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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수첩] 해외 시장조사기관 5G 속도, 믿을 수 있나?


[디지털데일리 최민지기자] 최근 해외 시장조사기관에서 우후죽순으로 5G 속도를 측정하고 공개하는 가운데, ‘신뢰도’ 논란이 계속되고 있다. 조사 지역이나 기간, 측정 도구 등 5G 평가방식이 공정하지 못하다는 지적이다. 정부에서 공인된 5G 품질평가를 실시하고 있음에도, 이와 다른 여러 시장조사기관 발표로 소비자와 업계 혼란은 커지고 있다.

한국은 세계최초 5G 상용화 국가인 만큼, 5G 평가대상에 항상 포함된다. 이에 A 기관에서는 한국보다 사우디아라비아 5G 속도가 가장 빠르다고 밝히고, B 기관에서는 아이폰12로 측정했을 때 서울이 가장 우수하다고 분석한다. 통신사별 속도도 제각각이다.

2일 인터넷속도 측정 사이트 ‘스피드테스트’를 운영하는 우클라는 전세계에서 애플 ‘아이폰12’를 가장 빠르게 이용할 수 있는 통신사로 LG유플러스를 꼽았다. 우클라는 15개 도시에서 애플 ‘아이폰12’ 5G 속도를 측정했고, 서울 다운로드 평균속도가 472.28Mbps로 가장 빨랐다. 통신3사별로는 LG유플러스 625.03Mbps, SK텔레콤 500.31Mbps, KT 393.95Mbps 순이다.

지난해 11월 영국 시장조사기관 오픈시그널은 6~9월 서울과 인천, 부산을 대상으로 5G 서비스를 조사한 결과 LG유플러스 5G 속도가 가장 빠르다고 발표했다. 서울 5G 다운로드 속도는 LG유플러스 363.7Mbps, SK텔레콤 347.8Mbps, KT 329.3Mbps 순이다. 2019년 8월 IHS마킷 루트매르릭스 또한 LG유플러스 5G 서비스를 가장 우수하다고 판단하면서, 경쟁사에서 반발한 바 있다.

이는 지난해 12월 과학기술정보통신부(과기정통부)가 발표한 5G 속도가 큰 차이가 있다. 과기정통부가 측정한 5G 평균 다운로드 속도는 SK텔레콤 795.57Mbps, KT 667.48Mbps, LG유플러스 608.49Mbps다. 서울 5G 다운로드 속도는 SK텔레콤 816.4Mbps, KT 749.69Mbps, LG유플러스 676.22Mbps다.

한국은 지난해 4월 5G 서비스 세계최초 상용화 후 전세계 5G 상용국가 중 유일하게 5G 품질평가를 실시하고 있다. 정부는 지난해 상‧하반기에 걸쳐 5G 품질을 평가했다. 지난해 2번째로 발표한 5G 품질평가 때는 9월부터 11월까지 약 3개월간 전국 221개 지역에서 총 24만9553건을 측정했다. 여기에 전국 모든 지역을 대상으로 이용자 평가까지 더했다.

정부평가는 동일시간, 동일장소에서 단말에 따른 영향을 최소화해 망품질을 측정한다. 사실상 공신력 있는 5G 품질평가는 과기정통부 조사 결과뿐이다.

무선품질은 측정장소와 시간, 방법, 횟수 등 다양한 환경 변수와 수집된 데이터 분석 방법에 따라 크게 달라진다. 전문가들은 신뢰성 있는 품질 측정 결과를 위해 정확하고 표준화된 측정방법이 중요하다고 말한다. 사설 시장조사업체 네트워크 품질 조사는 짧은 기간에 측정 건수가 적고, 자사 측정 앱을 사용하는 등 결과 왜곡 소지가 상당하다.

더군다나, 이러한 해외 시장조사업체 중 상당수는 국내 통신사에게 측정 데이터 및 보고서 제공, 어워즈 선정뿐 아니라 유리한 속도 테스트 보상을 조건으로 수천만원에서 수억원대 연간 비용을 요구한다는 의혹까지 나오고 있다. 마케팅 수단으로 활용 가능하다는 점을 겨냥한 것이다. 상업적 수단에 소비자 혼란이 더 이상 가중되어서는 안 된다.

<최민지 기자>cmj@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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