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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G 중간요금제’ 두고 시끌…고민 깊어지는 통신3사 [IT클로즈업]

[디지털데일리 백지영기자] 오는 8월 출시 예정인 국내 통신3사의 5G 중간요금제를 놓고 여야와 소비자단체 등의 반발이 거세지면서 통신업계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5G 중간요금제는 데이터 제공량이 10GB에서 100GB 사이인 요금제다. 그동안 통신3사의 현행 5G 요금제는 10~12GB, 110~150GB 등으로 치우쳐 요금제 개편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제기돼 왔다.

이에 따라 정부는 중간요금제를 ‘긴급 민생 안정 10대 프로젝트’ 중 하나로 지정하고 통신사들을 독려해 3분기 내 출시를 유도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지난 11일 이종호 과학기술정보통신부(과기정통부) 장관은 통신3사 최고경영자(CEO)와 만나 조속한 중간요금제 출시를 당부했다. CEO들도 8월 중 출시하겠다고 화답했다.

이미 간담회 당일 오전 SK텔레콤은 3사 중 가장 먼저 월 5만9000원에 데이터 24GB를 제공하는 5G 중간요금제 출시 신고서를 과기정통부에 제출했다. 이에 따라 KT와 LG유플러스도 비슷한 내용의 5G 중간요금제를 8월 중 출시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여론은 좋지 않은 상황이다.

정치권에선 이통사들의 중간요금제가 사실상 실효성이 적다며 연일 비판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윤두현 국민의힘 의원은 지난 12일 원내대책회의에서 “중간요금제를 먼저 하겠다는 한 회사가 월 사용량 24GB를 중간요금제 대상으로 할 경우, 평균 사용량(27GB)을 쓰는 사람들은 그 이상의 고가요금제를 택할 수밖에 없다”고 비판했다.
SK텔레콤 5G 요금제
SK텔레콤 5G 요금제

과기정통부 통계에 따르면, 현재 국내 5G 이용자들의 월 평균 데이터 이용량은 23~27GB다. 다만 상위 5% 이용자(헤비 유저)를 제외하면 18~21GB 수준이다. 하지만 SK텔레콤이 제시한 중간요금제는 현재 소비자 데이터 평균 사용량 27GB보다 낮은만큼 재검토를 촉구하고 있다.

윤 의원은 “정부와 국민의힘은 이런 엉터리 요금체계가 승인돼서 소비자가 부당한 바가지요금을 쓰는 일이 없도록 지켜보고 바로잡을 것”이라며 “통신사가 진정 소비자를 위한다면 또 하나의 구간을 만들거나, 월 사용량을 30GB 정도로 하는 것이 맞다”고 강조했다.

이어 지난 14일 국민의힘 주최로 열린 '5G 통신요금제 개편을 통한 소비자 권익 증진' 토론회에서도 중간요금제를 하나만 낼 것이 아니라 통신비 설계를 다양화해 선택의 폭을 넓혀야 한다는 의견이 제시됐다.

성일종 국민의힘 의원은 “20~30GB 사이에 중간요금이 나왔다는 점은 소비자 선택권 강화 측면에서 의미가 있지만, 소비자 권익 증진하기 위해선 100GB 미만에 다양한 요금제가 출시되는 게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통신비는 가족 구성원 모두가 쓰는 것이기 때문에 비용 부담이 되는 게 사실”이라며 “통신비를 설계할 때 조금 더 선택의 폭을 넓히는 게 중요하며 앞으로 정책위원회는 당정협의를 통해 이를 개선해가는 데 앞장설 것”이라고 덧붙였다.

소비자 단체도 20~30GB 사이 요금제가 더 세분화될 필요가 있다고 건의했다. 김대중 한국소비자원 시장조사국장은 “현재 요금제는 중간요금이 부재하고 선택의 폭이 좁다”며 “요금제가 세분화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야당에선 5G 중간요금제를 넘어 종합적인 가계통신비 경감 대책이 필요하다고 강조하고 있다. 안정상 더불어민주당 정보통신방송미디어 수석전문위원은 13일 “중간요금제를 추진한다고 가계 부담이 경감될 것이라고 보는 것은 큰 착각”이라며 “이보단 단말기 가격 부담 경감 방안 마련, 5G 이용자의 4G 요금제 선택 허용, 비대면 가입 요금제 확대, 취약계층 요금감면 지원 제도 개편 등이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이처럼 요금제 구간을 다양화해 선택의 폭을 넓혀야 한다는 지적이 제시되는 가운데, 정부와 통신사의 고민도 깊어진다. 통신사들은 이미 중간요금제 제공에 따른 재무적인 압박을 받는 상황이라는 주장이다. 정부 또한 SK텔레콤이 제출한 중간요금제 검토를 통해 이를 수리할지 반려할지 결정해야 하는 입장이다.

시장 지배적 사업자인 SK텔레콤은 현재 유보신고제 적용을 받는다. 유보신고제는 시장 지배적 사업자의 이용약관이 이용자 이익이나 공정경쟁을 저해 여부 등을 살펴보고 수리 또는 반려하는 제도다. 과기정통부는 15일 이내 수리 또는 반려해야 한다.

현재 SK텔레콤이 제공하는 5G 요금제를 살펴보면 10GB 데이터를 제공하는 슬림 요금제가 5만5000원, 110GB를 제공하는 레귤러요금제는 6만9000원이다. 이번에 제출한 5G 중간요금제는 24GB를 5만9000원에 제공하는 내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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