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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미디어 전성시대②] 新유통 격전지 '라이브커머스' 뜬다

- e커머스 이어 홈쇼핑·배달업계도 진출…시청자 수 확대가 우선순위

[디지털데일리 이안나 기자] 코로나19 장기화로 비대면 쇼핑 수요가 늘면서 새롭게 떠오른 유통 모델 중 하나는 ‘라이브커머스’다. 특히 모바일로 영상을 즐겨보고 쇼핑하는 문화와 맞물리면서 라이브커머스는 이 시기 더욱 폭발적으로 성장하고 있다.

라이브커머스는 스마트폰에서 실시간으로 호스트가 상품을 소개하고 판매하는 인터넷 라이브 방송이다. 라이브커머스 방송을 ‘라방’으로 줄여 말하기도 하는 이유다. TV홈쇼핑과 유사하긴 하지만 시청자들 질문에 답변하며 실시간으로 소통한다는 점에서 차이가 난다. 영상에 익숙한 MZ세대 이용자가 많아 기업에선 젊은층을 붙잡기 위한 전략으로도 사용한다.

업계에 따르면 국내 라이브커머스 시장 규모는 지난해 기준 3조원을 기록했고 2023년까지 8조원 규모로 확대될 전망이다. 네이버와 카카오 등 플랫폼 기업들은 물론 e커머스 업체들에 이어 홈쇼핑까지 진출하며 그야말로 라이브커머스 춘추전국시대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치열한 경쟁 속에서 시장을 선도하고 있다고 평가받는 곳은 네이버다. 전체 판매자 중 중소상공인(SME) 비중이 85%로 매우 높다는 게 특징이다. 오프라인 판매자들이 비대면 환경에 적응하고 새롭게 온라인 판로를 확보하도록 모든 스마트스토어 판매자들에게 관련 기술을 개방한 결과다. 별도 스튜디오나 전문 장비 없이 스마트폰 하나만 있으면 누구나 라이브를 진행할 수 있다. 지난해 7월 ‘네이버 쇼핑라이브’를 정식 론칭한 이후 올해 1분기까지 누적 시청뷰는 1억7000만회, 누적 구매자는 약 170만명에 달한다.

네이버는 “대형 브랜드 위주로 기회가 열려있던 라이브커머스 시장에 중소상공인 등도 문턱을 넘을 수 있는 기술을 제공하고 있는 유일한 플랫폼”이라며 “판매자 자율성을 최대한 보장하며 기술·교육 등을 지원하고 수수료도 타 플랫폼에 비해 상대적으로 낮다”고 전했다.

카카오 쇼핑라이브는 상대적으로 폐쇄적인 형태로 운영된다. 라이브방송은 1일 최대 5회로 한정되며 참여자들은 주로 브랜드·유통사들이다. 1일 방송횟수를 제한하지만 한 회당 시청뷰는 평균 20만회로 높은 편이다. 이외에도 신세계·롯데 등 전통 오프라인 유통업체들도 각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앱)에 라이브커머스를 도입해 방송 편성을 확대 중이다.
적극적으로 라이브커머스 사업을 확장하고 있는 곳은 홈쇼핑 업계다. 이들은 라이브커머스에서 보다 전문적인 콘텐츠를 만들어낼 수 있다고 자신하고 있다. 비교적 자유로운 형태로 진행되는 라이브커머스 방송에 자체 보유한 방송 제작 인프라 및 상품 발굴 역량, 생방송 진행 경험을 과감히 녹여낼 수 있기 때문. 네이버·카카오와의 경쟁을 피할 수 없는 상황에서 홈쇼핑 업체들은 라이브커머스 전문 조직과 브랜드명을 새롭게 만드는 한편 방송횟수와 특색있는 코너를 늘려 고정 시청자 수를 확보하고 있다. 현대홈쇼핑과 K쇼핑 등은 라이브커머스 전문 쇼호스트를 육성·채용 중이다.

쿠팡·이베이코리아·11번가 등 e커머스 업체들 역시 라이브커머스 산업에 일제히 뛰어드는 모습이지만 속도에 차이는 있다. 쿠팡은 아직까지 샴푸·화장품 등 뷰티 카테고리 일부 대상으로만 시범 테스트 중이다. 사용자경험 등을 세밀히 살펴본 후 조금씩 분야를 넓혀간다는 설명이다. 이베이코리아도 라이브커머스를 고정적으로 운영하기보단 빅스마일데이 기간 등에 단발성으로 시도한 경우가 많았다.

주목할 점은 일부 e커머스 업체들은 연예인 등을 섭외해 재미를 중점으로 둔 ‘예능형’ 라방을 집중하는 모습이다. 이베이코리아가 지난 10일 신규 오픈한 실시간 예능형 라이브커머스 ‘장사의 신동’은 방송 3회만에 누적 매출 15억원, 누적 시청자 100만명을 기록했다. 슈퍼주니어 신동이 쇼호스트로 출연해 직접 브랜드사에 방문하는 내용이다.
11번가 역시 올해 초 ‘라이브11’에 쇼핑과 예능을 결합한 ‘쇼퍼테인먼트’ 코너를 신설했다. MZ세대에게 높은 인기를 끄는 유튜브 ‘피식대학’ 출연진들이 참여하는 예능형 방송도 늘리며 큰 인기를 얻었다. 스토리를 입힌 예능형 콘텐츠를 늘리자 4월 한 달 시청자 수는 전달 대비 2배 가까이 증가, 방송시간대 거래액 역시 47% 늘어났다는 분식이다.

배달의 민족도 지난 3월 배달앱 최초로 라이브쇼핑 서비스를 시작한 결과 첫 방송 후 한 달만에 평균 시청자 수 4만명을 넘어섰다. 2030세대 이용자가 많은 배민 플랫폼 특성상 ‘B급’ 유머 등 감성과 재치를 담은 방송 콘텐츠를 선보이면서 주목 받은 것으로 분석된다. 방송 중 구매한 상품권으로 곧바로 음식을 주문해 배달받은 고객들과 영상통화를 하는 등 활발한 실시간 소통도 역동감을 줬다. 적극적인 참여도는 실제 상품 구매로도 이어져 누적 거래액 2억을 돌파했다.

업계 관계자는 “라이브커머스는 실제 판매로 이어지는지 아닌지를 떠나 먼저 성공하기 위해선 방송을 보게 만드는 힘이 있어야 하고 그게 바로 경쟁력으로 이어진다”며 “이를 위해 셀럽들을 활용해 어느 정도 뷰를 보장받기도 하고 흥미를 느낄만한 상품과 진행 과정에서도 이탈하지 않기 위한 유머·재미를 중요하게 여길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안나 기자>anna@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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