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데일리 권하영 기자] 정부가 조만간 알뜰폰 활성화 대책을 발표하는 가운데 요금 경쟁력과 직결된 도매대가가 얼마나 인하될지 업계 관심이 모아진다. 윤석열 정부가 민생안정대책 일환으로 가계통신비 인하를 들여다보고 있는 만큼 기대감도 커진다.
22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이하 과기정통부)는 이르면 이날 알뜰폰 활성화 대책을 발표한다. 알뜰폰 시장 규모가 성장하고 있는 만큼 국민 가계통신비 인하 측면에서 접근하고 있다는 게 정부의 설명이다.
이번 대책의 핵심 중 하나는 도매대가 인하 여부다. 그동안 과기정통부는 알뜰폰 업계를 대신해 도매제공의무사업자인 SK텔레콤과 관련 협상을 진행해왔다. 요금구간별 협의안이 알려지진 않았지만, 주력 요금제의 도매대가 산정비율이 바뀔지 주목된다.
알뜰폰(MVNO) 사업자는 이동통신(MNO) 사업자에 도매대가를 내고 통신망을 임대해 상대적으로 저렴한 요금제를 제공한다. 통신사에 내야 할 도매대가가 낮아질수록 마진이 높아지고, 그만큼 더 저렴한 요금제를 출시해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다.
도매대가 산정방식은 크게 두가지다. 종량제(RM)와 수익배분(RS) 방식이 그것이다. RM은 주로 3G 요금제에 적용되는 방식으로, 데이터 사용량만큼 도매대가를 납부한다. RS는 LTE나 5G와 같이 데이터가 주된 요금제에 적용된다. 알뜰폰 업체가 재판매하는 요금제의 일정 비율을 통신사에 도매대가로 지불하는 식이다.
SK텔레콤은 2017년부터 지난해까지 매년 종량제 도매대가를 인하했다. 음성은 분당 26.4원에서 8.03원까지, 데이터는 1MB당 4.51원에서 1.61원 수준까지 내려왔다. 반면 RS로 제공되는 주력 LTE 요금제의 도매대가는 수년째 제자리다. 1.2GB 구간은 2017년 RS 40%에서 유지되고, 11GB 구간도 2019년 RS 50%에서 멈췄다.
알뜰폰 업계는 요금경쟁력을 위해 특히 11GB 구간 LTE 요금제에 대한 도매대가 인하가 필수라는 입장이다. 알뜰폰 업계 관계자는 “알뜰폰의 주력 상품은 아직까지 5G가 아닌 LTE고, 특히 밴드데이터 요금제 기준 300MB, 1.2GB, 11GB 구간에 대한 수요가 높다”며 “이 구간들에 대한 전향적인 인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알뜰폰 주력 요금제에 대한 도매대가가 내려가면, 알뜰폰 요금 인하에 따른 가계통신비 절감 효과가 기대된다. 다만 SK텔레콤이 알뜰폰 업계의 요구를 전격 수용할 가능성은 많지 않다. 알뜰폰에 제공하는 밴드데이터 요금제 운영이 사실상 중지된 상황에서, 상품 유지관리 비용에 이어 할인 비용 지출까지 감당하기엔 부담이다.
이번 알뜰폰 활성화 대책에는 5G 중간요금제 도매제공 계획이 포함될 가능성도 있다. 통신3사는 지난 8월 24~31GB 구간의 5G 중간요금제를 출시했는데, 당시 과기정통부는 “알뜰폰 사업자에 소량·중량 구간(8GB·24GB)을 도매 제공할 계획”이라며 “전산개발 등 일정을 최대한 당겨서 도매 제공될 수 있도록 준비할 것”이라 밝힌 바 있다.
5G가 아직 알뜰폰 시장의 주력 상품은 아니지만, 월 5만~6만원대의 5G 중간요금제를 도매로 제공받아 더 저렴하게 판매할 수 있다면 알뜰폰 업체들에는 또 다른 기회가 될 수 있다. 다만 5G 요금제의 경우 RS 비율이 LTE보다 높은 62~68%에 달하기 때문에, 도매대가를 어느 정도 인하해줄지가 또 다른 관건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