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서보안(DRM) 솔루션으로 대표되는 주력 사업인 데이터보안 부문의 매출 상승이 전체 매출 증가을 견인했다. 데이터보안 부문은 78억원의 매출을 거두며 전년동기대비 55.4% 성장했다.
반면 애플리케이션(앱)보안 및 정보보호컨설팅 부문의 매출은 각각 18억원, 6억원으로 전년동기대비 22.5%, 9.8% 하락했다.
3개사의 작년 한 해 사업을 적자로 마감했다는 공통점이 있다. 상반기 적자가 발생하다가도 하반기에 이를 메꾸는 구조를 가진 기업이 많은데, 이는 ‘하반기에는 만회한다’는 신뢰가 있어야 한다. 3개사의 경우 작년 적자로 이와 같은 신뢰를 잃은 상태다.
파수의 경우 연이은 적자로 누적 결손금이 148억원가량 쌓인 상태다. 부채비율은 약 129%다. 라온시큐어는 누적 결손금이 31억원이지만 부채비율은 35%가량이다.
◆금융권 디지털전환 바람 타고 훨훨··· 아톤, 최대 실적 경신
핀테크 보안기업 아톤은 상반기 매출액 212억원, 영업이익 46억원으로 사상 최대 실적을 경신했다. 각각 42.7%, 203.8% 늘어난 수치다.
주력사업인 금융보안 매출 상승이 호실적을 이끌었다. 아톤의 상반기 매출은 ▲핀테크 보안 103억원 ▲핀테크 플랫폼 28억원 ▲스마트금융 53억원 등으로 구성됐는데, 각 부문별로 전년동기대비 73.2%, 6.7%, 168.9%씩 성했다.
이는 코로나19 이후 금융권에 부는 디지털전환(DX) 흐름에 힘입은 결과다. 아톤은 연초 약 76억원 규모 광주은행 차세대 스마트뱅킹 시스템 구축 사업을 수주했는데, 이는 아톤 창사 이래 최대 규모 사업이다.
전자서명법 개정에 따른 혜택도 누리고 있다. 대부분 공동인증서(구 공인인증서)를 활용하던 과거와 달리 법 개정 후 공동인증서의 ‘공인’ 자격 상실 후 개별 기업·서비스마다 인증 시스템을 구축하기 위한 수요가 늘고 있다.
금융권 사업의 호조와 달리 티머니 솔루션 사업은 심각한 부진을 겪는 중이다. 아톤은 교통카드 ‘티머니’의 IC칩 구동을 위한 종합 소프트웨어(SW)를 제공하고 있는데, 코로나19 이후 해외 여행객 방문이 급감하면서 관련 매출액이 대폭 줄었다. 2019년 아톤의 티머니 관련 매출은 55억원이었는데 2020년 24억원, 올해 상반기에는 6000만원남짓으로 급감했다.
아톤은 본업인 핀테크 보안에 주력한다는 계획이다. 아톤 관계자는 “핀테크 보안 솔루션 사업 부문에서 금융권을 중심으로 신규 고객처가 확대되고 있다. 기존 고객처의 모바일 일회용비밀번호(OTP) 라이선스 구매에 따른 매출 성장도 두드러진다”며 “보안·인증 기술을 기반으로 비대면 금융 인증 시장을 리딩하겠다”고 말했다.
◆상반기 흑자 전환 성공한 지니언스
지니언스는 상반기 매출액 112억원, 영업이익 7억원으로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 2020년 상반기에는 매출액 107억원 영업이익 –8억원을 기록한 바 있다.
네트워크접근제어(NAC) 등 제품 매출은 89억원으로 전년동기대비 1.1%가량 하락했다. 반면 솔루션 도입 고객에 대한 유지보수 매출이 22억원으로 전년동기대비 37.8% 증가하면서 전체 매출 상승을 이뤄냈다.
지니언스는 NAC 분야 국내 선두권 기업으로 알려졌다. 글로벌 시장조사기관 가트너의 ‘2021 NAC 마켓사이드’서 대표 기업으로 선정됐다.
또 NH농협은행 및 DB손해보험, 광주은행 등 대형 금융권 EDR 고객을 확보하며 입지를 공고히 하는 중이다. 지니언스에 따르면 EDR 누적 고객 72곳을 확보한 상태다. 코로나19 이후 정보보안 시장의 확대에 따른 혜택을 누릴 것으로 기대된다.
하지만 최근 악재를 맞았다. 자사 NAC 제품에 관리자 권한을 탈취할 수 있는 취약점이 발견된 것. 지니언스는 취약점 발견 직후 한국인터넷진흥원(KISA) 등 관련기관에 이를 공유하고 최신 보안패치를 내놓은 상태다.
업계에서는 글로벌 기업들의 소프트웨어(SW)서도 취약점이 발견되는 일이 잦은 만큼, 지니언스의 부주의라고 비판할 수만은 없다는 의견이 주를 이룬다. 다만 제품을 구매해 사용하는 소비자 입장에서는 불안함이 생길 수밖에 없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해당 취약점으로 인해 실제 피해 사례가 발생하지는 않은 것으로 전해진다. 최신 보안패치를 적용하면 해당 취약점이 사라진다. 지니언스는 고객을 대상으로 패치 적용을 독려하는 중이다.
◆n번방 사태 특수 누리는 플랜티넷··· 영업이익은 크게 감소
필터링 서비스를 제공하는 플랜티넷은 상반기 매출액 143억원, 영업이익 1억원을 기록했다. 매출액은 18.3% 상승했지만 영업이익은 85.3% 줄어든 상태다.
매출 상승은 주력 사업인 국내 유해사이트 필터링 서비스 사업의 호조로 인한 것이다. 해당 부문은 매출 60억원을 기록, 전년동기대비 37,9% 성장했다.
자회사의 성장도 순조롭다. 플랜티넷의 자회사 플랜티엠은 매장음악서비스 및 영상제작, 광고 서비스를 제공하는 기업이다. 카페 등 온라인 매장에서 들을 수 있는 음악이나 디지털 메뉴보드 등의 사업을 하고 있다. 코로나19라는 악영향에도 불구하고 관련 매출은 5.8% 늘었다.
영업이익은 크게 악화했다. 플랜티넷은 별도 기준 매출액 62억원, 영업이익 –6억원을 기록했다. 늘어난 매출액만큼이나 적자 역시 함께 증가했다. 플랜티넷 관계자는 악화된 영업이익에 대해 “미래 신사업 확보를 위한 기술개발과 인력 거용, 마케팅 비용 등 투자로 인한 결과”라고 설명했다.
영업이익 악화에도 불구하고 30억원의 당기순이익을 기록했다. 이는 플랜티넷이 운영 중인 벤처캐피탈 알바트로스인베스트먼트의 지분법 평가이익 반영에 의한 것이다. 알바트로스인베스트먼트는 상반기 31억5000만원의 순이익을 기록하며 플랜티넷의 전체 당기순이익 상승을 견인했다.
플랜티넷의 사업은 오는 12월 전기통신사업법·정보통신망법 시행으로 한층 호황을 누릴 것으로 전망된다. ‘n번방 방지법’이라 불리는 해당 법은 온라인서비스를 제공하는 기업에게 디지털성범죄물 차단 기술 적용을 의무화하는 것을 골자로 한다.
플랜티넷은 작년 7월 다크웹 사이버보안 전문기업 NSHC와 업무협약을 체결, 관련 기술을 내놓겠다고 선언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