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데일리 최민지 이안나 이나연 기자] 네이버가 올해 3분기 역성장했다. 사상 최대 매출에서 영업이익 감소로, 수익성 둔화에 직면했다. 여기에 더해 국내외 경기 침체 등 불확실성까지 더해지면서, 시장 불안은 점점 커지고 있다. 포쉬마크 인수를 비롯한 네이버 성장전략에 걱정 어린 시선이 꽂힌다. 이와 관련 네이버는 인건비‧마케팅비용 효율화 등 비용 통제에 나서겠다면서도, 성장에 대해선 여전히 자신했다.
네이버는 한국채택국제회계기준(K-IFRS) 연결기준 2022년 3분기 매출과 영업이익을 각각 2조573억원과 3302억원으로 집계했다고 7일 밝혔다. 3분기 매출은 전년동기대비 19.1%, 전분기 대비 0.6% 증가했다. 추석‧연휴시즌을 포함한 전통적 비수기임에도 불구, 주요 사업부문 견조한 성장으로 사상 최대 매출을 올렸다. 반면, 영업이익은 전년동기대비 5.6%, 전분기대비 1.8% 감소했다.
◆“포쉬마크 순기업가치, 네이버 시가총액 5% 미만”=이날 네이버 2022년 3분기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에서 등장한 주요 주제 중 하나는 ‘포쉬마크’다. 포쉬마크는 북미 최대 개인간거래(C2C) 플랫폼으로, 최근 네이버가 약 2조3400억원을 들여 인수했다. 인수 대금은 포쉬마크에 5억달러 이상 쌓여 있는 현금 일부를 활용하고 네이버 보유 여유 현금, 네이버의 가용 차입금을 통해 조달할 예정이다.
현재 보수적인 시장 환경 속에서 이같은 네이버 ‘빅딜’에 “비싼 것 아니냐”는 목소리가 나오면서, 주가가 급락하기도 했다. 하지만, 네이버는 이번 인수로 늘어나는 차입금 비율은 향후 2년 이내 현 수준으로 다시 회복 가능할 것으로 판단했다. 재무지표 영향도 제한적이라는 설명이다.
이날 김남선 네이버 최고재무책임자(CFO)는 “포쉬마크를 인수했던 순기업가치는 네이버 전체 시가총액 5%도 안되는 비중”이라며 “매출 기여도는 5%를 상회하는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경쟁사들이 포쉬마크와 비교해 적자 폭이 크고, 마케팅 의존도뿐 아니라 비효율성도 크다“며 ”네이버 신사업 중에 이보다 훨씬 큰 적자폭을 기록하고 있는 사업들도 많아, 수익성 영향에 상당히 작은 비중을 차지한다. 2~3년 동안 흑자전환을 보여줄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최수연 대표는 포쉬마크 인수를 ‘커뮤니티 커머스’라는 새로운 리테일 형식을 정립하려는 발걸음으로 정의했다. 네이버는 검색 사업자에 안주하지 않고 커머스 사업자로 성공한 기업인 만큼, 다음 글로벌 커머스 전략에 있어 포쉬마크는 반드시 필요하다는 것이다.
이와 관련 최 대표는 ”포쉬마크는 네이버의 5년 뒤와 10년 뒤에 의미있는 성장을 이끄는 한 축이 돼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강조했다. ◆대내외 악조건 딛고 다각도 성장전략 강화=이러한 청사진에도, 네이버 또한 거시경제 악재에 직면해 있다. 이로 인해 광고주 예산 집행이 줄면서, 글로벌 광고시장은 위축됐다. 실제 글로벌 빅테크 플랫폼 실적에도 영향을 미쳤다. 3분기 구글 검색 부문은 4% 성장에 그치고, 유튜브는 오히려 역성장했다. 네이버 검색 광고만 10% 이상 성장한 점은 고무적이다.
최 대표는 “계속되는 거시환경 불확실성으로 향후 광고 시장에 대한 정확한 예측이 매우 어려운 상황이나, 국내 시장의 평균 성장을 상회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며 “4분기는 3분기보다 성장세가 더 둔화될 것으로 예상하지만, 연초 제시한 5개년 성장계획에 따라 연 10% 중반대 이상 성장을 목표로 한다”고 제언했다.
네이버는 움츠리고 있지만은 않기로 했다. 물론, 인건비와 마케팅 효율화는 동반되지만 성장에 대한 투자와 행보는 지속적으로 전개하기로 했다. 네이버는 필수적인 채용 진행만을 하면서 점진적으로 인건비 증가율을 낮추고, 전략적 마케팅비용 절감을 통해 광고 및 커머스 이익률도 반등하고 있다.
우선, 네이버는 4분기 광고 부문 성장을 위해 카타르 월드컵 중계권 확보하는 한편, 진화하는 광고주 수요에 적극 대응하기 위해 동영상 프리미엄형 등 다양한 상품 라인업을 선보일 방침이다. 인공지능(AI) 추천 기술 기반 다이내믹 광고 상품의 경우, 내년부터 쇼핑 도메인을 넘어 플레이스 등 다양한 영역으로 확장 적용할 예정이다.
또한, 퀵커머스 서비스도 전개한다. 다만, 네이버 도맡기보다 대형마트 제휴를 통해 장보기 서비스에서 제공하는 새벽 당일 배송을 운영한다. 슈퍼마켓과 연계해 1시간 안에 배송이 가능한 유형도 도입한다. 다음달에는 주문 데이터, 물류사 재고, 택배사 배송 등 다양한 데이터를 분석해 사용자에게 정확한 도착일을 보장하는 ‘네이버도착보장’ 솔루션을 출시한다.
아울러, AI와 기업(B2B) 사업 조직을 네이버 클라우드 중심으로 통합한다. 웍스모바일, 클로바 CIC, 파파고, 웨일 등이 대상이다.
최 대표는 “분산된 조직 기술 역량을 집결하고 인프라부터 플랫폼, 솔루션 영역까지 최적화되고 강화된 사업 구조를 완성하겠다”며 “Z홀딩스, 소프트뱅크와 협업 등 일본 내 사업 확장에도 적극적으로 나설 계획”이라고 부연했다.
◆네이버 ‘글로벌’ 전략, 유효하다=이날 최 대표는 “중장기 성장전략에서 해외부문이 가장 중요한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며 “포쉬마크와 제트홀딩스 경우, 네이버가 한국시장을 통해 보유한 기술적‧서비스 노하우들을 접목시켜 매출 확대와 비용 절감 시너지를 꾀할 수 있다”고 진단했다.
이와 관련 네이버는 글로벌 전략에도 드라이브를 건다. 네이버는 야후와 연내 계약 체결을 앞두고 있다. 현재 주요 계약 구조에 대해선 동의된 상태다. 네이버는 검색 광고 및 스마트스토어 솔루션을 야후에 제공해 기술 제공자 매출을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최 대표는 “일본 제트홀딩스는 네이버 중요 자산이자, 일본 시장에서 가장 큰 인터넷 포트폴리오를 가진 회사”라며 “검색, 광고, 콘텐츠, 페이 모델을 그대로 이식할 수 있다. 한국에서 갖지 못한 메신저 시장 점유율도 가지고 있어, 사업적 강화를 통한 지분법적 이익도 기대한다”고 전했다.
네이버웹툰은 미국 증시 상장을 추진한다. 최 대표는 웹툰 글로벌 위상을 보다 제고시키기 위해 몇 년 내 성공적인 미국 증시 상장에 주력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다. 다만 웹툰 매출과 거래액은 상승세지만, 적자는 해결해야 할 부분이다.
김 CFO는 “웹툰의 글로벌 기업공개(IPO)를 성공적으로 달성하기 위해 건강한 성장세를 유지하면서도 향후 분기마다 수익성을 개선할 것”이라며 “상장 시점까지 손익분기점에 도달하는 모습을 보여주는 것이 경영상 목표”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