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데일리 권하영 기자] 이종호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이하 과기정통부) 장관과 통신3사 최고경영자(CEO)들간 첫 회동이 오늘(11일) 이뤄지는 가운데, 이날 논의 테이블에 어떤 안건들이 오를지 관심이 모아진다.
이종호 장관이 취임 후 통신3사 CEO들과 간담회를 갖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유영상 SK텔레콤 대표, 구현모 KT 대표, 황현식 LG유플러스 대표가 각각 자리한다. 원래는 지난 7일로 예정됐다가 일정 문제로 날짜가 변경됐다.
화두는 통신3사가 준비 중인 5G 중간요금제가 될 전망이다. 윤석열 정부는 민생안정과제 일환으로 오는 3분기 내 5G 중간요금제 출시를 독려하고 있다. 이에 통신3사는 과기정통부와 어떤 형태의 5G 중간요금제를 출시할 것인지 논의 중이다.
시중 5G 요금제는 통신사별로 15GB 이하 100GB 이상 데이터를 제공하는 요금제로 양극화돼 있다. 이에 정치권과 소비자들은 요금 선택권의 다양화를 위해 중간 수준 데이터를 제공하는 신규 요금제 출시를 요구해왔다. 통신업계도 5G 상용화 4년차에 접어들며 다양한 요금제 출시를 수순으로 받아들이고 있다. 통신사들은 현재 20~30GB 데이터를 제공하는 5만원 후반~6만원 초반대 요금제를 구상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종호 장관은 새 정부의 5G 요금 다양화 추진 기조에 맞춰 조속한 중간요금제 출시를 당부할 것으로 보인다. 통신3사도 여기에 화답할 가능성이 크다.
통신3사 CEO는 간담회에서 28㎓ 대역 주파수에 대한 정부의 현실적인 정책 방향을 요청할 것으로 보인다. 당초 예상과 달리 활용사례가 많지 않은 28㎓ 투자를 밀어붙이기에는 한계가 있다는 게 통신사들의 입장이다.
앞서 과기정통부는 통신사들에 28㎓ 주파수를 할당하면서 기지국 의무 구축수량까지 부과했지만 달성 성과는 미미한 실정이다. 통신3사가 구축해야 할 기지국 수는 각사 1만5000대씩 총 4만5000대이지만, 실제 준공완료된 기지국 수는 지난 4월 기준 5059대(11.2%)에 그쳤다. 이는 주파수 할당 취소 기준인 ‘의무 구축수량의 10%’를 간신히 넘긴 것으로, 그나마 3사 공동 구축 수량을 감안하면 실제로는 그 3분의1에 불과하다.
이 때문에 국회에서는 정부의 28㎓ 정책 전환을 꾸준히 주문해왔다. 거시적 관점에서 현실적인 주파수 활용 정책 대안을 고민을 해야 할 시점이라는 지적이다.
정부는 그러나 아직까지 28㎓ 기지국 투자를 계속해서 독려하겠다는 입장이다. 이종호 장관은 최근 5G 28㎓ 정책 수정이 필요하다는 지적에 대해 “검토가 필요하다”면서도 “활용 예를 많이 만들어서 보여줄 필요가 있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SK텔레콤의 경우 3.7㎓ 이상 대역 주파수에 대해서도 언급할 가능성이 있다. 최근 과기정통부가 진행한 3.4~3.42㎓ 대역 20㎒ 폭 주파수 추가할당이 LG유플러스 단독 입찰로 가닥난 가운데, SK텔레콤은 이에 대응하기 위해 3.7~3.72㎓ 대역 20㎒ 폭도 추가할당해줄 것을 과기정통부에 신청한 상황이다. 과기정통부는 연구반을 통해 3.7~3.72㎓ 대역의 추가할당 여부를 검토하고 있으며, 유영상 대표는 조기 할당을 요청할 전망이다.
통신3사 알뜰폰 자회사 점유율 제한 등도 논의에 오를 것으로 예상된다. 과기정통부는 앞서 통신3사 자회사의 알뜰폰 시장 진출 당시 이들 기업의 시장 독식을 막는다는 취지로 자회사 합산 점유율 50%를 넘지 못하도록 등록조건을 부과한 바 있다.
현재 사물인터넷(IoT) 회선을 포함해 점유율을 산정할 경우 아직 과반에 이르지는 않은 상태지만, IoT 회선을 제외하고 휴대폰 회선만으로 점유율을 산정한다면 통신3사 자회사 합산 점유율은 50% 안팎을 오가는 상황이다. 이에 과기정통부는 IoT 회선을 제외하고 점유율을 산정함으로써 점유율 제한 규제를 현실화하고자 한다.
LG유플러스는 그러나 알뜰폰 시장 활성화를 명분으로 여기에 반대하고 있다. 이동통신(MNO) 시장에서 3위 사업자인 LG유플러스는 대신 알뜰폰(MVNO) 시장에서 주도권을 잡고자 하는 이해관계가 있다. 자회사 점유율 제한이 강화될 경우 이 같은 전략에 차질을 빚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