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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장애] 또 터진 통신마비, 금융·교육·결제 일상생활 ‘멈춤’(종합)

[디지털데일리 이상일 권하영 이안나 박현영 임재현 기자] 1시간 가량 짧은 시간이었다. 그러나 전국 단위로 발생한 통신 장애 서비스였던 만큼 피해는 막심했다.

이날 오전 11시20분경부터 시작된 KT 유·무선 인터넷망 장애는 약 40분간 지속됐다. 인터넷 장애 현상은 서울·수도권, 충청·호남권, 제주도까지 전국적으로 나타났다. 현재 복구 중인 일부 지역을 제외하고 대부분 지역은 정상화됐다.

1시간 가량 짧은 네트워크 장애였지만 국민은 그 시간 ‘일시 멈춤’ 현상을 겪어야 했다. KT망을 사용하는 곳이라면 금융기관부터 병원·학교·편의점 등까지 업무를 진행할 수 없었다. 통신 마비에 일상생활도 마비됐다.

KT는 이날 오후 2시29분경 “사고 원인을 초기에는 트래픽 과부하가 발생해 디도스로 추정했으나, 면밀히 확인한 결과 라우팅(네트워크 경로 설정) 오류를 원인으로 파악했다”며 “정부와 함께 더욱 구체적인 사안을 조사하고, 파악되는 대로 추가설명을 하겠다”고 공지했다.

◆비대면 수업·원격회의부터 코로나19 백신 접종도 ‘일시중단’=KT 망을 이용하는 기업과 증권가, 학교와 병원 등에서 피해는 컸다. KT 유·무선 서비스 장애가 약 1시간이나 이어지면서, 가입자일상 업무 대부분이 차질을 빚었다.

가입자 개별적으로는 카카오톡을 비롯한 메신저 서비스부터 게임과 결제 앱 등이 원활하게 이뤄지지 않는 문제로 직간접적으로 영향을 받았다. 처음에는 KT 유·무선 장애가 발생했다는 사실을 확인하기조차 어려운 실정이었다.

줌(Zoom) 등을 통해 학생들이 듣는 비대면 강의도 갑작스레 중단됐다. 학교나 교수·교사 등이 KT망을 쓸 경우는 휴강을 했고, 그렇지 않더라도 수강생이 KT 가입자인 경우에는 수업을 제대로 듣지 못해 의도치 않은 결석이 잇따랐다.

기업 내 화상 회의도 비슷한 상황이었다. 네이버웍스 등 업무용 메신저를 이용하는 기업에서는 KT 가입자 회의 참여와 업무 연락이 원활하지 않았다. KT 통신망을 이용하는 홈페이지를 비롯해 주요 사이트도 접속 중단됐다.

병원에서도 접수·수납부터 공단 조회, 결과 조회 등이 원활하지 않아 일부 업무가 마비됐다. 진료에 앞서 병원이 가장 먼저 진행하는 일은 국민의료보험공단에 접속해 조회하는 일이다. KT망 인터넷이 접속되지 않으니 진료는 물론 처방전을 내는 과정마저 불가했다. KT망을 이용하는 병·의원 가운데 일부에선 코로나19 백신 접종마저 불편을 초래했다.

◆증권사 MTS·가상자산 거래소 접속 먹통=이와 함께 증권사 홈트레이딩 시스템(HTS)과 모바일 트레이딩 시스템(MTS) 등 접속에 일부 오류가 발생했다. 한국투자증권 앱은 “KT 인터넷 접속 장애로 KT 통신사를 이용하는 고객은 접속 영향이 있을 수 있다”고 안내했다.

인터넷뱅킹과 모바일뱅킹 이용이 어려워져 서비스를 제공하는 해당 금융사에 전화 문의가 빗발치는 상황이 벌어지기도 했다. 일부 은행 지점의 경우, 디지털 사이니지를 통한 순번 안내와 화상 통화 등이 지연됐다.

인터넷 접속 자체가 끊기면서 가상자산 거래소 접속과 원화 입출금도 원활하지 않았다. 업비트, 빗썸, 코인원을 비롯한 거래소들은 일제히 공지를 냈으며, 일부 거래소는 원화 입출금을 일시중단했다.

업비트는 오전 11시3분께 “KT 통신사 네트워크 장애로 인해 신분증 인증과 원화입출금이 지연되고 있다”고 밝혔다. 빗썸도 오전 11시37분경 “제휴 통신사 네트워크 이슈로 사이트 접속이 일시 지연되고 있다”고 공지했다. 현재는 두 거래소 모두 서비스를 정상화했다.

코인원은 원화 입출금을 일시중단하기도 했다. 오전 11시45분 경 코인원은 관련 공지 후 35분 후 입출금을 재개했다.

빗썸 관계자는 “고객 문의가 많았으나 다행히 정상화가 빠르게 돼 큰 피해가 발생하진 않았다”고 전했으나 투자자들은 피해를 호소하고 있다. 현재 코인 커뮤니티 등에서는 “KT 때문에 매도 시기를 놓쳤다”는 글들이 쇄도하고 있다.

◆중소상공인·배달기사도 점심 장사 ‘허탕’=이날 점심 영업을 앞둔 상황에서 소상공인들은 어느 회사 통신망을 사용하는지에 따라 피해 유무가 극명하게 갈렸다. SK텔레콤·LG유플러스 망을 사용하는 자영업자는 전국적 ‘먹통’ 상황인지 인지하지도 못한 반면, KT망을 사용하던 자영업·편의점들은 식당을 찾은 대다수 손님을 그냥 돌려보냈다.

홍대입구역 근처 고깃집을 운영 중인 C씨는 “KT전화망을 써서 포스기뿐 아니라 전화·무선인터넷 등 모두 불편을 겪었다”며 “현금을 갖고 다니는 사람이 없다보니 손님들에게 일일이 설명하고 납득시키는 데 큰 수고가 들었다”고 말했다.

배달 접수를 하고 소비자에게 이를 전달하기까진 모든 과정이 유무선 인터넷망을 통해 이뤄진다. 특히 자영업자들이 상점에서 이용하고 있는 포스기가 ‘먹통’이 되면서 이와 관련한 모든 업무가 마비됐다. 작게는 주문 관리부터 배달 요청 승인도 하지 못한 꼴이다.

점심 대목을 놓친 자영업자·배달기사에 보상이 이뤄질 지는 미지수다. 배달업계 관계자는 “자체 서버 장애가 아니고 외부 통신망에 의해 이뤄진 것이라 현재는 정확한 피해 사례나 구체적 장애 상황들을 파악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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