쌍용자동차가 최근 한국거래소에 상장폐지 사유 해소를 위한 개선기간 연장을 요청하는 등 ‘발등의 불’이 떨어졌다.
상장폐지로 인해 비상장사로 전환되면 외부 투자유치 등이 여의치 않게돼 회사에 대한 투자 매력도가 크게 떨어지는 등 결국 쌍용차 매각에 큰 걸림돌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앞서 쌍용차는 지난 2020년 사업연도 재무제표에 대해 ‘감사인의 감사의견 거절’을 받았고 지난해 4월25일부터 올해 4월14일까지 개선기간을 부여받았었는데, 올해 에디슨 컨소시엄과의 매각 협상이 최종 백지화되면서 결국 개선 기간내 요건을 충족시키지 못해 상장폐지 사유가 발생했다.
이에 쌍용차는 지난 25일 공시를 통해, 이의신청서를 제출했다고 밝혔다. 개선기간 종료 후 7일 이내(2022년 4월 25일 마감)에 이의신청서를 제출하면 당국은 개선계획 이행여부에 대한 심의를 요청할 수 있다.
쌍용차 노조도 개선기간 연장을 촉구하고 있다. 노조는 지난 21일 기자회견을 통해 “쌍용차의 상장폐지가 결정되면 재매각 진행에 막대한 지장을 초래하고, 쌍용차 5만 소액주주, 협력업체 포함 20만 노동자들의 생존과 직결된다”고 강조했다.
현재 쌍용차 매각은 스토킹호스(Stalking-horse) 방식으로 제한적 경쟁입찰이 진행되고 있다. 29일 현재까지 쌍용차 매각주관사인 EY한영회계법인에 인수의향서를 제출한 업체는 쌍방울, KG그룹, 빌리온프라이벳에쿼티(PE), 이엘비앤티 4개 컨소시엄이다.
현재로선 이의신청이 받아들여져 개선기간이 연장될 가능성도 점쳐지지만 회생법원이 어떤 판단을 내릴 것인지는 아직 확실하지 않다.
다만 쌍용차의 매각 작업이 현재 구체적으로 진행중이기 때문에, 굳이 상장폐지를 시켜서 가뜩이나 여의치않은 매각 작업을 더욱 어렵게할 필요가 없을 것이란 지적은 설득력이 있다. 또한 상장폐지 이후 재상장까지 빨라야 수년이 걸리기 때문에 현실적으로도 개선기간 연장을 통한 매각 촉진이 더 실익이 있을 것이란 견해다.
한편 상장폐지 사유가 발생해 쌍용차의 비상장사 전환까지 염두에 둔 시나리오를 가정한다면 쌍용차 인수전은 향후 새로운 방향으로 흐를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자본력 뿐만 아니라 중장기 사업 운영 능력과 전기차 등 사업 비전을 가진 컨소시엄에 대한 기대치도 동시에 고려해야하기 때문이다. 쌍용차는 인수 이후에도 최소 1조원 이상의 추가 투자가 이뤄져야할 것이라는 게 관련업계와 금융투자업계의 대체적인 분석이다.
특히 이런 관점에서 주목되는 것이 광림이 주도하는 쌍방울그룹 컨소시엄이다. 그동안 쌍방울컨소시엄은 경쟁사인 KG그룹에 비해 자금력에서 뒤진다는 평가를 받아왔다.
하지만 상장폐지 사유 발생으로 인한 쌍용차 인수 이후 회사의 경영 관리 및 전기차 생산 등 비재무적 시나리오까지 고려한다면, 쌍방울컨소시엄이 오히려 타 컨소시엄과 비교해 인수 명분에 대한 선명성과 차별성을 부각시킬 수 있는 기회가 될 수도 있다는 분석이다.
쌍용차 인수 TF를 이끌고 있는 광림의 성석경 대표는 최근 한국경제와의 인터뷰에서 “광림은 3~4년 전부터 전기특장차 사업 준비를 해오는 등 전기차가 상용화될 때를 대비하기 위해 이미 공장 부지를 확보했다”며 “쌍용이라는 좋은 완성차 브랜드와 함께 전기차 사업을 준비하면 우리의 계획도 더 빨리 확실하게 실천할 수 있을 것”이라는 각오를 밝힌 바 있다.
실제로 광림은 지난 26일, 고소작업 특장차를 배터리 전기 사용방식의 전기특장차 개발을 완료했다고 밝혔다. 전동화 고소작업차는 별도의 전기구동형 유압발생 파워모듈인 ‘e-PTO 시스템’을 탑재해 배터리의 전기를 사용하는 방식으로 작동된다.
이와함께 쌍방울컨소시엄은 적극적으로 나서서 자금력에 대한 일각의 불안한 시선도 불식시키고 있다.
쌍방울컨소시엄에 최근 KH그룹이 가세하면서 총 3000억원을 투자자금을 추가한 것으로 알려져 주목을 끌었다. 관련업계에 따르면 KH그룹은 현금 1000억원, 계열사 유상증자를 통한 2000억원 등 자금을 확보할 것이란 분석이다.
또한 여기에 광림이 1500억원, 쌍방울이 1000억원을 증자할 것이란 전망이다. 앞서 지난 13일 KB증권이 투자 철회를 결정했지만 인수자금 확보에는 문제가 없다는 것이 쌍방울컨소시엄의 입장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