구간은 그동안 알뜰폰 사업자들의 요구로 이미 많이 인하돼 왔기 때문에 정부 입장에서 (추가 인하) 협상을 하기가 쉽지 않은 면이 있다”면서 “또 데이터 사용량이 계속 늘고 있는 만큼 고용량 구간 도매대가가 인하된 것은 분명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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