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데일리 권하영 기자] 글로벌 1위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넷플릭스가 조만간 광고요금제를 출시한다. 팬데믹 특수가 끝나고 엔데믹 전환에 따른 가입자 이탈로 실적에 타격을 입으면서다. 업계에선 구독형 사업모델을 고수해온 넷플릭스가 처음으로 광고요금제를 도입함에 따라 시장에 미칠 영향에 주목하고 있다.
1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넷플릭스는 올해 4분기 내 최소 6개 지역에서 저가 광고형 요금제를 출시할 계획이다. 블룸버그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해당 요금제의 월 구독료는 7~9달러(약 9406원~1만2094원)로, 현재 가장 많은 가입자가 사용하고 스탠다드 요금제(월 15.49달러)의 절반 수준이다. 광고는 시간당 약 4분이 삽입될 것으로 전망된다.
넷플릭스의 광고 요금제 도입은 갈수록 치열해지는 OTT 시장에서 유료 구독자를 확대하고 수익성을 개선하기 위한 조치로 풀이된다.
코로나19 팬데믹 기간 급증했던 넷플릭스의 가입자 수는 지난 1분기에 20만명, 2분기에 97만명이 줄었다. 2011년 스트리밍 서비스를 시작한 이래 가입자가 역성장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더불어 후발주자의 추격도 거세다. 넷플릭스의 경쟁사인 월트디즈니가 보유한 OTT 플랫폼인 디즈니플러스·훌루·ESPN+의 가입자 수를 모두 합하면 2억2110만명으로, 넷플릭스 가입자(2억2070만명)를 넘어서는 숫자다.
시장에선 넷플릭스가 광고요금제 카드를 통해 다시 성장동력을 마련할 수 있을지 촉각을 세우고 있다. 실제, 광고요금제 도입은 넷플릭스의 매출 성장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미디어 시장분석업체 암페어 애널리시스에 따르면 넷플릭스는 2027년까지 북미에서 21억달러 서유럽에서 19억달러 연간매출이 전망되는 가운데, 이 기간 전세계 광고 매출은 55억달러에 이를 전망이다.
전 세계적으로 2억2000만명 가입자를 보유한 데다 개개인의 시청 데이터도 확보하고 있는 넷플릭스는 상당수 광고주들에게 매력적인 광고처가 될 수 있다. 글로벌 광고 시장은 벌써부터 반응하는 분위기다. 현대차 미국법인은 넷플릭스 일부 프로그램에 자동차를 간접광고(PPL) 하는 방식 등을 고려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가입자 확보에 미칠 영향도 주목된다. 미디어 전문 조사기관 모펫네이선슨은 미국에서 넷플릭스가 광고요금제를 내놓으면, 2025년까지 1500만 가입자 확보가 가능하다고 평가했다. 다만 시장 포화와 경쟁 심화에 따라 신규 가입자 유치보다는 기존 가입자의 광고요금제 전환 수요가 더 클 것이란 전망이 주로 나온다. S&P 글로벌 마켓 인텔리전스는 “광고요금제가 기존 고객을 전환하도록 장려할 것”으로 봤다.
미국 현지에선 광고요금제에 대한 소비자들의 태도가 대체로 긍정적이라는 점도 눈길을 끄는 대목이다. 미국 미디어 전문기관 허브 엔터테인먼트 리서치의 올해 5월 조사에 따르면, 미국 TV 소비자 3004명 중 절반 이상이 ‘광고지원 플랫폼을 선택할수 있다면, 한 달에 4~5달러를 절약할 것’이라고 응답했다. ‘광고없는 콘텐츠를 보겠다’는 응답은 40%대였지만, ‘어느 정도 광고를 참을 수 있다’는 응답도 48%에 달했다.
업계 한 관계자는 “광고형 서비스였던 유튜브가 광고 없는 유튜브 프리미엄을 출시한 것처럼, 반대로 구독형 서비스인 넷플릭스가 광고요금제를 출시해 수익모델을 다변화하는 것은 어느 정도 당연한 일”이라며 “넷플릭스로선 구독료 외에 광고수익을 통해 보다 안정적인 콘텐츠 투자를 이어갈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