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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튜브가 일으킨 지각변동...음원 플랫폼, ‘콘텐츠’로 반격

[디지털데일리 임재현기자] 국내 음원 플랫폼이 종합 콘텐츠 플랫폼으로 변신을 준비하고 있다. 음원 시장이 포화에 이른 데다, 유튜브뮤직·스포티파이 등 외산 플랫폼 공세 역시 막강하기 때문이다. 음원 서비스만으로는 이용자 확보가 어려워진 상황에서, 콘텐츠가 새로운 성장 동력으로 선택받았다.

현재 음원 시장 판도는 격하게 변화하고 있다. 유튜브뮤직이 눈에 띄게 치고 올라왔으며, 과반을 점유하던 멜론은 점유율을 조금씩 잃고 있다. 앱 분석업체 모바일인덱스에 따르면 올해 9월 기준 앱 점유율은 멜론이 31.2%로 1위, 지니뮤직이 17.4%로 2위를 차지했다. 유튜브뮤직이 14.7%로 플로 11.2%를 제치고 3위에 올랐다. 멜론·지니뮤직·플로 3강 구도가 깨진 것이다. 네이버 음원 서비스인 바이브가 3.3%로 플로의 뒤를 이었다.

지난 2000년 국내 최초로 음원 서비스를 시작한 벅스는 음원 사이트 대명사로 불렸으나, 현재는 후발주자 바이브에도 점유율이 밀리는 형국이다. 이에 벅스가 꺼내든 타개책은 자체 콘텐츠다. 벅스에서만 소비할 수 있는 독점 콘텐츠로 이용자 발길을 묶어둔다는 것이다. 지난달 29일 벅스는 뮤직시네마 '사운드트랙#1'을 제작할 것을 발표했다. 뮤직시네마를 시작으로 다양한 장르 콘텐츠를 확보하고 음원 유통 사업을 확대한다. 이를 발판으로 종합 엔터테인먼트 콘텐츠 기업으로 도약할 계획이다.

지난달 30일 벅스는 자사주 100만주를 처분해 116억3800만원을 마련하기도 했다. 벅스는 "확보한 재원은 대부분 콘텐츠 제작에 쓰일 것"이라며 "원천 지식재산권(IP)을 확보할 수 있는 다양한 콘텐츠에 투자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유튜브뮤직에 따라잡히며 업계 3위로 처진 플로 역시 사업 다각화에 노력하고 있다. 올해 5월 음악 사업 확대를 위해 3년간 2000억원 규모 투자를 진행하겠다고 밝혔다. SM C&C 등과 공동으로 오디오 콘텐츠를 제작하는 한편, 윌라, 스푼라디오, 인기 유튜버 등과도 협력해 콘텐츠를 강화하고 있다. 플로는 지난 2019년 공연사업본부를 신설해 공연 제작사로서 활동 중이기도 하다.

지난달 25일에는 SK텔레콤 '이프랜드'와 협력하며 메타버스로 진출했다. 메타버스 플랫폼을 이용해 팬-창작자 간 소통을 강화한다. 이와 관련해 팬덤 비즈니스 기업 비마이프렌즈와도 파트너십을 체결했다. 비마이프렌즈의 팬덤 사업 플랫폼 비스테이지(b.stage)를 통해 생태계를 구축한다는 계획이다.

지니뮤직은 종합 인공지능(AI) 오디오 플랫폼으로 거듭날 것을 선언했다. 우선 콘텐츠 확보를 위해 국내 최대 구독자를 가진 전자책 서비스 밀리의서재를 지난 9월 인수했다. AI 음성 합성 기술로 전자책 10만권에 달하는 밀리의서재 IP를 오디오화해 제공할 예정이다. 10월에는 오디오북, 오디오예능, 오디오드라마 등을 제공하는 오디오 콘텐츠 서비스 '스토리G'를 출시하기도 했다.

마찬가지로 메타버스에 시선을 돌렸다. 모바일 게임 개발사 해긴과 업무협약을 맺고, 메타버스 세계를 통해 음악 쇼와 팬 사인회 등을 개최한다. 지니뮤직 콘텐츠 제작 노하우와 해긴 게임 기술력이 융합된 새로운 형태의 메타버스 공연을 제공한다는 설명이다.

지난달 22일에는 사업 확장에 박차를 가하기 위해 새롭게 박현진 대표를 선임했다. 박현진 신임 대표는 KT에서 다양한 분야 마케팅 전략을 담당했다. 지니뮤직은 "마케팅 및 서비스 전문가인 박현진 대표 내정을 통해 지니뮤직 경쟁력 강화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전했다.

업계 1위 멜론도 지난해 5월 '스테이션' 서비스를 개편하며 자체 오디오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뮤직토크쇼, 오디오형 예능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방송한다. 9월에는 카카오엔터테인먼트와 합병하며 다양한 콘텐츠 확장 발판도 마련했다.

이러한 음원 플랫폼의 오디오 콘텐츠 확보 노력은 갈수록 가속할 것으로 전망된다. 업계 관계자는 "음악은 3분 내외지만, 오디오 콘텐츠는 10분에서 수 시간에까지 이른다. 이용자를 묶어두는 면에서는 음원 서비스보다 효율적"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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