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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 오디세이 / 병원, ‘스마트’해지다 ①] '디지털 의료서비스' 서두르는 병원들

신기술 집합해 의료 혁신 나서는 병원, 환자 데이터 처리에는 신중

서울 소재 A 상급병원에 가면 환자가 호출을 따라다닐 필요가 없다. 스마트폰 블루투스를 켜면 환자가 어디에 있는지 알아서 인지하는 시스템이 진료과에 자동 접수한다. 환자의 이동을 추적해 불필요한 접촉을 막는 것으로 접수 시간만 줄여도 병원 가는 일이 수월해 환자 입장에선 혁신적인 일이다. <디지털데일리>는 총 7회에 걸쳐 병원의 기술 혁신을 살펴보며 디지털 진화가 의료 분야에 미친 영향을 알아본다. <편집자>

서울대학교병원 단계별 스마트화 추진 전략. (사진=한국보건산업진흥원 제공)
서울대학교병원 단계별 스마트화 추진 전략. (사진=한국보건산업진흥원 제공)

[디지털데일리 강민혜 기자] 국내 병원 혁신의 현주소는 어디까지 왔을까. 단순 기업의 디지털 혁신과 달리 민감 정보를 담은 데이터, 환자 건강을 좌우하는 의료 혁신 기술은 더 세밀할 수밖에 없다.

23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병원들의 IT 혁신기술을 활용한 업무 시스템 고도화가 이어지고 있다.

한국은 해외 주요국들에 비해 디지털 헬스케어 활성화에 대한 법제도적 한계가 있는 상황이다. 다만 최근 관련 기술 개발 및 상용화 데이터 활용을 위한 규제가 완화되며 각 병원들은 디지털 의료서비스 체계를 구축하고 있다.

지난 2015년 산업통상자원부 중심으로 스마트 헬스케어 사업 활성화 방안이 수립됐다. 2018년 의료기기 분야 규제 혁신, 산업 육성 방안이 수립됐다. 2020년엔 데이터법 개정안이 통과됐다. 지난 상반기엔 식품의약품안전처를 중심으로 의료 혁신 기기 등에 대한 현실적 허가안을 다듬었다.

의료법, 개인정보 보호법 부처간 중복 규제로 겪던 의료 분야 기술 상용화 어려움이 줄었다. 가명정보를 환자 데이터에 도입해 환자 정보를 빅데이터화, 연구에 활용할 수 있게 했다. 이를 통해 개인별 맞춤형 정밀의료 서비스를 꾀한다는 게 큰 그림이다.

과확기술정보통신부는 오는 2022년까지 달성할 주제로 디지털 혁신 성장동력 발굴 전략을 담은 국가정보화 기본계획에 산업 혁신 부분서 헬스케어를 핵심으로 선정했다.

지난 2020년엔 보건복지부가 환자 데이터를 원격 모니터링하는 기술 등에 대해 의료법 위반이 아니라고 판정, 식약처가 이를 건강보험 급여 대상으로 인정한 사례도 있다.

업계도 긴밀히 움직였다. SKT는 지난 2019년 4월, 용인세브란스병원과 디지털 혁신 병원 구축 계약을 맺었다. KT는 삼성서울병원과 실시간 치료계획 확인 데이터 판독 등 스마트 혁신병원 계약을 체결했다. LG유플러스는 지난 2019년 을지대병원과 가상현실(VR) 활용 계약을 꾸렸다.

병원들도 혁신기술 활용을 위해 업무 시스템 고도화 사업에 나서고 있다.

서울대학교병원은 의료혁신실 프로세스 이노베이션팀(Process Innovation team, 이하 PI)팀에서 스마트 병원과 디지털 헬스케어 업무를 수행한다. 정보화실, 의생명연구원 등과 협업을 촉진하고 의료혁신 업무를 맡는다. 정보화실, 의생명연구원 등과 일한다. 의료혁신실장은 진료과 교수 발령으로 2년 임기제다. 재임 가능하다. 현재는 박도중 교수가 지난 5월 발령돼 맡고 있다.

PI팀장은 병원 내 업무 처리 프로세스(Process) 개선 업무를 주로 삼는다. PI파트장은 의료혁신실 내 혁신 업무를 맡는다. 팀원은 혁신 업무 과제 발굴, 수행을 도맡는다. PI팀은 담당교수, 간호직, 사무직 등 다양한 인원으로 구성된다.

환자 경험 플랫폼, 모바일 앱, 스마트 비사이드 스테이션(Smart Beside Station, 이하 SBS), 로보틱스 네 주제별 프로젝트를 설정, 단계적으로 구현하고 있다. 원격 중환자실, 물류 추적, 모바일 앱, 침상 모니터 등이 연구를 진행 중이거나 시범운영 종료 후 정식 운영 혹은 비교 진행을 거쳤다.

SBS는 개인별 의료정보 기반 입원 생활 지원, 전자동의서 등 환자 편의를 제공한다. 요청 사항 알림, 간호업무 지원 등에도 활용한다.

서울아산병원은 업무 효율성 상승을 위해 지난 2018년 5월 현대오토에버의 지원사격을 받아 스마트 병원으로의 전환을 꾀했다. 현대오토에버가 주사업자다. 지난 2019년 4월 문을 연 계열병원 은평성모병원을 중심으로 새 기술 등을 도입 중이다.

LG CNS가 수주 후 병원정보시스템 ‘아미스(AMIS, Asan Medical Information System) 3.0’ 구축에 참여 중이었으나 병원과의 갈등으로 주사업자가 지난 2017년 10월 현대오토에버로 바뀌었다. 고도화 작업에는 현대오토에버가 참여한 셈이다. 현재도 협업해 플랫폼을 구축 중이다.

주요 추진 과제로는 손위생 관리 솔루션, 스마트 입력, 환자 확인 자동화, 감염과 보안관리 시스템, 의료 각 부서 간 소통, 환자에게 절차 및 위치 기반 디지털 서비스 제공 등이다. 병원 장 아래 스마트병원 관련 독립 부를 신설하고 스마트병원장, 스마트병원운영팀, 분야별 기능센터 등을 뒀다.

분야별 기능센터는 인공지능 기술 개발 및 빅데이터 분석, 스마트 인프라 구축 및 진료 지원, 해외환자 대상 돌봄 관리, 국책연구사업 수주 대응 등 5가지 목표를 세워 움직인다.

진료 효율성 도모를 위해 모바일 전자의무기록(Mobile EMR) 등을 시작으로 지난 2019년부터 음성인식 전자의무기록(Voice EMR)을 개발했다. 이는 지난 2020년부터 적용하고 있다.

한편 서울아산병원은 동일한 EMR을 쓰는 계열병원들의 데이터를 통합, 빅데이터 플랫폼을 구축하고 지난 2019년 11월에 커먼 데이터 웨어하우스(Common Data Warehouse, CDW)를 열었다. 1500만명 규모 데이터가 비식별화를 거쳐 연구자에게 제공된다.

병원 업계 관계자는 “현행 법에서 환자 데이터 등은 동의하지 않으면 모두 익명 처리된다”며 “식별될 수 없는 아이디를 부여해 빅데이터 구축되므로 유출의 우려는 없다. 동의 없는 병원 간 교류도 존재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강민혜 기자> mineral@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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