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데일리 이종현기자] 클라우드 시대가 되면서 기업 정보기술(IT) 환경이 점점 더 복잡해지고 있다. 전통적인 온프레미스와 클라우드를 함께 쓰는 하이브리드 클라우드에서, 복수 클라우드를 함께 사용하는 멀티 클라우드가 보편화된 탓이다.
김종덕 하시코프 지사장은 <디지털데일리>와의 인터뷰에서 “불과 몇 년 전만 하더라도 퍼블릭 클라우드를 쓴다는 것에 대한 거부감이 있었다. 그런데 이제는 퍼블릭 클라우드를 쓰는 것이 전혀 이상하지 않은, 자연스러운 일상이 됐다”고 말했다.
이어서 그는 “문제는 하나의 퍼블릭 클라우드가 모든 문제를 해결해주지는 않는다는 점이다. 이해관계에 의해, 가용성을 위해, 특정 벤더에 종속되는 것을 피하기 위해 등 다양한 이유로 여러 클라우드를 함께 사용하는 추세다. 안정성은 높아지지만 관리는 점점 어려워진다. 이를 해결하는 것이 하시코프의 솔루션”이라고 전했다.
◆멀티 클라우드 인프라·보안·네트워크·앱 관리 자동화하는 하시코프
하시코프가 기업용으로 제공하는 제품은 4개다. 각각 인프라, 보안, 네트워크, 애플리케이션(앱) 제품으로, 이중 가장 인지도가 높은 것은 서비스형 인프라(IaC, Infrastructure as Code) ‘테라폼(Terraform)’이다.
테라폼은 하시코프가 자체 개발한 설정 언어 HCL(Hashicorp Configuration Language)을 통해 아마존웹서비스(AWS), 마이크로소프트(MS) 애저, 구글 클라우드 플랫폼(GCP)을 지원한다. 인프라와 관련된 모든 것을 코드화해 여러 클라우드 인프라를 동시에 관리하기 쉽다는 강점이 있다.
테라폼이 하시코프를 상징하는 제품이라면 ‘볼트(Vault)’는 회사 이익을 책임지고 있는 제품이다. 볼트는 오픈소스로 무료 이용자가 많은 테라폼에 비해 민감한 보안, 컴플라이언스를 담당해 전체 제품 매출 중 가장 높다.
볼트는 신원(Identity) 기반의 보안을 제공하는 제품이다. 신뢰할 수 있는 ID를 사용해 비밀번호를 중앙 집중화함으로써 멀티 클라우드 환경에 일관된 보안을 적용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 데이터에 대한 암호화 역시 함께 제공된다. 계정관리에 대한 부담을 덜고 위험 관리의 효율성도 높이는 데 일조한다.
멀티 클라우드 앱 자동화 제품인 ‘노마드(Nomad)’는 메타버스 기업으로 거듭난 게임 로블록스(Roblox)가 이용한 것으로 이름을 알렸다. 클라우드의 네트워크 이슈를 해결하는 신원 기반 네트워크 자동화 제품 ‘컨설(Consul)’까지, 멀티 클라우드 인프라 관리를 위한 제품 라인업을 갖췄다.
◆IT의 높은 사람 의존도 문제 해결한다
김 지사장은 “하시코프의 제품은 사람의 의존도가 높은 멀티 클라우드 관리를 코드화, 자동화하는 데 의의가 있다”고 강조했다. 익숙지 않은 클라우드를 도입하는 과정에서 관리를 숙련자가 맡았을 때와 비숙련자가 맡았을 때의 효율성이 크게 차이 나는데, 코드화를 통한 버전관리 및 자동화로 인적 오류를 줄이고 효율성 및 가시성을 높일 수 있다는 설명이다.
인력 문제 해결은 전 세계 IT 분야의 공통된 과제다. 국내 기업만 하더라도 우수 소프트웨어(SW) 개발자 구인을 위해 인재 쟁탈전을 벌이고 있다.
김 지사장은 “하시코프가 IT의 모든 것을 해결해줄 수는 없다. 다만 개발자들의 인프라 운영 수고를 덜어줄 수는 있다. 대표적인 예가 로블록스”라고 전했다. 로블록스는 메타버스의 부각으로 인기가 급상승한 미국 게임사다.
그는 “급격한 이용자 증가를 경험한 로블록스는 앱 통합 및 배포(CI/CD)에 어려움을 겪으며 개발 속도를 높일 수 있는 도구를 필요로 했고, 그 결과 하시코프의 제품을 채택했다”며 “굉장히 크고 복잡한 환경을 다섯명 정도의 인력이 운영하고 있는데, 하시코프의 제품이 아니었으면 어려웠을 것”이라고 부연했다.
◆기업 인지도 높이는 것이 한국지사 과제
멀티 클라우드 도입률은 가파르게 상승 중이다. 하시코프의 제품 특성상 다양한 클라우드를 동시에 활용하는 기업이 늘수록 기회가 많아진다.
2021년 12월 9일 미국 나스닥에 상장한 하시코프는 2022년 1월 16일 기준 시가총액은 14조원에 달한다. 2012년 설립 이후 10년만의 쾌거다.
김 지사장은 “우리나라는 미국에 비해 클라우드 도입이 조금 더딘 편이다. 3~5년 정도 뒤쳐졌다고 보는데, 최근에는 굉장히 빠른 속도로 그 간격을 메우고 있다”며 “본격적인 한국 진출은 작년이지만 그 이전부터 스스로 찾아서 하시코프의 제품을 쓰는 고객들도 있다”고 말했다.
하시코프는 오픈소스로 제품을 공개한 만큼 커뮤니티가 활성화돼 있다. 실제 2017년 오픈부터 볼트를 이용 중인 네이버클라우드는 사용 편의성과 함께 많은 양의 문서, 활발한 커뮤니티를 볼트 선택의 이유로 꼽은 바 있다.
김 지사장은 “제품 인지도에 비해 회사의 이름은 상대적으로 덜 알려졌다. 한국지사가 해결해야 할 문제”라며 “고객들이 우리 제품을 쓰는 데 불편함이 없도록, 사용사례를 중심으로 브랜드 알리기에 나서겠다”고 피력했다.
한편 작년 하시코프의 초대 한국 지사장직을 맡은 김 지사장은 스트라투스 테크놀로지, 포티넷, 블루코트, RSA, 뉴타닉스 등 한국지사를 이끌었다. 초대 지사장을 맡은 것은 포티넷, 뉴타닉스에 이어 3번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